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SK하이닉스) SK그룹이 그룹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SK하이닉스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텔레콤(SKT)은 통신 사업에 전념하고, 신설 투자법인이 중간지주 형태로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현행법상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 걸린 지분취득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소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가능케 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유무선 통신회사(존속법인)와 신 정보통신기술(ICT) 자산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신설법인)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14일 이를 공시했다. 이에 앞서 박정호 SKT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올해 반드시 실행하겠다”며 “구체화 되는대로 세션을 따로 마련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SK 측은 통신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해 각 경영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추고, 주주들에게 투자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T는 연내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배구조 재편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존속법인이 SK브로드밴드 등을 보유하고, 신설 투자법인은 중간지주회사로 SK하이닉스와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을 보유한다. 이를 통해 각각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유무선 통신업과 반도체 및 ICT 분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외연 확장 걸림돌 ‘손자회사’ 인적분할 최대의 관심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는 공룡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다. 시총 순위 기준 국내 상장기업들 가운데 두 번째 규모로 몸집을 키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율주행차량,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반도체에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SK 측이 관련 부문에서 외연 확장을 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그룹 지분구조 상 SK하이닉스의 몸집 불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를 중심으로 120여개 법인과 지분관계를 맺고 있다. 이 가운데 그룹 핵심으로 분류되는 것은 SKT,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으로 각각 통신, 화학,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다. 이번 인적분할의 중심에 서 있는 SK하이닉스는 SKT의 자회사(20.07%)로 편입돼 있다. SK(주) - SKT –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손자회사인 셈이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국내 법인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인의 지분 전체를 취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M&A로 몸집을 불리기 위해선 해당 기업을 통째로 사들일만한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 SK하이닉스, 공격적 M&A 길 열려 하지만 지배구조 재편이 완료돼도 SK하이닉스는 신설법인의 자회사로 남으면서 여전히 손자회사로 남는다. 시장에서 신설법인과 SK(주)의 합병 이야기가 돌던 것은 이런 이유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SK하이닉스 지위는 자연스럽게 자회사로 승격되기 때문이다. 다만 SKT 측은 이와 관련한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SKT가 합병설을 부인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현금 유동성이 위축됐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텔 인수 및 M16공장 설비투자(EUV노광장비) 등으로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어 자체 보유 중인 현금만으로는 버거운 상태다. SKT는 중간지주사가 될 신설법인이 반도체 등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공격적인 M&A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미래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직접적인 M&A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지난달 주총에서 SK하이닉스 사장은 “좋은 기회가 마련되면 인텔 인수건 외에도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인수합병(M&A)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사내 이사로 선임된 박정호 부회장도 이런 큰 그림 차원”이라 말했다. SKT 관계자는 “투자회사(SKT신설법인)가 생겨나면 그 안에 투자 전문인력이 있게되고, 국내 비상장사는 50%, 상장사는 30%이상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며 “해외의 경우 국내법 적용이 안돼 더욱 여력이 있고, 경영권 인수까지도 가능하다. 100% 인수는 못하지만 M&A를 더 잘할 수 있게 된 셈”이라 말했다.

‘한 지붕 두 지주’…그룹 대들보 SK하이닉스, 어떻게 힘 싣나

손자회사 걸림돌, 신설법인 통해 자금조달…공격적 M&A 가능

김수영 기자 승인 2021.04.19 15:01 | 최종 수정 2021.04.19 16:15 의견 0
(자료=SK하이닉스)


SK그룹이 그룹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SK하이닉스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텔레콤(SKT)은 통신 사업에 전념하고, 신설 투자법인이 중간지주 형태로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현행법상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 걸린 지분취득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소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가능케 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유무선 통신회사(존속법인)와 신 정보통신기술(ICT) 자산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신설법인)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14일 이를 공시했다.

이에 앞서 박정호 SKT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올해 반드시 실행하겠다”며 “구체화 되는대로 세션을 따로 마련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SK 측은 통신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해 각 경영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추고, 주주들에게 투자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T는 연내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배구조 재편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존속법인이 SK브로드밴드 등을 보유하고, 신설 투자법인은 중간지주회사로 SK하이닉스와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을 보유한다. 이를 통해 각각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유무선 통신업과 반도체 및 ICT 분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외연 확장 걸림돌 ‘손자회사’

인적분할 최대의 관심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는 공룡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다. 시총 순위 기준 국내 상장기업들 가운데 두 번째 규모로 몸집을 키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율주행차량,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반도체에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SK 측이 관련 부문에서 외연 확장을 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그룹 지분구조 상 SK하이닉스의 몸집 불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를 중심으로 120여개 법인과 지분관계를 맺고 있다. 이 가운데 그룹 핵심으로 분류되는 것은 SKT,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으로 각각 통신, 화학,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다.

이번 인적분할의 중심에 서 있는 SK하이닉스는 SKT의 자회사(20.07%)로 편입돼 있다. SK(주) - SKT –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손자회사인 셈이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국내 법인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인의 지분 전체를 취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M&A로 몸집을 불리기 위해선 해당 기업을 통째로 사들일만한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 SK하이닉스, 공격적 M&A 길 열려

하지만 지배구조 재편이 완료돼도 SK하이닉스는 신설법인의 자회사로 남으면서 여전히 손자회사로 남는다. 시장에서 신설법인과 SK(주)의 합병 이야기가 돌던 것은 이런 이유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SK하이닉스 지위는 자연스럽게 자회사로 승격되기 때문이다. 다만 SKT 측은 이와 관련한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SKT가 합병설을 부인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현금 유동성이 위축됐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텔 인수 및 M16공장 설비투자(EUV노광장비) 등으로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어 자체 보유 중인 현금만으로는 버거운 상태다.

SKT는 중간지주사가 될 신설법인이 반도체 등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공격적인 M&A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미래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직접적인 M&A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지난달 주총에서 SK하이닉스 사장은 “좋은 기회가 마련되면 인텔 인수건 외에도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인수합병(M&A)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사내 이사로 선임된 박정호 부회장도 이런 큰 그림 차원”이라 말했다.

SKT 관계자는 “투자회사(SKT신설법인)가 생겨나면 그 안에 투자 전문인력이 있게되고, 국내 비상장사는 50%, 상장사는 30%이상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며 “해외의 경우 국내법 적용이 안돼 더욱 여력이 있고, 경영권 인수까지도 가능하다. 100% 인수는 못하지만 M&A를 더 잘할 수 있게 된 셈”이라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