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갖고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추진 전략 등 새해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 전동화 추진 전략에 따라 경기도 화성 전기차 신공장 착공을 계획했지만, 기아 노조가 생산량 확대를 요구하며 막아섰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12만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아 노조의 생산량 20만대 요구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현대차·기아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양사의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11만9791대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2021년) 대비 67.7%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7만372대로 전년(4만2448대)대비 65.8% 증가했다. 기아 전기차는 지난해 4만9419대를 기록해 전년(2만8998대) 대비 70.4%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전날 신년식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세계 5위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지만, 기아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화성 신공장 생산량 확대량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에 재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 수 있다. 현대차·기아 2022년, 2021년 전기차 판매량 비교 (자료=현대차그룹, 그래픽=손기호) 특히 기아만 봤을 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4만9419대다. 전기차 차종별로 보면, EV6가 2만4852대 판매돼 전년(1만1023대) 대비 125.5% 늘었다. 니로EV는 9194대로 전년(7220대)보다 27.3% 판매량이 증가했다. 소형 전기 트럭인 봉고EV는 1만5373대로 전년(1만728대) 대비 43.3% 확대됐다. 기아 노조가 요구한 기아 화성 신공장의 전기차 판매량 20만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판매량은 11만9000여대로, 이를 채우기 어렵다. 더구나 경기 화성 기아 신공장은 목적기반차량(PBV)을 처음 양산하는 곳이다. PBV는 전동화,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적용한 미래형 자동차로 고객사의 목적에 맞게 제작되는 차량. 일반 승용 전기차와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전기 트럭에 가까울 수 있다. 현대차 전기 트럭 포터EV는 지난해 2만418대로, 기아 전기 트럭 봉고 EV와 합산해 양사의 전기 트럭 판매량은 3만5791대다. PBV가 이에 가깝다면 노조가 요구한 20만대에는 더 이르지 못한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 PBV(목적기반차량) 전용공장이 신설될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지난달 21일 기아 노사는 고용소위 5차 본협의를 가졌다. 사측은 신공장 설립 관련 3차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제시안에서 사측은 “1단계 설비 능력 10만대로 하되, 2단계 파생차와 추가 차종 투입을 통해 2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PBV 핵심 생산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20만대 생산을 문서화하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PBV 핵심 거점 설립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기아의 단체 협약 등에 따르면 공장을 새롭게 지으려면 노사 간 물량과 생산 공정 등을 합의해야 한다. 기아 노사는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넘게 실무 10차, 본협의 5차를 진행했지만 올해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2025년까지 국내 투자 계획 일부. 16조원 이상을 투자한 전동화 사업 계획에는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이 포함됐다. (자료=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동화 추진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노사 간 협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신년식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동화 전략으로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PBV 차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물류 로봇과 접목한 차량 등 다양한 미래형 모빌리티를 양산하는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화성 PBV 신공장은 본래 올해 상반기에는 착공해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협상에 영향을 끼칠까 조심스러워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의선 회장의 근심…기아 노조, 신공장 20만대 요구 ‘몽니’

현대차·기아, 지난해 전기차 내수 12만대…노조 요구, 무리수 지적될 듯
정 회장 “화성 신공장, PBV 거점” 강조…올 상반기 내 착공 못하면 계획 차질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1.04 14:55 | 최종 수정 2023.01.05 11:36 의견 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남양연구소에서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갖고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추진 전략 등 새해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 전동화 추진 전략에 따라 경기도 화성 전기차 신공장 착공을 계획했지만, 기아 노조가 생산량 확대를 요구하며 막아섰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12만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아 노조의 생산량 20만대 요구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현대차·기아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양사의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11만9791대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2021년) 대비 67.7%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7만372대로 전년(4만2448대)대비 65.8% 증가했다. 기아 전기차는 지난해 4만9419대를 기록해 전년(2만8998대) 대비 70.4%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전날 신년식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세계 5위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지만, 기아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화성 신공장 생산량 확대량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에 재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 수 있다.

현대차·기아 2022년, 2021년 전기차 판매량 비교 (자료=현대차그룹, 그래픽=손기호)

특히 기아만 봤을 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4만9419대다.

전기차 차종별로 보면, EV6가 2만4852대 판매돼 전년(1만1023대) 대비 125.5% 늘었다. 니로EV는 9194대로 전년(7220대)보다 27.3% 판매량이 증가했다. 소형 전기 트럭인 봉고EV는 1만5373대로 전년(1만728대) 대비 43.3% 확대됐다.

기아 노조가 요구한 기아 화성 신공장의 전기차 판매량 20만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판매량은 11만9000여대로, 이를 채우기 어렵다.

더구나 경기 화성 기아 신공장은 목적기반차량(PBV)을 처음 양산하는 곳이다. PBV는 전동화,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적용한 미래형 자동차로 고객사의 목적에 맞게 제작되는 차량. 일반 승용 전기차와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전기 트럭에 가까울 수 있다.

현대차 전기 트럭 포터EV는 지난해 2만418대로, 기아 전기 트럭 봉고 EV와 합산해 양사의 전기 트럭 판매량은 3만5791대다. PBV가 이에 가깝다면 노조가 요구한 20만대에는 더 이르지 못한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 PBV(목적기반차량) 전용공장이 신설될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지난달 21일 기아 노사는 고용소위 5차 본협의를 가졌다.

사측은 신공장 설립 관련 3차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제시안에서 사측은 “1단계 설비 능력 10만대로 하되, 2단계 파생차와 추가 차종 투입을 통해 2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PBV 핵심 생산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20만대 생산을 문서화하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PBV 핵심 거점 설립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기아의 단체 협약 등에 따르면 공장을 새롭게 지으려면 노사 간 물량과 생산 공정 등을 합의해야 한다. 기아 노사는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넘게 실무 10차, 본협의 5차를 진행했지만 올해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2025년까지 국내 투자 계획 일부. 16조원 이상을 투자한 전동화 사업 계획에는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이 포함됐다. (자료=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동화 추진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노사 간 협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신년식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동화 전략으로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PBV 차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물류 로봇과 접목한 차량 등 다양한 미래형 모빌리티를 양산하는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화성 PBV 신공장은 본래 올해 상반기에는 착공해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협상에 영향을 끼칠까 조심스러워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