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대표(왼쪽), 카카오 홍은택 대표. (사진=각 사) 국내 IT 대표선수인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올해는 혹독한 1년이었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플랫폼 갈등과 서비스 장애, 정치권의 압박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그럼에도 스타트업 투자에 힘을 쏟고 해외 기업 인수 등 글로벌 진출을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도약을 위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가 내년에 어떤 결실를 거둘 지 주목된다. ■ 네이버, 북미 패션 플랫폼 인수 위한 빅딜·콘텐츠 시장 공략 주력 네이버는 올해 81년생 최수연 대표를 내세우며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지난 4월 신사옥 '1784'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년까지 매출 15조원 돌파 및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보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중국의 텐센트 등이다. 사실상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1티어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가 제시한 네이버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50%다. 네이버의 지난해 말 기준 40% 수준이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네이버 사상 최대 빅딜을 단행했다. 북미 최대 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000억에 인수하는 강수를 뒀다. '포쉬마크' 이용 화면. (사진=네이버) 다만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를 두고는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렸다. 네이버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노무라증권은 "이커머스 시장과 최근 인수하거나 설립한 웹툰 및 이커머스 플랫폼의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비쳤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근마켓은 거래 수수료가 없으나 포쉬마크 중고물품 거래 수수료는 20%로 고수익 사업모델"이라며 "향후 네이버 쇼핑에서 성공한 상품 검색, AI 상품 추천 기술 등을 접목해 글로벌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 시 웹툰과 함께 NAVER 해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올해 해외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 확대도 나섰다. 최근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을 추진하면서 웹툰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에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선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나섰다. '욘더'는 지난해 북미 자유연재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연계를 통해 작품성과 인기 면에서 뛰어난 작품을 프리미엄으로 연재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최 대표는 유럽 시장에서는 총괄법인 '웹툰 EU(가칭)'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더욱 체계적인 현지 사업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욘더 출시는 네이버가 국내 웹툰과 시리즈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비즈니스 모델의 노하우를 영어권 최대 웹소설 플랫폼임에도 사업모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왓패드에 적용한 사례"라며 "일본 최대 사업자까지 이르는 빠른 성장을 이뤄낸 성공 방식을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무대에서도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지난 11월 초 국토교통부 등 국내 기업과 함께 '원팀 코리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수주전에도 나섰다. 자사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를 앞세워 사우디에 디지털 트윈 기술 수주를 노린다. 카카오 유니버스 소개하는 카카오 남궁훈 전 대표. (사진=카카오) ■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 외치며 글로벌 전략 재편 카카오는 올해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진출 폭을 넓혔다. 이를 위한 적임자로는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선임됐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는 이제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며 카카오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남 대표는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전략 핵심은 메타버스 생태계다. 카카오가 목표로하는 메타버스 생태계 '유니버스'를 공개하면서 지인 기반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카카오톡을 '비지인 관심 기반 플랫폼'이라는 콘셉트로 전환해 시공간 제약 없는 소통에 방점을 찍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유니버스'가 장기적인 '비욘드 코리아' 실현 전략이라면 단기적으로는 콘텐츠 사업이 글로벌 사업을 이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인수한 북미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자회사 타파스미디어와 래쉬미디어를 합병했다. 래디쉬 산하 우시아 월드와 함께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5월 합병 소식을 알리면서 "3년 내 글로벌 거래액 3배 성장, 북미 거래액 5000억원 달성 목표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운영하는 '픽코마'를 통해 웹툰 출판 만화와 웹소설을 일본과 프랑스에 서비스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해 거래액 7227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9월 설립한 '픽코마 유럽' 법인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 5월과 6월, 7월 3개월 연속 일본 앱 마켓 게임 포함 매출 통합 1위에 올랐으며 이어 9월에도 전체 앱 통합 매출 1위에 오르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도 '글로벌' 진출에서 성과를 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오딘 : 발할라 라이징'을 대만에 서비스하면서 카카오가 추진하는 '비욘드 코리아'의 첫 발을 떼기도 했다. 대만 시장에서 출시 한 달만에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와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 침체 속 실적 부진…데이터센터 화재에 정치권 압박 등 악재 돌파해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지만 당장의 실적에서는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침체에 IT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이 5조9483억원, 영업이익은 9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4조8898억원) 대비 21.65% 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9742억원)은 0.6% 가량 줄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5조3327억원, 영업이익은 4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조3509억원) 대비 22.5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4883억원)은 1.70% 후퇴했다. 향후 사업 전망 자체도 밝지가 않다. 지난 10월 판교 SK C&C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T, 카카오웹툰 등 카카오 핵심 서비스들이 멈췄다. 이로 인한 서비스 장애는 약 5일간 지속되면서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이끌 남궁훈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플랫폼 갈등도 여전했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정보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검찰은 네이버를 지난 9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네이버가 부동산정보업체와 제휴 계약을 하면서 경쟁사 카카오에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추가한 게 문제가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독과점 논란 속에 모빌리티 매각을 시도했으나 임직원 반대로 무산이 되기도 했다. 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분 100%을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 결정을 하기도 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융회사임에도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금산분리 원칙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위의 판단에 대해 케이큐브홀딩스는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아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정치권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여전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데이터센터 화재 등으로 플랫폼 업계 전반에 규제가 예고됐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으로 불리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게 대표적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제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속에 플랫폼 기업을 향한 각종 규제로 IT 기업의 사업 확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규제가 토종 기업을 옥죄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장 잠식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확장 깃발 들었으나...경기 침체·규제 압박에 시련

네이버, 올해 북미 패션 플랫폼 인수 위해 2조3000억원 투입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 전략 실현 위한 장기적 전략 마련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2.30 10:09 의견 0
네이버 최수연 대표(왼쪽), 카카오 홍은택 대표. (사진=각 사)

국내 IT 대표선수인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올해는 혹독한 1년이었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플랫폼 갈등과 서비스 장애, 정치권의 압박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그럼에도 스타트업 투자에 힘을 쏟고 해외 기업 인수 등 글로벌 진출을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도약을 위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가 내년에 어떤 결실를 거둘 지 주목된다.

■ 네이버, 북미 패션 플랫폼 인수 위한 빅딜·콘텐츠 시장 공략 주력

네이버는 올해 81년생 최수연 대표를 내세우며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지난 4월 신사옥 '1784'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년까지 매출 15조원 돌파 및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보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중국의 텐센트 등이다. 사실상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1티어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가 제시한 네이버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50%다. 네이버의 지난해 말 기준 40% 수준이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네이버 사상 최대 빅딜을 단행했다. 북미 최대 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000억에 인수하는 강수를 뒀다.

'포쉬마크' 이용 화면. (사진=네이버)

다만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를 두고는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렸다. 네이버 포쉬마크 인수에 대해 노무라증권은 "이커머스 시장과 최근 인수하거나 설립한 웹툰 및 이커머스 플랫폼의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비쳤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근마켓은 거래 수수료가 없으나 포쉬마크 중고물품 거래 수수료는 20%로 고수익 사업모델"이라며 "향후 네이버 쇼핑에서 성공한 상품 검색, AI 상품 추천 기술 등을 접목해 글로벌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 시 웹툰과 함께 NAVER 해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올해 해외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 확대도 나섰다. 최근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을 추진하면서 웹툰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에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선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나섰다.

'욘더'는 지난해 북미 자유연재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연계를 통해 작품성과 인기 면에서 뛰어난 작품을 프리미엄으로 연재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최 대표는 유럽 시장에서는 총괄법인 '웹툰 EU(가칭)'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더욱 체계적인 현지 사업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욘더 출시는 네이버가 국내 웹툰과 시리즈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비즈니스 모델의 노하우를 영어권 최대 웹소설 플랫폼임에도 사업모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왓패드에 적용한 사례"라며 "일본 최대 사업자까지 이르는 빠른 성장을 이뤄낸 성공 방식을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무대에서도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지난 11월 초 국토교통부 등 국내 기업과 함께 '원팀 코리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수주전에도 나섰다. 자사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를 앞세워 사우디에 디지털 트윈 기술 수주를 노린다.

카카오 유니버스 소개하는 카카오 남궁훈 전 대표. (사진=카카오)

■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 외치며 글로벌 전략 재편

카카오는 올해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진출 폭을 넓혔다. 이를 위한 적임자로는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선임됐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는 이제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며 카카오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남 대표는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전략 핵심은 메타버스 생태계다. 카카오가 목표로하는 메타버스 생태계 '유니버스'를 공개하면서 지인 기반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카카오톡을 '비지인 관심 기반 플랫폼'이라는 콘셉트로 전환해 시공간 제약 없는 소통에 방점을 찍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유니버스'가 장기적인 '비욘드 코리아' 실현 전략이라면 단기적으로는 콘텐츠 사업이 글로벌 사업을 이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인수한 북미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자회사 타파스미디어와 래쉬미디어를 합병했다. 래디쉬 산하 우시아 월드와 함께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5월 합병 소식을 알리면서 "3년 내 글로벌 거래액 3배 성장, 북미 거래액 5000억원 달성 목표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운영하는 '픽코마'를 통해 웹툰 출판 만화와 웹소설을 일본과 프랑스에 서비스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해 거래액 7227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9월 설립한 '픽코마 유럽' 법인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 5월과 6월, 7월 3개월 연속 일본 앱 마켓 게임 포함 매출 통합 1위에 올랐으며 이어 9월에도 전체 앱 통합 매출 1위에 오르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도 '글로벌' 진출에서 성과를 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오딘 : 발할라 라이징'을 대만에 서비스하면서 카카오가 추진하는 '비욘드 코리아'의 첫 발을 떼기도 했다. 대만 시장에서 출시 한 달만에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와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 침체 속 실적 부진…데이터센터 화재에 정치권 압박 등 악재 돌파해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지만 당장의 실적에서는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침체에 IT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이 5조9483억원, 영업이익은 9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4조8898억원) 대비 21.65% 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9742억원)은 0.6% 가량 줄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5조3327억원, 영업이익은 4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조3509억원) 대비 22.5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4883억원)은 1.70% 후퇴했다.

향후 사업 전망 자체도 밝지가 않다. 지난 10월 판교 SK C&C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T, 카카오웹툰 등 카카오 핵심 서비스들이 멈췄다. 이로 인한 서비스 장애는 약 5일간 지속되면서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이끌 남궁훈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플랫폼 갈등도 여전했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정보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검찰은 네이버를 지난 9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네이버가 부동산정보업체와 제휴 계약을 하면서 경쟁사 카카오에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추가한 게 문제가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독과점 논란 속에 모빌리티 매각을 시도했으나 임직원 반대로 무산이 되기도 했다.

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분 100%을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 결정을 하기도 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융회사임에도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금산분리 원칙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위의 판단에 대해 케이큐브홀딩스는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아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정치권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여전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데이터센터 화재 등으로 플랫폼 업계 전반에 규제가 예고됐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으로 불리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게 대표적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제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속에 플랫폼 기업을 향한 각종 규제로 IT 기업의 사업 확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규제가 토종 기업을 옥죄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장 잠식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