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란 개인전 ‘Life is full of little happiness’ 전시포스터 (사진=갤러리도스) 작품은 종이 위에 오일파스텔을 사용하여 그려낸 가볍고 친근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부드럽게 연결되고 엉겨 붙은 안료와 기름은 가장자리에 맺히는 작은 찌꺼기조차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일상의 부드러운 촉감을 재현한다. 날카롭게 구분된 경계가 아닌 재료의 물질적 특성에서 따라오는 흐리게 뭉개지는 색의 끝자락은 작고 느린 아이의 호흡이 포근한 이불의 표면에 만들어낸 미세한 헝클어짐처럼 모두가 경험했지만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감각을 이끌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나서 처음 접한 미술 도구는 어머니의 보듬는 손길을 받던 어린 시절의 크레파스이다. 아이의 그림에서 보이는 세심하지 못한 손놀림과 부주의함은 흰 도화지 곳곳에 검댕 같은 얼룩을 남기지만 세상을 보고 읽는 방법을 알아버린 어른이 다시 재현 할 수 없는 천진난만함이 있다. 김란의 드로잉에도 어머니라는 이름이 생기자마자 덜컥 손에 쥐여진 육아를 거치며 처음 그림을 그리는 듯한 낮선 신비로움과 투명한 시선이 담겨있다. 기초적이고 익숙한 재료에서 드러나는 질감과 더불어 화면 속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사랑과 아이의 모습이 그려졌기에 자칫 앞서 이야기한 보편적이고 모호한 감상에서 그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누추한 손맛으로 얇게 가려진 표현을 자세히 바라보면 재료를 다루는 작가의 능숙한 속도 변화와 확신을 가지고 번복 없이 그어진 스트로크에서 전문가의 자신감이 드러난다. the reader, 2020, oil pastel and pencil on paper, 35 x 52.5 cm (사진=갤러리도스) Skull mommy, 2019, Oil pastel, pencil on papers, 56 x 77 cm (사진=갤러리도스) The mother, 2019, Oil pastel, charcoal and on paper, 32 x 41cm (사진=갤러리도스) You are my lovely angel, 2019, Oil pastel, charcoal and on canvas, 116.8 x 91cm (사진=갤러리도스) ■ 전 시 명: Life is full of little happiness ■ 참여작가: 김란 ■ 전시기간: 2020. 12. 2 (수) ~ 2020. 12. 8 (화) ■ 전시장소: 갤러리 도스 ■ 관람시간: 월 - 일요일 11:00 - 18:00

갤러리도스 : 김란 개인전 ‘Life is full of little happiness’

이동현 기자 승인 2020.11.25 17:20 의견 0
김란 개인전 ‘Life is full of little happiness’ 전시포스터 (사진=갤러리도스)


작품은 종이 위에 오일파스텔을 사용하여 그려낸 가볍고 친근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부드럽게 연결되고 엉겨 붙은 안료와 기름은 가장자리에 맺히는 작은 찌꺼기조차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일상의 부드러운 촉감을 재현한다.

날카롭게 구분된 경계가 아닌 재료의 물질적 특성에서 따라오는 흐리게 뭉개지는 색의 끝자락은 작고 느린 아이의 호흡이 포근한 이불의 표면에 만들어낸 미세한 헝클어짐처럼 모두가 경험했지만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감각을 이끌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나서 처음 접한 미술 도구는 어머니의 보듬는 손길을 받던 어린 시절의 크레파스이다. 아이의 그림에서 보이는 세심하지 못한 손놀림과 부주의함은 흰 도화지 곳곳에 검댕 같은 얼룩을 남기지만 세상을 보고 읽는 방법을 알아버린 어른이 다시 재현 할 수 없는 천진난만함이 있다.

김란의 드로잉에도 어머니라는 이름이 생기자마자 덜컥 손에 쥐여진 육아를 거치며 처음 그림을 그리는 듯한 낮선 신비로움과 투명한 시선이 담겨있다.

기초적이고 익숙한 재료에서 드러나는 질감과 더불어 화면 속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사랑과 아이의 모습이 그려졌기에 자칫 앞서 이야기한 보편적이고 모호한 감상에서 그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누추한 손맛으로 얇게 가려진 표현을 자세히 바라보면 재료를 다루는 작가의 능숙한 속도 변화와 확신을 가지고 번복 없이 그어진 스트로크에서 전문가의 자신감이 드러난다.

the reader, 2020, oil pastel and pencil on paper, 35 x 52.5 cm (사진=갤러리도스)

Skull mommy, 2019, Oil pastel, pencil on papers, 56 x 77 cm (사진=갤러리도스)

The mother, 2019, Oil pastel, charcoal and on paper, 32 x 41cm (사진=갤러리도스)

You are my lovely angel, 2019, Oil pastel, charcoal and on canvas, 116.8 x 91cm (사진=갤러리도스)


■ 전 시 명: Life is full of little happiness

■ 참여작가: 김란

■ 전시기간: 2020. 12. 2 (수) ~ 2020. 12. 8 (화)

■ 전시장소: 갤러리 도스

■ 관람시간: 월 - 일요일 11:00 -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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