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는 9월부터 e심(내장된 SIM)을 도입해 e심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SKT)은 지난 8일 e심 요금제를 출시해 고객에게 설명하는 모습 (사진=SKT) 국내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4’와 지난달 출시한 삼성 ‘갤럭시Z 플립4·폴드4’에 내장된 ‘eSIM(e심)’이 국내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e심’ 제도를 이달 초부터 시작했지만 획일화된 요금제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 미국에선 아이폰14 ‘e심’만 사용…한국도 점차 ‘유심’ 없앨듯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14는 이달 중 출시 예정인 가운데 미국 모델의 경우 기존 사용자 식별을 위해 사용했던 ‘유심(USIM)’ 카드 슬롯이 아예 없앴다. 대신 ‘e심’ 사용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통사인 AT&T나 버라이즌 등은 이미 ‘e심’을 도입해 유심이 없어도 괜찮다. ‘유심’은 물리적인 카드로 스마트폰 사용자를 식별하는 장치다. 반면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칩이 아닌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애플의 경우 지난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XS 모델 이후, 삼성전자는 2020년에 출시한 갤럭시 S20 이후 해외 단말기에 ‘e심’을 적용했다. 이달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이폰14의 미국에서 출시된 모델은 유심이 아예 장착이 안 되고 ‘e심’만 쓸 수 있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 갤럭시 Z 플립4와 폴드4도 ‘e심’을 지원한다. 그간 애플은 아이폰에서 이어폰잭을 없애거나 새 휴대폰 구매 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정책을 폈다. 삼성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 기기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갔다. 앞으로 유심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 e심 요금제 비교표 (자료=각 사, 제작=손기호) ■ 이통 3사, e심 요금제 담합·획일화 논란 문제는 이통사의 ‘e심’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획일화된 요금제 하나만 달랑 내놓으면서 담합과 획일화 논란이 일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LGU+)는 이달 초부터, SKT는 지난 8일부터 ‘e심’ 요금제를 각각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통신 3사의 요금은 8800원으로 똑같다. 입을 맞춘 듯 100원 단위까지 일치한다. 투넘버(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e심’으로서 모회선과 음성·문자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통신 3사가 동일하다. 데이터 제공량도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 이처럼 요금제를 획일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e심’ 스마트폰은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 XS 때부터 있었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유심 판매금 감소와 과도한 경쟁 유발을 이유로 ‘e심’을 반대했다. 새 정부 들어서 국민 통신비 물가를 줄이기 위해 이번에 처음 시행됐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통신 3사의 e심 요금제는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가 통신 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적인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신 3사의 요금제가 동일하다고 해서 바로 부당공동행위(담합)로 판단하지는 않지만, 우려 사안이 발견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통신 3사의 요금제 책정 과정 등을 면밀히 확인 후 (담합) 여부를 판가름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 관련 요금에 대해서 통신사 간 서로 맞추거나 한 것은 없다”며 “향후 e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다양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폰14·Z플립4 ‘e심’, 제대로 쓸 수 있나...요금제 획일화 불만

미국 아이폰14, e심만 있어…한국도 점차 유심 없앨듯
통신 3사, e심 요금 8800원 획일화…소비자 선택권 없어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9.20 17:02 의견 0
국내 이동통신 3사는 9월부터 e심(내장된 SIM)을 도입해 e심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SKT)은 지난 8일 e심 요금제를 출시해 고객에게 설명하는 모습 (사진=SKT)


국내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4’와 지난달 출시한 삼성 ‘갤럭시Z 플립4·폴드4’에 내장된 ‘eSIM(e심)’이 국내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e심’ 제도를 이달 초부터 시작했지만 획일화된 요금제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 미국에선 아이폰14 ‘e심’만 사용…한국도 점차 ‘유심’ 없앨듯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14는 이달 중 출시 예정인 가운데 미국 모델의 경우 기존 사용자 식별을 위해 사용했던 ‘유심(USIM)’ 카드 슬롯이 아예 없앴다. 대신 ‘e심’ 사용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통사인 AT&T나 버라이즌 등은 이미 ‘e심’을 도입해 유심이 없어도 괜찮다.

‘유심’은 물리적인 카드로 스마트폰 사용자를 식별하는 장치다. 반면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칩이 아닌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애플의 경우 지난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XS 모델 이후, 삼성전자는 2020년에 출시한 갤럭시 S20 이후 해외 단말기에 ‘e심’을 적용했다.

이달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이폰14의 미국에서 출시된 모델은 유심이 아예 장착이 안 되고 ‘e심’만 쓸 수 있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 갤럭시 Z 플립4와 폴드4도 ‘e심’을 지원한다.

그간 애플은 아이폰에서 이어폰잭을 없애거나 새 휴대폰 구매 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정책을 폈다. 삼성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 기기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갔다. 앞으로 유심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 e심 요금제 비교표 (자료=각 사, 제작=손기호)


■ 이통 3사, e심 요금제 담합·획일화 논란

문제는 이통사의 ‘e심’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획일화된 요금제 하나만 달랑 내놓으면서 담합과 획일화 논란이 일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LGU+)는 이달 초부터, SKT는 지난 8일부터 ‘e심’ 요금제를 각각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통신 3사의 요금은 8800원으로 똑같다. 입을 맞춘 듯 100원 단위까지 일치한다.

투넘버(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e심’으로서 모회선과 음성·문자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통신 3사가 동일하다. 데이터 제공량도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

이처럼 요금제를 획일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e심’ 스마트폰은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 XS 때부터 있었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유심 판매금 감소와 과도한 경쟁 유발을 이유로 ‘e심’을 반대했다. 새 정부 들어서 국민 통신비 물가를 줄이기 위해 이번에 처음 시행됐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통신 3사의 e심 요금제는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가 통신 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적인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신 3사의 요금제가 동일하다고 해서 바로 부당공동행위(담합)로 판단하지는 않지만, 우려 사안이 발견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통신 3사의 요금제 책정 과정 등을 면밀히 확인 후 (담합) 여부를 판가름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 관련 요금에 대해서 통신사 간 서로 맞추거나 한 것은 없다”며 “향후 e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다양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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