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연_HerHands III_영상_TV 모니터_000154_2019 (사진=씨알콜렉티브) 소소한 일상으로의 여행을 통해 삶의 궤적을 돌아보게 만들며 울림을 전달해주었던 박성연 작가가 한층 강력한 영상미와 아련한 정서로 무장했다. 씨알콜렉티브 갤러리가 다음달 22일부터 2021년 2월 6일까지 박성연 작가의 개인전 ‘You are here’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박 작가는 과격하게 뒤틀고 그로테스크한 언어 대신, 시선을 바로 하지 못하고, 웅얼거리며, 히스테리 같은, 의미 없이 소소한 반복적 행위를 추적하며 이를 보듬는 여성주의적 시선의 영상을 선보여 왔다. 박성연_HerHands I_3채널 영상_TV 모니터 3대_2분 반복재생_2019 (사진=씨알콜렉티브) 행위들의 기저에는 권위 또는 폭력에 대한 거부와 저항의 몸부림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러한 움직임은 일종의 격함이나 과장, 그리고 분노를 동반하지는 않지만 어떤 ‘짠함’이 있다. 동시에 이러한 증상은 폭력을 무화 시키는 비폭력적인 해소로 일종의 무반응, 심지어는 약간의 여유와 평화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작가의 이러한 정서는 과함이나 매몰의 직접적 방식도 아닌, 그렇다고 순응은 할 수 없는 좀 다른 제 3의 지대 - 그것이 유토피아/디스토피아가 되었건 자기 합리화/비 합리화 이건 간에 - 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이번 신작은 그의 대표작인 애니메이션 ‘Her Grey Hair’와 같이 손의 동작을 일러스트처럼 표현하여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고 일종의 일시적 안식처로 데려다 주는 울림을 준다. 박성연_Repeats_영상_2019 (사진=씨알콜렉티브) 도시락을 만드는 부지런한 손놀림은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과 사랑의 정서를 전달한다. 또한 전시장 전면을 가득 채우는 영상은 환자와 그 병증을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 산만한 등 짝은 웬만해서는 움직임이지 않고, 미미한 본능의 떨림만이 존재한다. 두 개의 신작들은 박성연 작가의 사적 경험이 공적인 신체성을 획득하여 타자화된 나와 동시에 또 다른 타자들을 보듬는 돌봄과 배려의 제스처이다.

씨알콜렉티브, 2020 올해의 CR 작가 ‘박성연 개인전’

영상미와 아련한 정서로 무장한 작품 선보여

이동현 기자 승인 2020.11.16 13:49 의견 0
박성연_HerHands III_영상_TV 모니터_000154_2019 (사진=씨알콜렉티브)


소소한 일상으로의 여행을 통해 삶의 궤적을 돌아보게 만들며 울림을 전달해주었던 박성연 작가가 한층 강력한 영상미와 아련한 정서로 무장했다.

씨알콜렉티브 갤러리가 다음달 22일부터 2021년 2월 6일까지 박성연 작가의 개인전 ‘You are here’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박 작가는 과격하게 뒤틀고 그로테스크한 언어 대신, 시선을 바로 하지 못하고, 웅얼거리며, 히스테리 같은, 의미 없이 소소한 반복적 행위를 추적하며 이를 보듬는 여성주의적 시선의 영상을 선보여 왔다.

박성연_HerHands I_3채널 영상_TV 모니터 3대_2분 반복재생_2019 (사진=씨알콜렉티브)


행위들의 기저에는 권위 또는 폭력에 대한 거부와 저항의 몸부림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러한 움직임은 일종의 격함이나 과장, 그리고 분노를 동반하지는 않지만 어떤 ‘짠함’이 있다. 동시에 이러한 증상은 폭력을 무화 시키는 비폭력적인 해소로 일종의 무반응, 심지어는 약간의 여유와 평화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작가의 이러한 정서는 과함이나 매몰의 직접적 방식도 아닌, 그렇다고 순응은 할 수 없는 좀 다른 제 3의 지대 - 그것이 유토피아/디스토피아가 되었건 자기 합리화/비 합리화 이건 간에 - 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이번 신작은 그의 대표작인 애니메이션 ‘Her Grey Hair’와 같이 손의 동작을 일러스트처럼 표현하여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고 일종의 일시적 안식처로 데려다 주는 울림을 준다.

박성연_Repeats_영상_2019 (사진=씨알콜렉티브)


도시락을 만드는 부지런한 손놀림은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과 사랑의 정서를 전달한다.

또한 전시장 전면을 가득 채우는 영상은 환자와 그 병증을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 산만한 등 짝은 웬만해서는 움직임이지 않고, 미미한 본능의 떨림만이 존재한다.

두 개의 신작들은 박성연 작가의 사적 경험이 공적인 신체성을 획득하여 타자화된 나와 동시에 또 다른 타자들을 보듬는 돌봄과 배려의 제스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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