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내달 열리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강 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는다. 강 회장은 29일 에셋플러스 고객들에 보내는 안내문을 통해 "저는 오늘 지난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계획했던 일이고, 이제는 때가 된 거 같아 어렵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2의 인생을 그 동안 꿈꿔왔던 끼 있는 투자자의 발굴과 교육, 유능한 펀드매니저의 양성 등 사회와 자본시장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에 저의 남은 열정을 쏟고자 한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에셋플러스와 고객님을 위한 옳은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양인찬 현 대표이사 체제하에서 강 회장을 이어 운용총괄(CIO)을 맡는 이는 에셋플러스 운용본부를 이끌어온 정석훈 전무다. 강 회장은 "제 뒤를 이을 신임 CIO는 정석훈 전무로 지난 20여 년간 고객님의 소중한 자산을 잘 맡아 운용해온 충실하고 유능한 후배 펀드매니저"라고 소개했다. 새 등기이사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 그리고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가치투자 1세대인 강 회장은 펀드매니저로 시작해 투자회사 오너에 이른 증권가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투자철학이 다소 다르긴 했지만 박현주 미래에셋 창업자와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 등과 함께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국내 주식투자의 최고봉으로 꼽히던 펀드매니저 1세대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그는 동방증권(현 SK증권), 쌍용투자증권, 동부증권 등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단돈 1억원으로 2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150억원을 벌었는데, 그 돈으로 지금의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만들어 20년 넘게 현장을 진두지휘 해왔다. 2013년 스웨덴 맨티코어캐피털에서 꼽은 '세계의 최고 투자자 99명'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함께 꼽힌 이들이 벤자민 그레이엄, 존 템플턴 등 전 세계 최고의 투자고수들이다.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강 회장이 주식시장에 다시 소환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기가 닥치면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초 그의 화려했던 이력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증시폭락 초기였던 2020년 3월 초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강 회장은 역발상 전략을 시장에 던졌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시장을 떠나라고 외칠때 "과감하게 주식을 살 때"라고 했던 그의 전략과 인사이트는 이후에도 주식시장 안팎에서 꾸준히 회자돼 왔다. 다만 최근 2년여 방송 등 언론 노출이 빈번해지면서 유명세를 떨쳤던 강 회장은 연초이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강세장에선 먹혔던 그의 전략이 연일 추락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이어지긴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자산운용사 한 CEO는 "최근 하락장에서 안팎의 비난이 커지면서 에셋플러스도, 강 회장도 모두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며 "여러가지를 고려해 숙고 끝에 일선 후퇴를 결정, 용퇴하신 걸로 본다"고 풀이했다. 한편 강 회장만의 투자 인사이트를 얻는 특별한 방법은 뭘까. 그는 평소 상식과 상상력, 그리고 현상에 대한 남다른 해석을 강조한다. "일단 사실로부터 출발하세요. 다만 그 사실을 의심하고 달리 해석해보는 시도가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가설을 만드세요. 그리고 머리 속에서 계속 충돌시켜봅니다. 주식의 가치와 가격을 두고선 때론 망원경으로, 때론 현미경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면 앞서 세워둔 자신의 가설이 맞는지 안맞는지 어느정도 판단이 서고, 관점도 생깁니다. 이를 지속해 가야 합니다. 아니면 지금같은 복잡계에서 급류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그런 연습이 필요합니다."

“때가 됐다” 돌연 사퇴, 주식 레전드 강방천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7.29 12:50 | 최종 수정 2022.07.29 18:36 의견 0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내달 열리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강 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는다.

강 회장은 29일 에셋플러스 고객들에 보내는 안내문을 통해 "저는 오늘 지난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계획했던 일이고, 이제는 때가 된 거 같아 어렵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2의 인생을 그 동안 꿈꿔왔던 끼 있는 투자자의 발굴과 교육, 유능한 펀드매니저의 양성 등 사회와 자본시장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에 저의 남은 열정을 쏟고자 한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에셋플러스와 고객님을 위한 옳은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양인찬 현 대표이사 체제하에서 강 회장을 이어 운용총괄(CIO)을 맡는 이는 에셋플러스 운용본부를 이끌어온 정석훈 전무다. 강 회장은 "제 뒤를 이을 신임 CIO는 정석훈 전무로 지난 20여 년간 고객님의 소중한 자산을 잘 맡아 운용해온 충실하고 유능한 후배 펀드매니저"라고 소개했다.

새 등기이사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 그리고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가치투자 1세대인 강 회장은 펀드매니저로 시작해 투자회사 오너에 이른 증권가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투자철학이 다소 다르긴 했지만 박현주 미래에셋 창업자와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 등과 함께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국내 주식투자의 최고봉으로 꼽히던 펀드매니저 1세대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그는 동방증권(현 SK증권), 쌍용투자증권, 동부증권 등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단돈 1억원으로 2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150억원을 벌었는데, 그 돈으로 지금의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만들어 20년 넘게 현장을 진두지휘 해왔다.

2013년 스웨덴 맨티코어캐피털에서 꼽은 '세계의 최고 투자자 99명'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함께 꼽힌 이들이 벤자민 그레이엄, 존 템플턴 등 전 세계 최고의 투자고수들이다.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강 회장이 주식시장에 다시 소환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기가 닥치면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초 그의 화려했던 이력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증시폭락 초기였던 2020년 3월 초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강 회장은 역발상 전략을 시장에 던졌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시장을 떠나라고 외칠때 "과감하게 주식을 살 때"라고 했던 그의 전략과 인사이트는 이후에도 주식시장 안팎에서 꾸준히 회자돼 왔다.

다만 최근 2년여 방송 등 언론 노출이 빈번해지면서 유명세를 떨쳤던 강 회장은 연초이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강세장에선 먹혔던 그의 전략이 연일 추락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이어지긴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자산운용사 한 CEO는 "최근 하락장에서 안팎의 비난이 커지면서 에셋플러스도, 강 회장도 모두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며 "여러가지를 고려해 숙고 끝에 일선 후퇴를 결정, 용퇴하신 걸로 본다"고 풀이했다.

한편 강 회장만의 투자 인사이트를 얻는 특별한 방법은 뭘까. 그는 평소 상식과 상상력, 그리고 현상에 대한 남다른 해석을 강조한다.

"일단 사실로부터 출발하세요. 다만 그 사실을 의심하고 달리 해석해보는 시도가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가설을 만드세요. 그리고 머리 속에서 계속 충돌시켜봅니다. 주식의 가치와 가격을 두고선 때론 망원경으로, 때론 현미경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면 앞서 세워둔 자신의 가설이 맞는지 안맞는지 어느정도 판단이 서고, 관점도 생깁니다. 이를 지속해 가야 합니다. 아니면 지금같은 복잡계에서 급류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그런 연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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