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CI. (사진=현대약품) 현대약품이 올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적자였던 지난해 보다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감소하면서 신약 개발은 뒷전이 된 모양새다. 현대약품은 올해 초 R&D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상반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현대약품의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현대약품이 R&D에 투자한 비용은 매출 대비 4.5%에 해당하는 35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적자였던 지난해 상반기 보다는 5억원 감소한 수치다. 현대약품의 R&D 투자는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현대약품의 R&D 투자액은 13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부터 R&D 투자는 계속 떨어졌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18억원 ▲2020년 96억원 ▲2021년 81억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R&D비율 역시 ▲2018년 10.4% ▲2019년 8.8% ▲2020년 7.2% ▲2021년 5.8%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회계 상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처리했다”면서 "하반기에는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R&D 비용은 제약바이오기업이 얼마나 신약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기업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부분의 제약사는 매출의 10~20% 안팎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약품의 R&D에 대한 저조한 투자는 의약품 개발 실적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9년 이후 성과로 내세울 만한 의약품 파이프라인이 없다. 현대약품은 프랑스 바이오기업 뉴로클로어와 자폐 치료 후보물질인 부메타나이드에 대한 국내 독점개발 및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메타나이드가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이로 인해 현대약품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약품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임신중단 약물 ‘미프지미소’의 국내 도입도 지연되고 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3월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미프지미소의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지난해 9월 회의를 통해 가교임상면제를 권고했음에도 식약처는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성질환 치료제 'BPDO-1603(BPS-034)' 경우 지난 2019년 국내 임상 3상 진행 공시 이후 임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약품은 임상 3상 발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임상 진행 중’이라고 공시하고 있다. 아울러 임상3상이 진행 중이던 진해거담제 후보물질 ‘HDDO-1602’의 개발을 돌연 중단했고 골다공증 복합제 개량신약 ‘HDDO-1614’도 임상1상 진행 중에 개발을 멈췄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약품은 올해 신약 R&D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 계획은 당뇨신약 후보물질인 ‘HDNO-1605’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선 기업이 당장 R&D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약품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고 해서 그동안 미비했던 R&D 투자비용을 갑자기 확대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새로운 것을 찾는 것보단 현재 계류돼 있는 임상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약품은 영업손실 15억원, 당기순손실 3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흑자로 전환됐다. 다만 부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8년 580억원 ▲2019년 630억원 ▲2020년 674억원 ▲2021년 773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934억을 기록하며 부채비율 100%대에 진입하게 됐다. 이와 관련 현대약품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지침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처리하고 있다. 임상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면 비용 처리를 하지 않고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어 회계적으로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임상 3상, 독점판매권 등 올해 상반기에 2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 등 R&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올해는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약품은 바이오 의약품, 개량신약 개발 등에 중점을 둔 시장지향적인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약품은 관계자는 “신약연구소를 통한 효율적인 신약 개발 프로세스의 확립과, 체계적인 신 물질 효능 평가를 위한 동물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현대약품만의 독창적이며 특화된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인 우수인재확보와 집중적인 투자로 국내외 대학과 산학연계프로그램, 해외 유명학자와의 글로벌 연구네트워크 강화 그리고 아웃소싱을 통한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로 세계시장진출과 인류건강 증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약품, 흑자에도 신약 개발 뒷전?…적자 때보다 R&D 투자 감소

현대약품 “금융위 지침으로 연구개발비 자산화 처리…하반기 공격적으로 R&D 투자할 것”

탁지훈 기자 승인 2022.09.06 15:25 | 최종 수정 2022.09.06 15:26 의견 0
현대약품 CI. (사진=현대약품)

현대약품이 올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적자였던 지난해 보다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감소하면서 신약 개발은 뒷전이 된 모양새다. 현대약품은 올해 초 R&D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상반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현대약품의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현대약품이 R&D에 투자한 비용은 매출 대비 4.5%에 해당하는 35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적자였던 지난해 상반기 보다는 5억원 감소한 수치다.

현대약품의 R&D 투자는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현대약품의 R&D 투자액은 13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부터 R&D 투자는 계속 떨어졌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18억원 ▲2020년 96억원 ▲2021년 81억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R&D비율 역시 ▲2018년 10.4% ▲2019년 8.8% ▲2020년 7.2% ▲2021년 5.8%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회계 상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처리했다”면서 "하반기에는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R&D 비용은 제약바이오기업이 얼마나 신약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기업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부분의 제약사는 매출의 10~20% 안팎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약품의 R&D에 대한 저조한 투자는 의약품 개발 실적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9년 이후 성과로 내세울 만한 의약품 파이프라인이 없다.

현대약품은 프랑스 바이오기업 뉴로클로어와 자폐 치료 후보물질인 부메타나이드에 대한 국내 독점개발 및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메타나이드가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이로 인해 현대약품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약품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임신중단 약물 ‘미프지미소’의 국내 도입도 지연되고 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3월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미프지미소의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지난해 9월 회의를 통해 가교임상면제를 권고했음에도 식약처는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성질환 치료제 'BPDO-1603(BPS-034)' 경우 지난 2019년 국내 임상 3상 진행 공시 이후 임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약품은 임상 3상 발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임상 진행 중’이라고 공시하고 있다.

아울러 임상3상이 진행 중이던 진해거담제 후보물질 ‘HDDO-1602’의 개발을 돌연 중단했고 골다공증 복합제 개량신약 ‘HDDO-1614’도 임상1상 진행 중에 개발을 멈췄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약품은 올해 신약 R&D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 계획은 당뇨신약 후보물질인 ‘HDNO-1605’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선 기업이 당장 R&D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약품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고 해서 그동안 미비했던 R&D 투자비용을 갑자기 확대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새로운 것을 찾는 것보단 현재 계류돼 있는 임상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약품은 영업손실 15억원, 당기순손실 3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흑자로 전환됐다. 다만 부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8년 580억원 ▲2019년 630억원 ▲2020년 674억원 ▲2021년 773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934억을 기록하며 부채비율 100%대에 진입하게 됐다.

이와 관련 현대약품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지침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처리하고 있다. 임상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면 비용 처리를 하지 않고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어 회계적으로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임상 3상, 독점판매권 등 올해 상반기에 2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자산화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 등 R&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올해는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약품은 바이오 의약품, 개량신약 개발 등에 중점을 둔 시장지향적인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약품은 관계자는 “신약연구소를 통한 효율적인 신약 개발 프로세스의 확립과, 체계적인 신 물질 효능 평가를 위한 동물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현대약품만의 독창적이며 특화된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인 우수인재확보와 집중적인 투자로 국내외 대학과 산학연계프로그램, 해외 유명학자와의 글로벌 연구네트워크 강화 그리고 아웃소싱을 통한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로 세계시장진출과 인류건강 증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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