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건설사 모두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수주고를 두둑하게 채웠다. 현대건설은 4년 연속 연간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 1위에 오르는 등 지난 5년간 도시정비사업에서만 22조4600억원 가량을 채웠다. 대형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이미 많이 채우면서 적극적이었던 수주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도 도시정비에서 비교적 적극적이지 않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주요 도시정비사업들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대 건설사 2022년 연간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자료=각 사)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연간 누적 수주액 총합은 42조1955억원 가량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조3395억원의 연간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전인미답의 경지인 '정비사업 수주 9조 클럽'에 입성했다.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기록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10조 클럽'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막판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 수주를 놓고 한발 물러섰다. 해당 사업지에서 현대건설과 맞대결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삼성물산도 발을 뺐다. 지난해 삼성물산도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을 비교적 활발히 전개했으나 하반기부터 주택경기침체가 두드러지자 리스크 관리에 힘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은 도시정비수주에서 대형건설사들도 이처럼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건설도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전략을 놓고 예전과 같은 적극적인 수주 움직임보다는 더욱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미 많은 수주 물량을 확보했고 시장 상황이나 회사 이미지, 사업성 등을 엄격히 선별해 수주전에 뛰어들겠으나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건축 규제 완화 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분위기 극과 극 예고 현대건설이 방어적인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도시정비사업수주 순위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주택 경기침체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수익성 하락을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우려해 수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기세가 잦아들자 서울 지역에서도 도시정비사업 유찰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청량리6구역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한화 건설부문 등이 참석했으나 GS건설만이 투찰했다.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사업과 방배신동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각각 DL이앤씨와 포스코건설의 단독 입찰이 이뤄졌다. 두 사업지는 모두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영등포남성아파트 재건축과 송파가락상아1차 노원 주공 5단지도 단독 입찰이 이뤄졌다. 영등포남성아파트 재건축은 롯데건설이 입찰했으며 송파가락상아1차와 노원주공 5단지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광진 중곡아파트에는 입찰에 응한 건설사가 한군데도 나오지 않았다. 대형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시공사를 구하는 도시정비사업지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규제완화로 인한 혜택을 보는 단지가 전국에 2678곳에 이른다. 각 사업지에서는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으나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사업지가 크게 늘더라도 지금 부동산 경기를 보면 수익성이 어느정도 보장돼야만 건설사들이 뛰어들 것"이라며 "사업성을 갖춘 사업지와 그렇지 못한 사업지간의 수주 분위기도 극명히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도시정비 휩쓴 10대 건설사, 수주 변화 기류…사업지 쏟아져도 ‘시큰둥’

지난해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 42조원 넘어서
올해 재건축 규제 완화 되겠지만 사업지는 시공사 구하기 난항 예상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1.02 13:45 의견 0

지난해 10대 건설사 모두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수주고를 두둑하게 채웠다. 현대건설은 4년 연속 연간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 1위에 오르는 등 지난 5년간 도시정비사업에서만 22조4600억원 가량을 채웠다.

대형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이미 많이 채우면서 적극적이었던 수주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도 도시정비에서 비교적 적극적이지 않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주요 도시정비사업들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대 건설사 2022년 연간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자료=각 사)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연간 누적 수주액 총합은 42조1955억원 가량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조3395억원의 연간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전인미답의 경지인 '정비사업 수주 9조 클럽'에 입성했다.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기록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10조 클럽'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막판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 수주를 놓고 한발 물러섰다.

해당 사업지에서 현대건설과 맞대결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삼성물산도 발을 뺐다. 지난해 삼성물산도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을 비교적 활발히 전개했으나 하반기부터 주택경기침체가 두드러지자 리스크 관리에 힘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은 도시정비수주에서 대형건설사들도 이처럼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건설도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전략을 놓고 예전과 같은 적극적인 수주 움직임보다는 더욱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미 많은 수주 물량을 확보했고 시장 상황이나 회사 이미지, 사업성 등을 엄격히 선별해 수주전에 뛰어들겠으나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건축 규제 완화 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분위기 극과 극 예고

현대건설이 방어적인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도시정비사업수주 순위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주택 경기침체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수익성 하락을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우려해 수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기세가 잦아들자 서울 지역에서도 도시정비사업 유찰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청량리6구역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한화 건설부문 등이 참석했으나 GS건설만이 투찰했다.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사업과 방배신동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각각 DL이앤씨와 포스코건설의 단독 입찰이 이뤄졌다. 두 사업지는 모두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영등포남성아파트 재건축과 송파가락상아1차 노원 주공 5단지도 단독 입찰이 이뤄졌다. 영등포남성아파트 재건축은 롯데건설이 입찰했으며 송파가락상아1차와 노원주공 5단지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광진 중곡아파트에는 입찰에 응한 건설사가 한군데도 나오지 않았다.

대형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시공사를 구하는 도시정비사업지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규제완화로 인한 혜택을 보는 단지가 전국에 2678곳에 이른다. 각 사업지에서는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으나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사업지가 크게 늘더라도 지금 부동산 경기를 보면 수익성이 어느정도 보장돼야만 건설사들이 뛰어들 것"이라며 "사업성을 갖춘 사업지와 그렇지 못한 사업지간의 수주 분위기도 극명히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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