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언제까지나 밥 사주고 싶은 동생일 것만 같았던 정해인의 성장이 무섭다. 여전히 청춘일 것만 같은 정해인은 어느덧 33세다. 정해인을 국민 동생으로 만든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 당시가 이미 30세였다. ‘군필 연기자’라는 수식이 붙었을 만큼 늦은 데뷔였지만 타고난 동안이었던 탓일까. 이미 다 성장한 그에게 “성장이 무섭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를 일이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D.P.)’에서의 정해인은 확실히 달라졌다. “무색무취이고 싶었다. ‘디피(D.P.)’의 안준호는 돋보이면 안 되는 존재다. 나에게 있어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큰 숙제였다.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에는 탈영병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그 안에서 내가 돋보이거나 튀면 작품의 밸런스가 무너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준호를 연기하면서는 최대한 돋보이지 않는 게 목표였다” (사진=넷플릭스) ‘디피(D.P.)’는 동명의 웹툰은 원작으로 하고 있다. 군대 내 부조리와 극단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탈영병들의 사연을 에피소드로 전개한다. 시즌1에는 총 6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중 정해인이 연기한 안준호는 디피의 막내이자 이등병이다. 내무반에서는 ‘꿀보직’으로 통하는 디피로 차출될 그는 얼떨결에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게 되고, 그 안에서 계급과 함께 성장해 가는 인물이다. 그간 정해인이 출연했던 작품들과 결이 많이 다르기도 하지만 캐릭터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로맨스물에나 어울릴 법할 것 같았던 정해인이 머리를 짧게 깎고 군복을 입고, ‘다나까’로 말한다. 지극히 다른 동떨어져 있는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로 ‘변화’를 모색한 건 아니다. “그동안 보여드렸던 작품 속에서 모습이 있었을 텐데, 그런 것들을 탈피하거나 지우고자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작품이 끝나고 휴식하는 기간에 감독님이 출연 제안을 주었다. 당시에 감독님이 내가 출연한 어떤 작품을 보면서 안준호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배우 정해인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얘기해줬었다. 그후 감독님과 함께 스태프들을 만난 일이 있는데 당시 감독님의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믿음이 생겼다. 또한 이 분들과 같이 한다면 힘든 촬영 와중에도 우리끼리 재미있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주는 힘이 가장 컸다. 캐릭터를 보지 않고 이 이야기를 본 것이다” “캐릭터를 보지 않고, 이야기를 봤다”는 그의 말에는 배우 정해인의 성장이 담겼다. 여전히 ‘청춘’이라는 틀 안에 놓이고 싶을 법도 한데 그는 자연스럽게 울타리를 넘어가는 선택을 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해인은 평소에도 ‘공감대’를 작품 선정의 일순위로 꼽아왔다. “가장 중요한 건 공감대다. 공감이 있으면서 그 안에서 재미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때그때 밸런스는 적절하게 조절을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작품이 공개됐을 때 파급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밸런스는 당연히 생각을 해야 한다. 내가 잘 하는 연기, 대본을 봤을 때 배우들은 캐릭터에 자기 자신을 대입해서 볼 것이다. 그때 대본이 잘 읽히면 잘 할 수 있는 거고, 잘 상상이 잘 안 되는 게 있기도 하지만 그럴 때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작품 선정의 1순위를 공감에 두지만 연기에 벽을 쌓아 두지는 않는 다는 의미다. 그는 매 작품마다 그 작품에 그대로 녹아 들어서 캐릭터를 소화하고자 한다.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캐릭터를 흡수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작품 ‘디피’ 촬영 전부터 복싱을 배웠다. 어설프지 않은 액션으로 화면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 탓이리라. “안준호라는 인물은 스스로에게 죄의식이 있다. 디피로 첫 활동 때 자신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자책을 많이 한다. 문제점을 자기 안에서 찾으려고 하는 인물인 만큼 융통성이 없다. 본인이 유혹에 빠지지 않았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라는 자책감을 시종일관 가져가기 때문에 스스로 하는 액션보다 리액션 위주로 연기를 하려고 했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탓일까. 안준호를 연기하는 정해인은 쉽지 않았다. 에피소드 자체가 꼭 군대뿐 아니라 학교나 직장 등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담고 있기 때문에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전하는 울림이 크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군대에 다시 입대한 기분이었다. 촬영 기간 5개월 동안 촬영이 아니라 군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특히 한 달 동안 부산 로케이션의 경우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진짜 디피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상황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괴로웠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현장 분위기다.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고, 아이디어 공유도 활발했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힘들었을 촬영인데 분위기 좋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사진=넷플릭스) 디피의 배경이 되는 2014년에는 실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고가 있었다. 군대 내 가혹행위 피해자였던 윤 일병 사망 사건 후 세상은 시끄러웠다. 가해자들도 하나 같이 평범한 청년들이었고,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군대는 바뀌지 않았다. 드라마이지만 현실같고,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할지 모를 일이다. “나는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전에 전역한 케이스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군대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하고… 하지만 여전히 군대 문제는 기사화 되고 있다. 앞으로도 해결될 문제가 많다는 의미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야기다. 6화 주제가 ‘방관자’인데 이것이 바로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 같다. 피해를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변 인물들이 가만히 있는 것도 동조와 다름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지에 대해서는 ‘디피’를 보신 분들이 가장 크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내내 그가 어느 때보다 어두워보였던 이유는 바로 이 무거운 주제 속에서 5개월을 안준호로 살았던 탓일 것이다. 안준호로 살아야 했던 정해인이 얼마나 괴로웠을 지는 6화 엔딩신이 보여준다. “그 장면 촬영 할 때 리허설을 많이 못했다. 해는 저물어 가는데 촬영은 남아있는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촉박하게 찍어야 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리허설을 못해본 상태에서 장면에 맞닥뜨려야 했다. 실제로 총을 든 사람과 그걸 자기 목으로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걸 보면서 침착함과 단단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조석봉 일병의 얼굴이 너덜너덜해진 분장을 가까이서 보면서 연기하는 게 너무 괴로웠다. 그 촬영 때는 이성적일 수가 없었다. 내가 가장 크게 무너진 촬영이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의 괴로움만큼이나 힘들었을 작품은 그나마도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랭크되는 것으로 위안을 준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전쟁 영화가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이 반영된 군대 이야기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것이다. “우리나라 군대 문화를 자세히 모르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이 작품이 어필이 된다는 얘기는 결국에는 공감대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군대 얘기만이 아니라 그 사회에 어느 조직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주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에 근접한 이야기를 그리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더욱더 작품의 에너지가 전달이 잘 된 것 같다” 인터뷰 말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군대에 다녀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한 정해인은 이 작품 ‘디피’를 통해 여러 단계 성숙해졌을 것이다. 그 스스로도 언급하는 바와 같이 장르의 틀을 깨고 나간 정해인을 향한 시청자들의 믿음 또한 단단해 졌으리라. 그것이 그가 내민 진정성의 힘일 테니.

[마주보기] 정해인 “디피(D.P.), 멘탈 관리 어려웠던 작품…엔딩씬에 무너져”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D.P.) 공개한 정해인의 성장

박진희 기자 승인 2021.09.03 08:00 의견 0
(사진=넷플릭스)

언제까지나 밥 사주고 싶은 동생일 것만 같았던 정해인의 성장이 무섭다. 여전히 청춘일 것만 같은 정해인은 어느덧 33세다. 정해인을 국민 동생으로 만든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 당시가 이미 30세였다. ‘군필 연기자’라는 수식이 붙었을 만큼 늦은 데뷔였지만 타고난 동안이었던 탓일까. 이미 다 성장한 그에게 “성장이 무섭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를 일이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D.P.)’에서의 정해인은 확실히 달라졌다.

“무색무취이고 싶었다. ‘디피(D.P.)’의 안준호는 돋보이면 안 되는 존재다. 나에게 있어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큰 숙제였다.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에는 탈영병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그 안에서 내가 돋보이거나 튀면 작품의 밸런스가 무너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준호를 연기하면서는 최대한 돋보이지 않는 게 목표였다”

(사진=넷플릭스)

‘디피(D.P.)’는 동명의 웹툰은 원작으로 하고 있다. 군대 내 부조리와 극단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탈영병들의 사연을 에피소드로 전개한다. 시즌1에는 총 6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중 정해인이 연기한 안준호는 디피의 막내이자 이등병이다. 내무반에서는 ‘꿀보직’으로 통하는 디피로 차출될 그는 얼떨결에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게 되고, 그 안에서 계급과 함께 성장해 가는 인물이다.

그간 정해인이 출연했던 작품들과 결이 많이 다르기도 하지만 캐릭터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로맨스물에나 어울릴 법할 것 같았던 정해인이 머리를 짧게 깎고 군복을 입고, ‘다나까’로 말한다. 지극히 다른 동떨어져 있는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로 ‘변화’를 모색한 건 아니다.

“그동안 보여드렸던 작품 속에서 모습이 있었을 텐데, 그런 것들을 탈피하거나 지우고자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작품이 끝나고 휴식하는 기간에 감독님이 출연 제안을 주었다. 당시에 감독님이 내가 출연한 어떤 작품을 보면서 안준호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배우 정해인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얘기해줬었다. 그후 감독님과 함께 스태프들을 만난 일이 있는데 당시 감독님의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믿음이 생겼다. 또한 이 분들과 같이 한다면 힘든 촬영 와중에도 우리끼리 재미있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주는 힘이 가장 컸다. 캐릭터를 보지 않고 이 이야기를 본 것이다”

“캐릭터를 보지 않고, 이야기를 봤다”는 그의 말에는 배우 정해인의 성장이 담겼다. 여전히 ‘청춘’이라는 틀 안에 놓이고 싶을 법도 한데 그는 자연스럽게 울타리를 넘어가는 선택을 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해인은 평소에도 ‘공감대’를 작품 선정의 일순위로 꼽아왔다.

“가장 중요한 건 공감대다. 공감이 있으면서 그 안에서 재미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때그때 밸런스는 적절하게 조절을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작품이 공개됐을 때 파급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밸런스는 당연히 생각을 해야 한다. 내가 잘 하는 연기, 대본을 봤을 때 배우들은 캐릭터에 자기 자신을 대입해서 볼 것이다. 그때 대본이 잘 읽히면 잘 할 수 있는 거고, 잘 상상이 잘 안 되는 게 있기도 하지만 그럴 때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작품 선정의 1순위를 공감에 두지만 연기에 벽을 쌓아 두지는 않는 다는 의미다. 그는 매 작품마다 그 작품에 그대로 녹아 들어서 캐릭터를 소화하고자 한다.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캐릭터를 흡수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작품 ‘디피’ 촬영 전부터 복싱을 배웠다. 어설프지 않은 액션으로 화면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 탓이리라.

“안준호라는 인물은 스스로에게 죄의식이 있다. 디피로 첫 활동 때 자신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자책을 많이 한다. 문제점을 자기 안에서 찾으려고 하는 인물인 만큼 융통성이 없다. 본인이 유혹에 빠지지 않았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라는 자책감을 시종일관 가져가기 때문에 스스로 하는 액션보다 리액션 위주로 연기를 하려고 했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탓일까. 안준호를 연기하는 정해인은 쉽지 않았다. 에피소드 자체가 꼭 군대뿐 아니라 학교나 직장 등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담고 있기 때문에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전하는 울림이 크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군대에 다시 입대한 기분이었다. 촬영 기간 5개월 동안 촬영이 아니라 군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특히 한 달 동안 부산 로케이션의 경우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진짜 디피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상황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괴로웠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현장 분위기다.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고, 아이디어 공유도 활발했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힘들었을 촬영인데 분위기 좋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사진=넷플릭스)

디피의 배경이 되는 2014년에는 실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고가 있었다. 군대 내 가혹행위 피해자였던 윤 일병 사망 사건 후 세상은 시끄러웠다. 가해자들도 하나 같이 평범한 청년들이었고,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군대는 바뀌지 않았다. 드라마이지만 현실같고,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할지 모를 일이다.

“나는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전에 전역한 케이스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군대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하고… 하지만 여전히 군대 문제는 기사화 되고 있다. 앞으로도 해결될 문제가 많다는 의미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야기다. 6화 주제가 ‘방관자’인데 이것이 바로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 같다. 피해를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변 인물들이 가만히 있는 것도 동조와 다름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지에 대해서는 ‘디피’를 보신 분들이 가장 크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내내 그가 어느 때보다 어두워보였던 이유는 바로 이 무거운 주제 속에서 5개월을 안준호로 살았던 탓일 것이다. 안준호로 살아야 했던 정해인이 얼마나 괴로웠을 지는 6화 엔딩신이 보여준다.

“그 장면 촬영 할 때 리허설을 많이 못했다. 해는 저물어 가는데 촬영은 남아있는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촉박하게 찍어야 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리허설을 못해본 상태에서 장면에 맞닥뜨려야 했다. 실제로 총을 든 사람과 그걸 자기 목으로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걸 보면서 침착함과 단단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조석봉 일병의 얼굴이 너덜너덜해진 분장을 가까이서 보면서 연기하는 게 너무 괴로웠다. 그 촬영 때는 이성적일 수가 없었다. 내가 가장 크게 무너진 촬영이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의 괴로움만큼이나 힘들었을 작품은 그나마도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랭크되는 것으로 위안을 준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전쟁 영화가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이 반영된 군대 이야기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것이다.

“우리나라 군대 문화를 자세히 모르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이 작품이 어필이 된다는 얘기는 결국에는 공감대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군대 얘기만이 아니라 그 사회에 어느 조직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주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에 근접한 이야기를 그리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더욱더 작품의 에너지가 전달이 잘 된 것 같다”

인터뷰 말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군대에 다녀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한 정해인은 이 작품 ‘디피’를 통해 여러 단계 성숙해졌을 것이다. 그 스스로도 언급하는 바와 같이 장르의 틀을 깨고 나간 정해인을 향한 시청자들의 믿음 또한 단단해 졌으리라. 그것이 그가 내민 진정성의 힘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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