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복 지음 | 박건웅 그림 | 우리나비 | 2020년 11월 30일 출간 숲에 설치된 카메라 트랩으로 야생 동물을 관찰하던 한 과학자는 AI 분석 프로그램으로도 정체를 판별할 수 없는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에 찍힌 흐릿한 물체는 마치 요정과 같은 모습이었다. 궁금증을 견디지 못한 과학자는 그 요정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숲으로 들어간다. 숲속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며 요정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요정은 보이지 않았다. 피곤에 지져 깜빡 잠이 든 과학자는 향기로운 나도개감채 꽃향기에 눈을 뜬다. 그 순간 과학자는 자신이 장수하늘소로 변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당황한 과학자는 숲속 카메라 앞에서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려 애쓰지만 소용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과학자는 주변 동물들과 교감을 시도하는 가운데 보름달이 뜬 밤에 새로운 꽃향기를 맡을 때마다 자신이 다른 동물들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학자는 다시 인간으로 변하기 위해 새로운 꽃을 찾아다니다가 추운 겨울을 맞게 된다. 너구리가 된 과학자는 온통 눈에 파묻힌 숲속에서 쌓인 눈을 뚫고 피어난 노랑앉은부채를 발견하고 향기를 맡는다. 지독한 향기에 잠시 기절했다 깨어난 과학자는 이번에는 동물이 아닌 꽃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과학자는 더 이상 인간으로 돌아갈 기회를 놓쳤다는 상실감에 괴로워하면서도 차가운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의 위대한 생명력에 감탄한다. 동시에 태양의 빛 에너지를 기반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지구상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으며, 인간은 생물권 시스템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 요소일 뿐이며 현재의 지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각양각색의 생물로 인해 생긴 누적된 결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순간, 과학자는 텐트 속 잠에서 깨어난다. 긴 꿈속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과학자는 기쁜 마음으로 숲을 나선다. 집에 돌아온 과학자가 깊은 잠을 자는 사이, AI 프로그램이 여태 판별하지 못했던 카메라 트랩에 찍힌 요정 분석에 성공한다. 그 요정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광릉숲의 요정’은 광릉숲 카메라 트랩에 찍힌 요정을 찾아 숲으로 들어간 과학자가 꿈속에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계절을 보내며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장수하늘소, 하늘다람쥐, 크낙새 등의 천연기념물과 나도개감채, 노랑앉은부채 등의 희귀 식물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여 다양한 광릉숲 생물 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또한 꽃향기를 맡으면 인간이 동물과 식물로 변신한다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통해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 요소에 불과하며, 자연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곳에 살아온 다양한 생물의 삶과 죽음이 가져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수복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기반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박건웅 작가 특유의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우리 아이들에게 생물 다양성 보전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오늘의 책] 생물 다양성 보존의 가치는 어디에 있나?…‘광릉숲의 요정’

박진희 기자 승인 2020.12.30 09:00 의견 0

이수복 지음 | 박건웅 그림 | 우리나비 | 2020년 11월 30일 출간


숲에 설치된 카메라 트랩으로 야생 동물을 관찰하던 한 과학자는 AI 분석 프로그램으로도 정체를 판별할 수 없는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에 찍힌 흐릿한 물체는 마치 요정과 같은 모습이었다.

궁금증을 견디지 못한 과학자는 그 요정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숲으로 들어간다. 숲속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며 요정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요정은 보이지 않았다. 피곤에 지져 깜빡 잠이 든 과학자는 향기로운 나도개감채 꽃향기에 눈을 뜬다.

그 순간 과학자는 자신이 장수하늘소로 변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당황한 과학자는 숲속 카메라 앞에서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려 애쓰지만 소용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과학자는 주변 동물들과 교감을 시도하는 가운데 보름달이 뜬 밤에 새로운 꽃향기를 맡을 때마다 자신이 다른 동물들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학자는 다시 인간으로 변하기 위해 새로운 꽃을 찾아다니다가 추운 겨울을 맞게 된다. 너구리가 된 과학자는 온통 눈에 파묻힌 숲속에서 쌓인 눈을 뚫고 피어난 노랑앉은부채를 발견하고 향기를 맡는다. 지독한 향기에 잠시 기절했다 깨어난 과학자는 이번에는 동물이 아닌 꽃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과학자는 더 이상 인간으로 돌아갈 기회를 놓쳤다는 상실감에 괴로워하면서도 차가운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의 위대한 생명력에 감탄한다. 동시에 태양의 빛 에너지를 기반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지구상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으며, 인간은 생물권 시스템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 요소일 뿐이며 현재의 지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각양각색의 생물로 인해 생긴 누적된 결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순간, 과학자는 텐트 속 잠에서 깨어난다. 긴 꿈속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과학자는 기쁜 마음으로 숲을 나선다. 집에 돌아온 과학자가 깊은 잠을 자는 사이, AI 프로그램이 여태 판별하지 못했던 카메라 트랩에 찍힌 요정 분석에 성공한다. 그 요정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광릉숲의 요정’은 광릉숲 카메라 트랩에 찍힌 요정을 찾아 숲으로 들어간 과학자가 꿈속에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계절을 보내며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장수하늘소, 하늘다람쥐, 크낙새 등의 천연기념물과 나도개감채, 노랑앉은부채 등의 희귀 식물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여 다양한 광릉숲 생물 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또한 꽃향기를 맡으면 인간이 동물과 식물로 변신한다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통해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 요소에 불과하며, 자연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곳에 살아온 다양한 생물의 삶과 죽음이 가져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수복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기반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박건웅 작가 특유의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우리 아이들에게 생물 다양성 보전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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