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이 목전에 왔다.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고민은 깊다지만 그렇다고 한국은행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대부분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전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49개 기관(100명)의 채권 전문가들 중 64명은 50bp 인상을, 34명은 25bp 인상을 점쳤다.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75bp 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한 전문가도 2명 있다.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결정되면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첫 빅스텝이 된다. 또한 지난 4월(0.25%p), 5월(0.25%p)에 이어 세 번 연속 금리인상이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선 가운데 7월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을 피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향후 1년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10년래 가장 높은 3.9% 수준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잇달아 75bp 인상이라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미간 금리역전이 목전에 왔다는 점이 이번 한은 금통위의 빅스텝 결단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은 1.50~1.75%로 한국(1.75%)와 격차가 거의 없어진 상태. 만일 미국 연준이 6월에 이어 오는 26~27일 다시 한 번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간 금리는 역전되고 그 격차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한은의 빅스텝이 당장 현실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금리를 높인다고 물가를 잡을 수 있느냐다. 최근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나우'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1.2%로 예상됐다. 이대로 간다면 미국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사실상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판정된다. 한국 역시 1분기 0%대 성장에 이어 2분기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단순한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이라면 금리를 올려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줄이는 게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과 함께 러-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와의 전쟁 등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이 동반되고 있는 상황. 결국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으로 당장의 인플레이션을 잠재울 순 있어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야기, 경기침체로 가는 국면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을 포함해 빅스텝, 자이언트스텝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후 각국의 금융통화 수장들의 선택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가는 국면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봤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한은 사상 첫 빅스텝 목전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7.12 16:53 의견 0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이 목전에 왔다.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고민은 깊다지만 그렇다고 한국은행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대부분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전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49개 기관(100명)의 채권 전문가들 중 64명은 50bp 인상을, 34명은 25bp 인상을 점쳤다.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75bp 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한 전문가도 2명 있다.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결정되면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첫 빅스텝이 된다. 또한 지난 4월(0.25%p), 5월(0.25%p)에 이어 세 번 연속 금리인상이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선 가운데 7월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을 피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향후 1년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10년래 가장 높은 3.9% 수준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잇달아 75bp 인상이라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미간 금리역전이 목전에 왔다는 점이 이번 한은 금통위의 빅스텝 결단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은 1.50~1.75%로 한국(1.75%)와 격차가 거의 없어진 상태. 만일 미국 연준이 6월에 이어 오는 26~27일 다시 한 번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간 금리는 역전되고 그 격차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한은의 빅스텝이 당장 현실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금리를 높인다고 물가를 잡을 수 있느냐다. 최근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나우'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1.2%로 예상됐다. 이대로 간다면 미국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사실상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판정된다. 한국 역시 1분기 0%대 성장에 이어 2분기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단순한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이라면 금리를 올려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줄이는 게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과 함께 러-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와의 전쟁 등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이 동반되고 있는 상황.

결국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으로 당장의 인플레이션을 잠재울 순 있어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야기, 경기침체로 가는 국면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을 포함해 빅스텝, 자이언트스텝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후 각국의 금융통화 수장들의 선택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가는 국면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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