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사진=한화그룹) 지난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며 그룹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핵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있는 ▲화학 ▲에너지 ▲금융 부문에서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그룹 두 번째 지주사인 에이치솔루션의 지분매입도 심상치 않다. ■ 김승연 복귀와 신규사업 2014년 배임 혐의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고 7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던 김 회장은 지난달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김 회장의 복귀에 맞춰 한화그룹 주 계열사들은 신규사업 추진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한화시스템이다. 지난달 29일 한화시스템은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99%)와 에이치솔루션(13.41%)이 참여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위성통신 기술 등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지난달 31일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여수 산단에 질산 및 질산유도품(DNT)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총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이달 19일에는 연 40만톤 규모의 질산 설비증설 계획을 공시했다. 오는 2024년 1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한화가 보유 중인 연 12만톤의 설비와 비교할 때 3배를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 주 계열사들 1분기 실적 장밋빛 전망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또한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한화그룹 내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 ㈜한화·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 등 주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이 5500억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기존 안정적인 방산사업에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항공우주사업 등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성장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상장자회사 실적 호조로 한화(000880)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 예측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두고 최근 경영에 복귀한 김 회장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보는 분위기다. 차세대 신사업으로 꼽은 우주·항공을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그룹의 외연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 경영권 승계, 어떻게? 안정적인 그룹 분위기 속에 김 회장의 복귀와 맞물려 한화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분주하다. 한화그룹은 사실상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2개 지주사 체제로 구성돼 있다. 작년 말 기준 ㈜한화는 ▲한화솔루션(36.99%) ▲한화건설(96.77%)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생명(18.15%)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100%) ▲한화시스템(13.41%) 등을 갖고 있다. 이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48.99%), 한화디펜스(100%), 한화테크윈(100%), 한화정밀기계(100%) 등을 보유하고, 한화솔루션이 한화종합화학(36.05%) 등을 보유하고 있어 당초 한화그룹은 지주사격인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을 합병하는 식으로 승계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법인 모두 김승연 회장 일가의 지분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세 아들이 100%(김동관50%·김동원25%·김동선2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주사 격인 두 법인을 합병하면서 지배구조도 단순화시키고, 경영권 승계 작업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화솔루션 김동관 사장. (사진=한화솔루션) 하지만 에이치솔루션이 비상장사라는 점은 이러한 시나리오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화는 현재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부터 ㈜한화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2.2%였던 에이치솔루션 지분은 작년 말 4.20%까지 늘었다. 여기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4.44%를 들고 있다.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이 22.65%로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에이치솔루션 및 김동관 사장과의 갭은 점차 좁아지는 상황이다.

막 올리는 한화 경영권 승계…김승연 40년 경영 마무리 어떻게 진행될까

김승연 복귀 발맞춰 한화 외연 확장…주 계열사들 실적도 장밋빛
핵심은 에이치솔루션…㈜한화 합병이냐, 지배냐

김수영 기자 승인 2021.04.20 16:00 의견 0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사진=한화그룹)


지난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며 그룹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핵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있는 ▲화학 ▲에너지 ▲금융 부문에서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그룹 두 번째 지주사인 에이치솔루션의 지분매입도 심상치 않다.

■ 김승연 복귀와 신규사업

2014년 배임 혐의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고 7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던 김 회장은 지난달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김 회장의 복귀에 맞춰 한화그룹 주 계열사들은 신규사업 추진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한화시스템이다. 지난달 29일 한화시스템은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99%)와 에이치솔루션(13.41%)이 참여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위성통신 기술 등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지난달 31일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여수 산단에 질산 및 질산유도품(DNT)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총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이달 19일에는 연 40만톤 규모의 질산 설비증설 계획을 공시했다. 오는 2024년 1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한화가 보유 중인 연 12만톤의 설비와 비교할 때 3배를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 주 계열사들 1분기 실적 장밋빛 전망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또한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한화그룹 내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 ㈜한화·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 등 주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이 5500억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기존 안정적인 방산사업에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항공우주사업 등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성장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상장자회사 실적 호조로 한화(000880)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 예측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두고 최근 경영에 복귀한 김 회장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보는 분위기다. 차세대 신사업으로 꼽은 우주·항공을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그룹의 외연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 경영권 승계, 어떻게?

안정적인 그룹 분위기 속에 김 회장의 복귀와 맞물려 한화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분주하다.

한화그룹은 사실상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2개 지주사 체제로 구성돼 있다. 작년 말 기준 ㈜한화는 ▲한화솔루션(36.99%) ▲한화건설(96.77%)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생명(18.15%)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100%) ▲한화시스템(13.41%) 등을 갖고 있다.

이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48.99%), 한화디펜스(100%), 한화테크윈(100%), 한화정밀기계(100%) 등을 보유하고, 한화솔루션이 한화종합화학(36.05%) 등을 보유하고 있어 당초 한화그룹은 지주사격인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을 합병하는 식으로 승계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법인 모두 김승연 회장 일가의 지분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세 아들이 100%(김동관50%·김동원25%·김동선2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주사 격인 두 법인을 합병하면서 지배구조도 단순화시키고, 경영권 승계 작업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화솔루션 김동관 사장. (사진=한화솔루션)


하지만 에이치솔루션이 비상장사라는 점은 이러한 시나리오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화는 현재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부터 ㈜한화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2.2%였던 에이치솔루션 지분은 작년 말 4.20%까지 늘었다. 여기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4.44%를 들고 있다.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이 22.65%로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에이치솔루션 및 김동관 사장과의 갭은 점차 좁아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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