(사진=CJ엔터테인먼트)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가족의 정의란 이렇다.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으로 얽혀 있는 집단이 가족이라면 ‘한 집에서 지내면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식구라고 부른다.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개봉해 일주일 째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물고 있는 영화 ‘담보’는 가족의 정의를 재정립한 식구 영화다.  1993년으로 시간을 돌린 영화는 까칠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이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중 성동일은 사채업자이자 승이의 진정한 의미의 아빠가 되어가는 두석을 연기했다. 따뜻함 그 자체였고, 성동일 그 자신이었던 영화 ‘담보’ 개봉을 앞두고 그를 만났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뼈아픈 가족사, 영화 속 승이 이해하게 해 2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성동일은 자신의 슬픈 가족사를 고백한 바 있다. 태어났을 당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고, 호적도 없었다는 그는 사생아로 10년을 살다가 10세가 되어서야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는 고백을 담담하게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진짜 가족이 되어준 아내를 만난 게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라고도 했다.  영화에서 담보물이 된 9세 승이도 대학생이 되어서야 자신을 떠난 엄마(김윤진)를 만나게 된다. 9세 때 사채업자인 두석과 종배에게 담보로 잡혀 있다가 큰 아버지에 의해 술집에 팔려가기까지 승이의 우여곡절은 성동일의 감성을 터치했다.  “나도 알려져 있는 사생활이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승이를 이해했다.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연기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극중 두석도 어릴 때 엄마에 의해 버림 받은 인물이다. 극중 승이네 집을 찾아갔다가 콘테이너에서 신발을 발견하는 장면이 지나간다. 승이의 신발은 매일 입구에서 해가 지도록 엄마를 기다리는 것을 상징한다. 편집된 부분이 많아서 관객은 모를 수 있지만 두석이 승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살펴보면 ‘나도 버림받았는데, 너는 그러면 안되지’라는 정서가 깔려있다”      영화는 승이라는 인물의 성장기가 되기도 한다. 9세 승이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사회생활을 하기 까지 시간을 보여줘야 하는 탓에 친절한 설명을 생략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했겠지”라고 수차례 말하는 성동일은 영화의 생략된 부분이 못 내 아쉬운 뉘앙스를 풍겼다.   “영화에서 편집된 부분이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승이라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 과정이 있을텐데, 그 과정의 안쓰러움이 컷을 것이다. 나도 지금 자식 셋을 키워보니까 그렇다.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없으면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영화에 접근하기가 쉬웠다. 나는 똑똑한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늘 상황을 가까이에서 찾으려고 한다. 지금의 나라면 어떻게 할까”  영화 속 두석에 현실을 투영한 성동일은 그 자신이 이야기하는 기술로써의 연기 마음껏 선보인다. 두석이라는 캐릭터가 성동일 그 자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눈물 한 방울, 잠시의 분노까지도 치밀하게 계산한 후에 카메라 앞에 선다.   “영화 말미에는 내가 울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10년 동안 헤어져있던 승이와 만나는 장면에서 관객은 눈물을 흘리더라도 두석은 울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참고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면 자체가 슬퍼서 눈물이 났다. 내가 눈물이 나면 촬영을 끊었다” 감정 혹은 정서는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도가 다르다. 성동일은 그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5500만 명 국민의 정서와 감정이 다 다를텐데 영화가 관객 모두를 울릴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극장을 찾은 관객 중 20%만 공감하면 성공한 영화라는 신념은 그가 영화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 주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나는 연기 기술자” “나는 박리다매로 먹고 사는 연기자”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자 그가 한 첫 마디다. 그만큼 다작을 하지만 캐릭터의 비중 또한 가리지 않는 배우라는 의미기도 하다. 연기에 현실을 투영하는 만큼 현실에서도 연기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고 작음을 논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지원이 마지막 장면에서 많이 힘들어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라는 말을 처음 해봤다고 하더라. 그 장면 촬영할 때 나를 껴 안고 통곡을 하더라. 힘들게 찍어서 인지 촬영 후에도 감정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아 지원에게 많이 힘든 배역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출연한 김희원에 대한 애정도 못지않다. 이번 영화 ‘담보’에 김희원이 출연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성동일인 만큼 일상에서 두 사람의 케미도 볼 만했다.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성동일의 입에서는 김희원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애정으로 한정 짓자니 그의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집사람은 내가 좀 큰 역 맡는 걸 불안해 한다. 사실 돈 벌기에는 신이 얼마 없는 작품이 더 좋다. 내가 얼마 전에 모 드라마 작가에게 그랬다. 연기가 제일 좋을 때는 회당 세 씬 나올 때라고. 이거는 내가 조금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배역 욕심이 커질 법도 한데 성동일은 늘 사람을 따라간다.  “연기하는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주인공이나 주조연을 줘도 안한다고 하더니 어느날 우정출연 하고 있다고. 혹자는 ‘한 번 주연한 사람이 어떻게 단역을 해?’라고 하지만 나는 내가 보고 좋은 사람들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가리지 않는다. 인간관계도 분명 있다. 품앗이해야 하지 않나? 나는 그걸 즐긴다.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거다. 누가 알아봐 준다고 크게 좋아하고 미쳐 날뛸 나이가 아니다. 배우로서 쉬지 않고, 성적은 나빠도 개근상은 받자는 주의다”

[마주보기] ‘담보’ 성동일 “내 출생스토리가 영화 이해하게 해”

‘담보’ 일주일 째 박스오피스 1위, 성동일 현실연기에 주목

박진희 기자 승인 2020.10.07 14:07 의견 0
(사진=CJ엔터테인먼트)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가족의 정의란 이렇다.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으로 얽혀 있는 집단이 가족이라면 ‘한 집에서 지내면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식구라고 부른다.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개봉해 일주일 째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물고 있는 영화 ‘담보’는 가족의 정의를 재정립한 식구 영화다. 

1993년으로 시간을 돌린 영화는 까칠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이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중 성동일은 사채업자이자 승이의 진정한 의미의 아빠가 되어가는 두석을 연기했다. 따뜻함 그 자체였고, 성동일 그 자신이었던 영화 ‘담보’ 개봉을 앞두고 그를 만났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뼈아픈 가족사, 영화 속 승이 이해하게 해

2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성동일은 자신의 슬픈 가족사를 고백한 바 있다. 태어났을 당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고, 호적도 없었다는 그는 사생아로 10년을 살다가 10세가 되어서야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는 고백을 담담하게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진짜 가족이 되어준 아내를 만난 게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라고도 했다. 

영화에서 담보물이 된 9세 승이도 대학생이 되어서야 자신을 떠난 엄마(김윤진)를 만나게 된다. 9세 때 사채업자인 두석과 종배에게 담보로 잡혀 있다가 큰 아버지에 의해 술집에 팔려가기까지 승이의 우여곡절은 성동일의 감성을 터치했다. 

“나도 알려져 있는 사생활이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승이를 이해했다.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연기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극중 두석도 어릴 때 엄마에 의해 버림 받은 인물이다. 극중 승이네 집을 찾아갔다가 콘테이너에서 신발을 발견하는 장면이 지나간다. 승이의 신발은 매일 입구에서 해가 지도록 엄마를 기다리는 것을 상징한다. 편집된 부분이 많아서 관객은 모를 수 있지만 두석이 승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살펴보면 ‘나도 버림받았는데, 너는 그러면 안되지’라는 정서가 깔려있다”   
 
영화는 승이라는 인물의 성장기가 되기도 한다. 9세 승이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사회생활을 하기 까지 시간을 보여줘야 하는 탓에 친절한 설명을 생략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했겠지”라고 수차례 말하는 성동일은 영화의 생략된 부분이 못 내 아쉬운 뉘앙스를 풍겼다.  

“영화에서 편집된 부분이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승이라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 과정이 있을텐데, 그 과정의 안쓰러움이 컷을 것이다. 나도 지금 자식 셋을 키워보니까 그렇다.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없으면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영화에 접근하기가 쉬웠다. 나는 똑똑한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늘 상황을 가까이에서 찾으려고 한다. 지금의 나라면 어떻게 할까” 

영화 속 두석에 현실을 투영한 성동일은 그 자신이 이야기하는 기술로써의 연기 마음껏 선보인다. 두석이라는 캐릭터가 성동일 그 자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눈물 한 방울, 잠시의 분노까지도 치밀하게 계산한 후에 카메라 앞에 선다.  

“영화 말미에는 내가 울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10년 동안 헤어져있던 승이와 만나는 장면에서 관객은 눈물을 흘리더라도 두석은 울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참고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면 자체가 슬퍼서 눈물이 났다. 내가 눈물이 나면 촬영을 끊었다”

감정 혹은 정서는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도가 다르다. 성동일은 그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5500만 명 국민의 정서와 감정이 다 다를텐데 영화가 관객 모두를 울릴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극장을 찾은 관객 중 20%만 공감하면 성공한 영화라는 신념은 그가 영화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 주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나는 연기 기술자”

“나는 박리다매로 먹고 사는 연기자”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자 그가 한 첫 마디다. 그만큼 다작을 하지만 캐릭터의 비중 또한 가리지 않는 배우라는 의미기도 하다. 연기에 현실을 투영하는 만큼 현실에서도 연기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고 작음을 논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지원이 마지막 장면에서 많이 힘들어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라는 말을 처음 해봤다고 하더라. 그 장면 촬영할 때 나를 껴 안고 통곡을 하더라. 힘들게 찍어서 인지 촬영 후에도 감정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아 지원에게 많이 힘든 배역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출연한 김희원에 대한 애정도 못지않다. 이번 영화 ‘담보’에 김희원이 출연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성동일인 만큼 일상에서 두 사람의 케미도 볼 만했다.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성동일의 입에서는 김희원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애정으로 한정 짓자니 그의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집사람은 내가 좀 큰 역 맡는 걸 불안해 한다. 사실 돈 벌기에는 신이 얼마 없는 작품이 더 좋다. 내가 얼마 전에 모 드라마 작가에게 그랬다. 연기가 제일 좋을 때는 회당 세 씬 나올 때라고. 이거는 내가 조금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배역 욕심이 커질 법도 한데 성동일은 늘 사람을 따라간다. 

“연기하는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주인공이나 주조연을 줘도 안한다고 하더니 어느날 우정출연 하고 있다고. 혹자는 ‘한 번 주연한 사람이 어떻게 단역을 해?’라고 하지만 나는 내가 보고 좋은 사람들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가리지 않는다. 인간관계도 분명 있다. 품앗이해야 하지 않나? 나는 그걸 즐긴다.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거다. 누가 알아봐 준다고 크게 좋아하고 미쳐 날뛸 나이가 아니다. 배우로서 쉬지 않고, 성적은 나빠도 개근상은 받자는 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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