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두나무 의장 2심도 ‘무죄’ 법원, 위메이드 가처분 기각…위믹스 상폐 지난 7일은 가상화폐시장이 종일 법원의 ‘입’에 마음을 졸인 하루였습니다.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 향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두 사안이 법원의 판결에 달렸던 때문이었지요. 먼저 한숨 돌린 건 두나무입니다. 유동성 공급을 명목으로 허위 계정을 통해 유통량을 부풀린 혐의를 받은 송치형 두나무 의장에 대한 2심 결과는 검찰이 추가 증인 채택 등을 통해 증거 확보에 힘쓰면서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당장 두나무의 사업추진 동력 상실은 물론, 넓게는 가상자산시장의 유통량 허위 조작이 위법성 논란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법원은 ‘증거능력 부족’을 이유로 송 의장의 무죄를 확인해줬습니다. 같은 날 저녁, 위메이드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역시 가상자산 시장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재판부는 이번에도 두나무가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들이 위메이드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입장을 번복하며 신뢰를 상실했고 제출한 자료들 만으로는 위믹스의 유통량 위반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죠. 불과 몇 시간 간격을 두고 나온 법원의 판결에 가장 크게 웃은 건 두나무입니다. 반면 가장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건 위메이드겠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담합 행위를 주장하며 반론하는 과정에서 "유통 계획이 없는 코인들이 많다. 왜 다른 코인에는 적용하지 않느냐"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한 마디로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것인데요. 특히 장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어쩐지 낯설지 않습니다. 불과 2년 전 1심에 선 송 의장이 “가상화폐들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방법은 가상자산 시장에선 빈번한 일”이라고 항변했던 말이 떠올라서일까요. 이날 판결을 보면서 위메이드의 억울함은 어쩌면 더해졌을지 모릅니다. 증거의 효력과 자료의 적법성을 근거로 판단하는 법원으로선 다르게 볼 수 있는 사안이지만 공교롭게도 두 안건 모두 가상자산의 유통 거래 불투명성에서 기인한 문제들이니까요.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를 계기로 향후 정부가 유통량 허위 공시 및 거래와 관련해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시그널로 보고 있습니다. 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해 위법한 부분을 개선하려면 거쳐야 할 성장통이란 의미죠. 다만 이를 주도해 나갈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가 두나무(업비트)라는 현실은 앞으로 우리가 주의깊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송 의장 본인은 ‘무죄’ 선고로 위법성 리스크를 덜어 냈지만 본인이 직접 언급했던 “빈번한 일”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되짚어봐야 할 지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법적 판단을 차치하더라도 유통량을 허위로 부풀려 시장을 임의로 조작하는 것은 명백한 투자자 기만행위입니다. 무엇보다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고 신뢰를 쌓는 일은 특정 기업 뿐 아니라 업계 전반이 함께 쇄신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스스로와의 싸움처럼 돼 버린 민망한 상황이 낯 뜨거울 순 있겠지만 이제라도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나가길 응원해봅니다.

[박민선의 View+] “난 무죄고, 넌 상장폐지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2.12.08 16:13 | 최종 수정 2022.12.08 19:31 의견 0

송치형 두나무 의장 2심도 ‘무죄’

법원, 위메이드 가처분 기각…위믹스 상폐

지난 7일은 가상화폐시장이 종일 법원의 ‘입’에 마음을 졸인 하루였습니다.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 향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두 사안이 법원의 판결에 달렸던 때문이었지요.

먼저 한숨 돌린 건 두나무입니다. 유동성 공급을 명목으로 허위 계정을 통해 유통량을 부풀린 혐의를 받은 송치형 두나무 의장에 대한 2심 결과는 검찰이 추가 증인 채택 등을 통해 증거 확보에 힘쓰면서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당장 두나무의 사업추진 동력 상실은 물론, 넓게는 가상자산시장의 유통량 허위 조작이 위법성 논란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법원은 ‘증거능력 부족’을 이유로 송 의장의 무죄를 확인해줬습니다.

같은 날 저녁, 위메이드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역시 가상자산 시장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재판부는 이번에도 두나무가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들이 위메이드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입장을 번복하며 신뢰를 상실했고 제출한 자료들 만으로는 위믹스의 유통량 위반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죠.

불과 몇 시간 간격을 두고 나온 법원의 판결에 가장 크게 웃은 건 두나무입니다. 반면 가장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건 위메이드겠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담합 행위를 주장하며 반론하는 과정에서 "유통 계획이 없는 코인들이 많다. 왜 다른 코인에는 적용하지 않느냐"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한 마디로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것인데요.

특히 장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어쩐지 낯설지 않습니다. 불과 2년 전 1심에 선 송 의장이 “가상화폐들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방법은 가상자산 시장에선 빈번한 일”이라고 항변했던 말이 떠올라서일까요.

이날 판결을 보면서 위메이드의 억울함은 어쩌면 더해졌을지 모릅니다. 증거의 효력과 자료의 적법성을 근거로 판단하는 법원으로선 다르게 볼 수 있는 사안이지만 공교롭게도 두 안건 모두 가상자산의 유통 거래 불투명성에서 기인한 문제들이니까요.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를 계기로 향후 정부가 유통량 허위 공시 및 거래와 관련해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시그널로 보고 있습니다. 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해 위법한 부분을 개선하려면 거쳐야 할 성장통이란 의미죠.

다만 이를 주도해 나갈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가 두나무(업비트)라는 현실은 앞으로 우리가 주의깊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송 의장 본인은 ‘무죄’ 선고로 위법성 리스크를 덜어 냈지만 본인이 직접 언급했던 “빈번한 일”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되짚어봐야 할 지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법적 판단을 차치하더라도 유통량을 허위로 부풀려 시장을 임의로 조작하는 것은 명백한 투자자 기만행위입니다.

무엇보다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고 신뢰를 쌓는 일은 특정 기업 뿐 아니라 업계 전반이 함께 쇄신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스스로와의 싸움처럼 돼 버린 민망한 상황이 낯 뜨거울 순 있겠지만 이제라도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나가길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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