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지난달 말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을 제한하고 언성을 높이는 갑질 논란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올해 3분기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롯데마트가 잠실점 직원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을 막고 언성을 높이는 등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말 임원 인사에서 젊은 피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본격적으로 분위기 반등을 노렸으나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 됐다. 온라인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는 소비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소비자 A씨는 “롯데마트 직원 한 명이 롯데 전체를 대표할 순 없을 것이다. 다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인식 등의 부족이 속상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사과문을 보니 하기 싫은데 억지로 쓴 티가 팍팍 난다. 롯데가 롯데한 거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3시쯤 롯데마트점 잠실점에서 발생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발견한 롯데마트 직원은 견주에게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냐”며 언성을 높이고 입장을 제한했다. 당시 상황은 한 소비자의 SNS를 통해 퍼졌다. 롯데마트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다가 하루가 지난 11월 30일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롯데마트의 사과문은 심히 실망스러웠다. 사과문에서는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정작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견주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더불어 해당 직원에게 합당한 징계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단 한 글자도 없었다. 관련 사건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도 롯데마트로부터 갑질 논란이 제기된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 등 구체적인 후속조치에 대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따라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국내 장애인복지법 제90조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공식 사과문에도 소비자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 1일 롯데마트는 사후약방문을 이어갔다. 롯데마트 전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성의 없는 사과문에 이어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는 상황을 진화하고자 롯데마트가 뒷북 대응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세우며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의 갑질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롯데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해왔던 지방의 중소기업 A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이끌어냈지만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A사는 롯데마트로부터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비롯해 물류비 전가, 인건비 전가, 카드 판촉비 전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A사 대표는 “중소기업들은 대표 스스로가 억울함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며 “실제로 갑질을 당한 피해자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이의제기가 어렵다. 이의제기를 못하면 사실상 대기업에 대응할 수 없는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점포 정리 등 제살 깎아먹기와 젊은 수장 선임으로 반전을 꾀하는 롯데마트의 4분기 실적이 전 분기에 비해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롯데는 일본기업으로 인식되며 지난해 노재팬 운동에 롯데 전계열사가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불매운동 직후인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지속되는 롯데마트의 갑질 논란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며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유통계열사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신뢰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소비자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마음이 결여된 롯데마트의 대응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심영범의 플래시] 강성현 신임대표 선임 후 실적에만 몰두했나?...롯데마트의 진심 없는 사과

지난달 29일 잠실점 직원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입장 제한 및 고함 논란에 형식적인 사과문 개시
젊은 수장 선임하고 점포 정리 통해 3분기 실적 만회했지만 앞으로 전망 밝지 않아

심영범 기자 승인 2020.12.02 12:07 의견 0
롯데마트가 지난달 말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을 제한하고 언성을 높이는 갑질 논란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올해 3분기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롯데마트가 잠실점 직원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을 막고 언성을 높이는 등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말 임원 인사에서 젊은 피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본격적으로 분위기 반등을 노렸으나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 됐다.

온라인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는 소비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소비자 A씨는 “롯데마트 직원 한 명이 롯데 전체를 대표할 순 없을 것이다. 다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인식 등의 부족이 속상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사과문을 보니 하기 싫은데 억지로 쓴 티가 팍팍 난다. 롯데가 롯데한 거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3시쯤 롯데마트점 잠실점에서 발생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발견한 롯데마트 직원은 견주에게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냐”며 언성을 높이고 입장을 제한했다. 당시 상황은 한 소비자의 SNS를 통해 퍼졌다.

롯데마트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다가 하루가 지난 11월 30일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롯데마트의 사과문은 심히 실망스러웠다. 사과문에서는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정작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견주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더불어 해당 직원에게 합당한 징계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단 한 글자도 없었다.

관련 사건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도 롯데마트로부터 갑질 논란이 제기된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 등 구체적인 후속조치에 대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따라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국내 장애인복지법 제90조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공식 사과문에도 소비자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 1일 롯데마트는 사후약방문을 이어갔다. 롯데마트 전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성의 없는 사과문에 이어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는 상황을 진화하고자 롯데마트가 뒷북 대응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세우며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의 갑질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롯데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해왔던 지방의 중소기업 A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이끌어냈지만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A사는 롯데마트로부터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비롯해 물류비 전가, 인건비 전가, 카드 판촉비 전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A사 대표는 “중소기업들은 대표 스스로가 억울함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며 “실제로 갑질을 당한 피해자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이의제기가 어렵다. 이의제기를 못하면 사실상 대기업에 대응할 수 없는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점포 정리 등 제살 깎아먹기와 젊은 수장 선임으로 반전을 꾀하는 롯데마트의 4분기 실적이 전 분기에 비해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롯데는 일본기업으로 인식되며 지난해 노재팬 운동에 롯데 전계열사가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불매운동 직후인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지속되는 롯데마트의 갑질 논란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며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유통계열사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신뢰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소비자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마음이 결여된 롯데마트의 대응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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