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적자행진을 면치 못했던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밝힌 가운데 푸르밀의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됐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사 메일을 통해 ‘11월 30일 사업 종료 및 전 직원 해고’ 사실을 발표했다.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더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푸르밀 직원들은 사업 종료·정리해고 대면이 아닌 메일로 통보를 받은 것이다. 사업 종료일을 한 달여 앞두고 전 직원에게 정리해고 대상이라고 통보한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다. 푸르밀 노동조합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신동환 대표 및 부회장 면담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사측은 노조의 이와 관련한 제시나 제안도 듣지 않고 노사 간 소통을 끊어버렸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갑작스런 푸르밀의 사업 종료 결정은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푸르밀은 경영 악화로 인해 매각 작업에 나서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돌연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할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상식적인 푸르밀 행보에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 대표는 신격호 집안 중에서도 사업 경영에 대해 전문성이나 적극성이 크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다”며 “노조의 주장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도 있겠지만 하루아침에 직원들을 실직자로 만든 것은 경영진의 무책임에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경영 악화로 인해 폐업하거나 사업을 종료한다면, 그 대표는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직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그러나 신 대표는 사과는커녕 대화를 요청한 노조에 등을 돌리고 있다.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중견기업의 대표가 사업종료를 결정하면서 그 동안 함께해온 직원들에게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그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사자성어처럼 신 대표는 중소기업 대표보다 못한 면모를 보이기보단 마지막까지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탁지훈의 돋보기] 푸르밀, ‘결자해지’ 자세 가져야

탁지훈 기자 승인 2022.10.20 13:49 | 최종 수정 2022.10.21 12:12 의견 0

수년간 적자행진을 면치 못했던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밝힌 가운데 푸르밀의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됐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사 메일을 통해 ‘11월 30일 사업 종료 및 전 직원 해고’ 사실을 발표했다.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더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푸르밀 직원들은 사업 종료·정리해고 대면이 아닌 메일로 통보를 받은 것이다.

사업 종료일을 한 달여 앞두고 전 직원에게 정리해고 대상이라고 통보한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다.

푸르밀 노동조합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신동환 대표 및 부회장 면담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사측은 노조의 이와 관련한 제시나 제안도 듣지 않고 노사 간 소통을 끊어버렸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갑작스런 푸르밀의 사업 종료 결정은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푸르밀은 경영 악화로 인해 매각 작업에 나서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돌연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할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상식적인 푸르밀 행보에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 대표는 신격호 집안 중에서도 사업 경영에 대해 전문성이나 적극성이 크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다”며 “노조의 주장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도 있겠지만 하루아침에 직원들을 실직자로 만든 것은 경영진의 무책임에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경영 악화로 인해 폐업하거나 사업을 종료한다면, 그 대표는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직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그러나 신 대표는 사과는커녕 대화를 요청한 노조에 등을 돌리고 있다.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중견기업의 대표가 사업종료를 결정하면서 그 동안 함께해온 직원들에게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그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사자성어처럼 신 대표는 중소기업 대표보다 못한 면모를 보이기보단 마지막까지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