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KT) “지주회사는 아니어도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은 분명히 관심이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말까지는 지주형 회사 완성을 위한 컨설팅을 비롯해 내부적으로 다각도의 검토를 거쳐 이 계획을 확정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구 대표는 내년 3월이 임기 만료다. 구 대표가 없으면 지주형 회사 전환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그의 연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법적 지주회사는 안되지만 ‘지주형 회사’로 전환 구 대표가 말한 ‘지주형 회사’는 법적으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회사처럼 자회사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소유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가 되면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이 어렵자 그에 준하는 사업 형태인 '지주형 회사'로 변경한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의 ‘지주형 회사’ 전환은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발전 전략과 맞물려있다. 통신회사를 주축으로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등 계열사가 50여개나 될 정도로 사업이 다분화, 다각화됐다. 방대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배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8월30일 소피텔 엠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KT 디지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KT) ■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등 중심 밸류체인 구축 구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해 ‘시즌’, ‘지니뮤직’, ‘밀리의서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콘텐츠 기획과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분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방송채널(PP)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KT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를 합병했다. 방송사업부문 신설 채널 ENA는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탄생시키는 등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보여줬다. 또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KT스튜디오지니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즌’을 CJ ENM의 ‘티빙’과 오는 12월1일 합병한다. KT스튜디오지니 산하 밀리의서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BC카드 아래 케이뱅크를 두고 BC카드와 케이뱅크는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KT의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를 KT클라우드로 분사해 독립시켰다. 무선통신 계열사 KT파워텔은 매각해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주식을 맞교환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미래사업 전환도 꾀했다. 올 초에는 신한금융그룹과 4375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해 미래금융 디지털전환(DX)에 협력하기로 했. KT는 신한지주 지분 2.08%를 확보했다. 신한은행은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 5.46%를 취득했다. 양사는 미래금융 디지털 전환, 플랫폼 신사업 등에서 동맹관계를 구축했다. 모빌리티 분야에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T는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양사는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양사는 KT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EV) 충전 인프라도 확대하고, KT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도 진행키로 했다. KT와 현대차는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를 위한 가칭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구 대표의 ‘지주형 회사’를 목표로 한 ‘디지코’ 사업 전략은 증권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본업 실적도 양호하고 그룹사 실적도 고성장하는 등 전체 이익 체력이 확실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분야, 콘텐츠, 금융 등에서 고성장, 고밸류 신사업이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KT스튜디오지니가 ENA 채널과 통합OTT 등 자체 플랫폼을 갖춘 제작사로 전환했고 5G 확산에 따른 본업까지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KT 구현모 대표의 승부수 ‘지주형 회사’…연말까지 계획 구체화

지주사 될 수 없지만 ‘지주형 회사’ 구축해 가치 상승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등 미래산업 중심 밸류체인 완성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9.22 15:53 | 최종 수정 2022.09.23 10:10 의견 0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KT)


“지주회사는 아니어도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은 분명히 관심이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말까지는 지주형 회사 완성을 위한 컨설팅을 비롯해 내부적으로 다각도의 검토를 거쳐 이 계획을 확정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구 대표는 내년 3월이 임기 만료다. 구 대표가 없으면 지주형 회사 전환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그의 연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법적 지주회사는 안되지만 ‘지주형 회사’로 전환

구 대표가 말한 ‘지주형 회사’는 법적으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회사처럼 자회사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소유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가 되면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이 어렵자 그에 준하는 사업 형태인 '지주형 회사'로 변경한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의 ‘지주형 회사’ 전환은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발전 전략과 맞물려있다. 통신회사를 주축으로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등 계열사가 50여개나 될 정도로 사업이 다분화, 다각화됐다. 방대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배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8월30일 소피텔 엠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KT 디지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KT)


■ 미디어·금융·모빌리티 등 중심 밸류체인 구축

구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해 ‘시즌’, ‘지니뮤직’, ‘밀리의서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콘텐츠 기획과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분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방송채널(PP)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KT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를 합병했다. 방송사업부문 신설 채널 ENA는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탄생시키는 등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보여줬다.

또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KT스튜디오지니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즌’을 CJ ENM의 ‘티빙’과 오는 12월1일 합병한다. KT스튜디오지니 산하 밀리의서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BC카드 아래 케이뱅크를 두고 BC카드와 케이뱅크는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KT의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를 KT클라우드로 분사해 독립시켰다. 무선통신 계열사 KT파워텔은 매각해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주식을 맞교환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미래사업 전환도 꾀했다. 올 초에는 신한금융그룹과 4375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해 미래금융 디지털전환(DX)에 협력하기로 했. KT는 신한지주 지분 2.08%를 확보했다. 신한은행은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 5.46%를 취득했다. 양사는 미래금융 디지털 전환, 플랫폼 신사업 등에서 동맹관계를 구축했다.

모빌리티 분야에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T는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양사는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양사는 KT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EV) 충전 인프라도 확대하고, KT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도 진행키로 했다. KT와 현대차는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를 위한 가칭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구 대표의 ‘지주형 회사’를 목표로 한 ‘디지코’ 사업 전략은 증권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본업 실적도 양호하고 그룹사 실적도 고성장하는 등 전체 이익 체력이 확실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분야, 콘텐츠, 금융 등에서 고성장, 고밸류 신사업이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KT스튜디오지니가 ENA 채널과 통합OTT 등 자체 플랫폼을 갖춘 제작사로 전환했고 5G 확산에 따른 본업까지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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