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사진)이 지난 3일 2주간의 미국 현지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전기차 보조금 혜택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미국 출장을 떠났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귀국했다. 정 회장은 결국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으로선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기지를 서둘러 마련하는 수밖에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하원의원단을 만나는 등 미 IRA법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 항의하고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선다. ■ 정의선 회장, LA·조지아·보스턴 등 방문…조지아 신공장, 연내 착공 5일 현대차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2주간의 미국 현지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조지아 등을 방문하며 IRA 대응 방안과 신사업, 현지 판매 현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정 회장은 국내외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 “지난달 공영운 사장과 미국을 방문해 2주간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1위인 테슬라 다음으로 많은 수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니로EV, 제네시스 GV60 등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 판매가 총 329만여대에 이른다”며 “이 중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2만여대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IRA법’은 현대차에 치명적이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와 배터리 외에는 판매 보조금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IRA에 따라서 보조금 혜택을 지원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이렇게 되면 그간 잘 팔렸던 전기차 판매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정 회장은 미 IRA법 신설 이후 급히 미국 현지를 방문해 LA를 찾았다. LA 인근 도시 어바인에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본사가 있다. IRA에 따른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 회장은 조지아주 애틀란타를 방문해 현지 주정부 관계자들과 IRA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본거지다. 조지아주 서배너에는 전기차 신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기아 웨스트포인트 공장도 이미 가동을 하고 있다. 애틀란타 인근 앨라배마에는 현대차 공장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월 21일(한국, 현지 20일)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 장재훈 사장,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과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주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오는 2024년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의 신설을 앞당기기 위해 조지아주 주정부와 관련 논의를 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정 회장은 2025년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2024년으로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지아주 신공장 신설을 2025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 기간 중 핵심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보스턴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31일 미국 3대 물류기업 NFI인더스트리와 1000만달러(약 135억원) 규모의 물류 로봇 ‘스트레치’ 공급 계약을 마쳤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8월 3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접견실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한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산업부, 워싱턴 방문 미 정부·의원에 ‘차별적 조치’ 우려 표명 5일 산업부는 미국 현지에서 IRA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해 한미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부터 사흘간 워싱턴D.C.를 방문해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를 비롯해 미 정부와 상·하원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미 IRA에 차별적 조치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표명하고 이를 수정요청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우선적으로 하지만 통하지 않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등에 따르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IRA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 협의채널을 구축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를 강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8~9일 LA에서 개최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장관급 회의’에서도 IRA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방침이다. 전기차 차별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대응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미국 측에 IRA 문제 부분에 대한 수정이나 적용 유예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미국을 찾아 우리 측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정의선, 미 출장서 인플레법 해법 찾았나…산업부, 미 하원 만난다

뉴욕·LA·보스턴·조지아 방문…현지법인·주정부 관계자 만나
조지아 신공장 조기준공 논의…산업부, 방미 정부·의원에 우려 표명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9.05 17:11 | 최종 수정 2022.09.06 09:06 의견 0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사진)이 지난 3일 2주간의 미국 현지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전기차 보조금 혜택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미국 출장을 떠났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귀국했다. 정 회장은 결국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으로선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기지를 서둘러 마련하는 수밖에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하원의원단을 만나는 등 미 IRA법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 항의하고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선다.

■ 정의선 회장, LA·조지아·보스턴 등 방문…조지아 신공장, 연내 착공

5일 현대차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2주간의 미국 현지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조지아 등을 방문하며 IRA 대응 방안과 신사업, 현지 판매 현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정 회장은 국내외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 “지난달 공영운 사장과 미국을 방문해 2주간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1위인 테슬라 다음으로 많은 수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니로EV, 제네시스 GV60 등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 판매가 총 329만여대에 이른다”며 “이 중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2만여대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IRA법’은 현대차에 치명적이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와 배터리 외에는 판매 보조금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IRA에 따라서 보조금 혜택을 지원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이렇게 되면 그간 잘 팔렸던 전기차 판매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정 회장은 미 IRA법 신설 이후 급히 미국 현지를 방문해 LA를 찾았다. LA 인근 도시 어바인에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본사가 있다. IRA에 따른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 회장은 조지아주 애틀란타를 방문해 현지 주정부 관계자들과 IRA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본거지다. 조지아주 서배너에는 전기차 신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기아 웨스트포인트 공장도 이미 가동을 하고 있다. 애틀란타 인근 앨라배마에는 현대차 공장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월 21일(한국, 현지 20일)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 장재훈 사장,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과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주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오는 2024년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의 신설을 앞당기기 위해 조지아주 주정부와 관련 논의를 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정 회장은 2025년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2024년으로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지아주 신공장 신설을 2025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 기간 중 핵심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보스턴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31일 미국 3대 물류기업 NFI인더스트리와 1000만달러(약 135억원) 규모의 물류 로봇 ‘스트레치’ 공급 계약을 마쳤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8월 3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접견실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한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산업부, 워싱턴 방문 미 정부·의원에 ‘차별적 조치’ 우려 표명

5일 산업부는 미국 현지에서 IRA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해 한미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부터 사흘간 워싱턴D.C.를 방문해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를 비롯해 미 정부와 상·하원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미 IRA에 차별적 조치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표명하고 이를 수정요청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우선적으로 하지만 통하지 않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등에 따르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IRA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 협의채널을 구축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를 강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8~9일 LA에서 개최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장관급 회의’에서도 IRA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방침이다. 전기차 차별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대응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미국 측에 IRA 문제 부분에 대한 수정이나 적용 유예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미국을 찾아 우리 측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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