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빅테크 시대에 맞서 디지털 플랫폼 개발과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은행업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파른 성장, 오픈뱅킹 등 오픈파이낸스가 시작돼 더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 대동소이한 사업영역에서 유사한 서비스로 가격경쟁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차별화된 업무와 서비스 제공에 초점이 맞춰졌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뷰어스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은행의 변신을 전망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민간 금융산업을 이끄는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올해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플랫폼'을 꼽았다. 대면 업무 위주의 영업을 부각하기보다 빅테크 시대에 맞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코로나19 확산은 디지털 전환의 시위를 당겼고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급자 역할이 아닌 금융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의 변화는 필수가 됐다. 여기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 기업의 공습이 맞물리며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 생존 방법은 플랫폼화 전문가들은 은행의 플랫폼화에 대해 ▲뱅킹 마켓플레이스 ▲오픈뱅킹 ▲생활 플랫폼 변화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뱅킹 마켓플레이스는 은행이 제공하지 않는 금융서비스에 대해 수요가 있을 경우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 기업의 금융서비스를 통합해 은행이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은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실시간으로 고객행동정보를 통해 금융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라며 "이번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행동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같은 제3자가 은행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개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NH농협은행이 가장 앞서있다. 농협은행의 오픈API사업은 농협의 금융API를 간편결제, 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영역에 활용해 기업이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금융 플랫폼이다. 생활 플랫폼 변화는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통해 자체적인 서비스를 늘리는 방법이다. 각 은행이 마이데이터(지급지시 전달업) 사업에 모든 힘을 쏟는 이유다. 이러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은행 앱을 통해 음식 주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 빅테크 기업 맞서 활로 찾기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카카오뱅크·케이뱅크로 대표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마케팅까지 성공하자 업계의 추세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점차 쏠렸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객 수는 1360만명으로 1년 새 232만명 늘었다. 케이뱅크도 2019년 12월 말 120만명이었던 고객 수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19만명 늘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노선을 뒤늦게 따라가던 은행업계는 점차 상황이 불리해지자 경쟁과 더불어 육성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자체를 직접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IBK기업은행은 창업육성 프로그램인 '창공'을 통해 지난해에만 64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KB국민은행도 사회혁신 스타트업 기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3년차 이상 스타트업 16개 기업을 선발하고 10주동안 금융, 재무관련 교육 및 KB국민은행 각 전문가의 멘토링을 진행했다. 6대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스타트업 육성에 투자한 금액은 현재까지 1700여억원에 달한다. 또 은행들은 핀테크에 투자하거나 공동 사업을 하기도 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초기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선발된 6개 업체에 벤처캐피털 자회사 하나벤처스를 통해 30억원을 투자했다. 우리은행도 자체 육성 핀테크 업체인 핀투비와 제휴해 베트남에서 중소기업 매출채권 할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 관련 전문 인력도 외부에서 수혈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정보기술(IT) 전문 자회사인 신한디에스(DS)에서 조영서 부사장을 DT전략본부 총괄(전무)로 영입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초 신설한 진옥동 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 4개 조직 중 마이데이터 유닛과 데이터 유닛 리더에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전문 임원을 선임하며 디지털 전환 준비에 열을 올렸다. 삼정KPMG 금융컨설팅본부장 장지수 부대표는 "은행의 디지털 도입은 단순한 업무방식이나 프로세스 변화가 아닌 전략과 비즈니스의 변화이며, 특히 모바일, 플랫폼 등 디지털 채널로의 고객 접점 전환은 은행의 경영관리 및 조직운영 측면의 변화도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업 등이 시행되면 은행의 경쟁 상대가 대형 빅테크, ICT 업체 등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와 성공적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은행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경영관리와 조직운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 은행이 바뀐다] ②빅테크 시대, 플랫폼 전쟁나선 은행들 '디지털 혁신'

디지털 플랫폼 적극적으로 추진
외부에서 전문가 영입하며 혁신 박차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1.08 15:29 의견 0
은행이 빅테크 시대에 맞서 디지털 플랫폼 개발과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은행업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파른 성장, 오픈뱅킹 등 오픈파이낸스가 시작돼 더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 대동소이한 사업영역에서 유사한 서비스로 가격경쟁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차별화된 업무와 서비스 제공에 초점이 맞춰졌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뷰어스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은행의 변신을 전망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민간 금융산업을 이끄는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올해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플랫폼'을 꼽았다. 대면 업무 위주의 영업을 부각하기보다 빅테크 시대에 맞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코로나19 확산은 디지털 전환의 시위를 당겼고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급자 역할이 아닌 금융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의 변화는 필수가 됐다. 여기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 기업의 공습이 맞물리며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 생존 방법은 플랫폼화

전문가들은 은행의 플랫폼화에 대해 ▲뱅킹 마켓플레이스 ▲오픈뱅킹 ▲생활 플랫폼 변화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뱅킹 마켓플레이스는 은행이 제공하지 않는 금융서비스에 대해 수요가 있을 경우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 기업의 금융서비스를 통합해 은행이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은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실시간으로 고객행동정보를 통해 금융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라며 "이번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행동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같은 제3자가 은행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개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NH농협은행이 가장 앞서있다. 농협은행의 오픈API사업은 농협의 금융API를 간편결제, 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영역에 활용해 기업이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금융 플랫폼이다.

생활 플랫폼 변화는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통해 자체적인 서비스를 늘리는 방법이다. 각 은행이 마이데이터(지급지시 전달업) 사업에 모든 힘을 쏟는 이유다. 이러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은행 앱을 통해 음식 주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 빅테크 기업 맞서 활로 찾기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카카오뱅크·케이뱅크로 대표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마케팅까지 성공하자 업계의 추세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점차 쏠렸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객 수는 1360만명으로 1년 새 232만명 늘었다. 케이뱅크도 2019년 12월 말 120만명이었던 고객 수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19만명 늘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노선을 뒤늦게 따라가던 은행업계는 점차 상황이 불리해지자 경쟁과 더불어 육성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자체를 직접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IBK기업은행은 창업육성 프로그램인 '창공'을 통해 지난해에만 64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KB국민은행도 사회혁신 스타트업 기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3년차 이상 스타트업 16개 기업을 선발하고 10주동안 금융, 재무관련 교육 및 KB국민은행 각 전문가의 멘토링을 진행했다.

6대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스타트업 육성에 투자한 금액은 현재까지 1700여억원에 달한다.

또 은행들은 핀테크에 투자하거나 공동 사업을 하기도 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초기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선발된 6개 업체에 벤처캐피털 자회사 하나벤처스를 통해 30억원을 투자했다. 우리은행도 자체 육성 핀테크 업체인 핀투비와 제휴해 베트남에서 중소기업 매출채권 할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 관련 전문 인력도 외부에서 수혈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정보기술(IT) 전문 자회사인 신한디에스(DS)에서 조영서 부사장을 DT전략본부 총괄(전무)로 영입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초 신설한 진옥동 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 4개 조직 중 마이데이터 유닛과 데이터 유닛 리더에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전문 임원을 선임하며 디지털 전환 준비에 열을 올렸다.

삼정KPMG 금융컨설팅본부장 장지수 부대표는 "은행의 디지털 도입은 단순한 업무방식이나 프로세스 변화가 아닌 전략과 비즈니스의 변화이며, 특히 모바일, 플랫폼 등 디지털 채널로의 고객 접점 전환은 은행의 경영관리 및 조직운영 측면의 변화도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업 등이 시행되면 은행의 경쟁 상대가 대형 빅테크, ICT 업체 등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와 성공적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은행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경영관리와 조직운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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