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생존을 위한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은행업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파른 성장, 오픈뱅킹 등 오픈파이낸스가 시작돼 더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 대동소이한 사업영역에서 유사한 서비스로 가격경쟁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차별화된 업무와 서비스 제공에 초점이 맞춰졌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뷰어스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은행의 변신을 전망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그간 은행들의 업무는 대면을 기본으로 했다. 영업점에 고객이 방문해 예금, 대출 등 대부분의 업무를 진행했다. 이에 은행은 영업점을 확장하고 고객을 불러들이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모바일이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대전환을 해야만 했다. 이미 은행은 영업점을 줄이고 비대면·디지털 금융 확대로 방향을 잡았다. 촘촘한 점포망 중심의 영업 체계는 구조조정하고, 다양한 디지털 방식을 도입했다.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없애는 동시에 자산 관리, 기업금융 등 보다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점 점포를 키웠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전체 점포의 5%에 달하는 237곳을 통폐합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도 1~2월에만 최소 26곳을 없애기로 했다. 대신 복합 점포, 연합 점포는 오히려 늘리기로 했다. ■ 몸집 줄이지만 효율성은 높이기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전국의 모든 영업점을 대상으로 공동 영업 체계 'VG(Value Group·같이그룹)'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거점 점포 한 곳과 주변 영업점 4~8곳을 하나의 그룹(VG)으로 묶는 거다. 우리은행은 성과 평가와 인사 배치도 개별 지점이 아닌 그룹 단위로 운영하고 영업 전략도 VG가 자율적으로 짤 수 있게 했다. 또 같은 VG에 속한 영업점은 사실상 하나의 점포처럼 공동 영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하나은행도 지난해말 조직개편에서 18그룹, 1연구소, 19본부(단)를 15그룹, 1연구소, 17본부(단)으로 조정했다. 지방 영업본부들이 대거 통폐합하고 기존 부서 중심이던 운영 체계를 팀(Unit)으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 역시 17개 그룹을 15개로 축소했다. 대신 본부와 부서 수를 각각 19개에서 23개, 103개에서 113개로 확대했다. 본부장-부서장-팀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체계도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지난해 WM 복합 점포를 5곳 추가해 총 75곳으로 늘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투자금융, 자산 관리 등의 기능을 강화한 신한PWM PIB센터,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를 출범해 확대할 예정이다. 이같은 변화는 조직을 슬림화하되 대면 채널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인터넷은행과 빅테크에 맞서 은행의 비교 우위인 대면 채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판단에서다. ■ 희망퇴직 규모 늘리며 인력 구조 개편 영업점 통폐합이 진행되면 필연적으로 인력 감축이 뒤따른다. 이미 은행권은 고비용 인력 구조 개편을 위해 몇년째 연말연초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해왔다. 농협은행에서 496명이 지난달 31일자로 은행을 떠났다. 하나은행에서도 511명이 옷을 벗었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28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 470여명이 몰렸다. 전년도 퇴직자(305명)보다 55%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대부분의 은행이 전년보다 희망퇴직 대상과 보상을 대폭 늘리며 고임금을 받는 관리자급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등을 감안했다"며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인력구조 효율화 등을 위해 임금피크, 준정년 특별퇴직을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인원을 내보내기만 하지는 않는다. IT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맞춰 '생존 혁신'을 진행중인 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영 상황을 좋게 전망할 수 없다"며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렵고 이로 인한 건물 공실 증가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가 변신을 독촉하고 있다는 얘기다.

[2021 은행이 바뀐다] ①코로나19 장기화..몸집 줄이며 '생존 혁신'

조직·인력구조 개편으로 디지털 시대 맞춰 변화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1.07 16:17 | 최종 수정 2021.01.07 16:18 의견 0

주요 은행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생존을 위한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은행업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파른 성장, 오픈뱅킹 등 오픈파이낸스가 시작돼 더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 대동소이한 사업영역에서 유사한 서비스로 가격경쟁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차별화된 업무와 서비스 제공에 초점이 맞춰졌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뷰어스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은행의 변신을 전망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그간 은행들의 업무는 대면을 기본으로 했다. 영업점에 고객이 방문해 예금, 대출 등 대부분의 업무를 진행했다. 이에 은행은 영업점을 확장하고 고객을 불러들이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모바일이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대전환을 해야만 했다.

이미 은행은 영업점을 줄이고 비대면·디지털 금융 확대로 방향을 잡았다. 촘촘한 점포망 중심의 영업 체계는 구조조정하고, 다양한 디지털 방식을 도입했다.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없애는 동시에 자산 관리, 기업금융 등 보다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점 점포를 키웠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전체 점포의 5%에 달하는 237곳을 통폐합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도 1~2월에만 최소 26곳을 없애기로 했다. 대신 복합 점포, 연합 점포는 오히려 늘리기로 했다.

■ 몸집 줄이지만 효율성은 높이기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전국의 모든 영업점을 대상으로 공동 영업 체계 'VG(Value Group·같이그룹)'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거점 점포 한 곳과 주변 영업점 4~8곳을 하나의 그룹(VG)으로 묶는 거다.

우리은행은 성과 평가와 인사 배치도 개별 지점이 아닌 그룹 단위로 운영하고 영업 전략도 VG가 자율적으로 짤 수 있게 했다. 또 같은 VG에 속한 영업점은 사실상 하나의 점포처럼 공동 영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하나은행도 지난해말 조직개편에서 18그룹, 1연구소, 19본부(단)를 15그룹, 1연구소, 17본부(단)으로 조정했다. 지방 영업본부들이 대거 통폐합하고 기존 부서 중심이던 운영 체계를 팀(Unit)으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 역시 17개 그룹을 15개로 축소했다. 대신 본부와 부서 수를 각각 19개에서 23개, 103개에서 113개로 확대했다. 본부장-부서장-팀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체계도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지난해 WM 복합 점포를 5곳 추가해 총 75곳으로 늘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투자금융, 자산 관리 등의 기능을 강화한 신한PWM PIB센터,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를 출범해 확대할 예정이다.

이같은 변화는 조직을 슬림화하되 대면 채널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인터넷은행과 빅테크에 맞서 은행의 비교 우위인 대면 채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판단에서다.

■ 희망퇴직 규모 늘리며 인력 구조 개편

영업점 통폐합이 진행되면 필연적으로 인력 감축이 뒤따른다. 이미 은행권은 고비용 인력 구조 개편을 위해 몇년째 연말연초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해왔다.

농협은행에서 496명이 지난달 31일자로 은행을 떠났다. 하나은행에서도 511명이 옷을 벗었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28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 470여명이 몰렸다. 전년도 퇴직자(305명)보다 55%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대부분의 은행이 전년보다 희망퇴직 대상과 보상을 대폭 늘리며 고임금을 받는 관리자급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등을 감안했다"며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인력구조 효율화 등을 위해 임금피크, 준정년 특별퇴직을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인원을 내보내기만 하지는 않는다. IT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맞춰 '생존 혁신'을 진행중인 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영 상황을 좋게 전망할 수 없다"며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렵고 이로 인한 건물 공실 증가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가 변신을 독촉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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