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300조원을 투자해 용인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그간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선 대만 TSMC에 밀리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 결정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아이템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초격차’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를 한다고 하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규모 만큼 나올 만한 아이템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현재 규모의 경제를 이룰 뚜렷한 아이템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용인시 남사읍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43년까지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710만㎡(215만 평) 규모의 반도체 단지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기흥·화성·평택 등 반도체 생산 단지와 소부장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밀집한 판교까지 연계해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경 연구위원은 “비메모리 부문은 여러 가지 소재가 많은데, 대기업이 아이템을 잡아서 메모리처럼 매출을 낼 수 있는 게 명확하지 않다”면서 “시스템반도체를 팹리스보다 파운드리로 방향을 잡은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로 할 만한 분야는 그나마 당장에는 이미지센서 등이 있다”며 “차량용이나 에어로스페이스쪽은 소니 등이 하고 있는데, 해상도가 500만~1000만 화소로 낮아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경 연구위원은 “모바일의 두뇌에 해당하는 AP 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서버, 차량용 반도체 등의 시장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 시장에서 최소 5000만대에서 1억 대가 나갈 만한 물량이 나올 수 있는 핵심 수요 시장 개척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만이나 미국과 같이 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소재·부품·장비까지 한 곳에서 육성하는 클러스트를 조성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인텔이나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선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1위는 몇 년 안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스템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보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균형 있게 키우는 부분은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낫다”고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만 한다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어떤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시황이나 상황을 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이 ‘10년 안에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목표를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삼성은 메모리도 하고 있어서 TSMC처럼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며 “인력도 TSMC 파운드리의 3분의 1수준이다. 물리적 1위가 아닌 기술적 1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도 결국 관건은 고객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삼성 이재용 용인 반도체 투자에 ‘우려 목소리’…“유망시장 안 보여”

용인에 20년간 300조 투입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전문가 “규모경제 이룰 아이템 확보 관건”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3.16 15:56 | 최종 수정 2023.03.17 12:21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300조원을 투자해 용인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그간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선 대만 TSMC에 밀리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 결정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아이템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초격차’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를 한다고 하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규모 만큼 나올 만한 아이템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현재 규모의 경제를 이룰 뚜렷한 아이템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용인시 남사읍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43년까지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710만㎡(215만 평) 규모의 반도체 단지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기흥·화성·평택 등 반도체 생산 단지와 소부장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밀집한 판교까지 연계해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경 연구위원은 “비메모리 부문은 여러 가지 소재가 많은데, 대기업이 아이템을 잡아서 메모리처럼 매출을 낼 수 있는 게 명확하지 않다”면서 “시스템반도체를 팹리스보다 파운드리로 방향을 잡은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로 할 만한 분야는 그나마 당장에는 이미지센서 등이 있다”며 “차량용이나 에어로스페이스쪽은 소니 등이 하고 있는데, 해상도가 500만~1000만 화소로 낮아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경 연구위원은 “모바일의 두뇌에 해당하는 AP 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서버, 차량용 반도체 등의 시장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 시장에서 최소 5000만대에서 1억 대가 나갈 만한 물량이 나올 수 있는 핵심 수요 시장 개척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만이나 미국과 같이 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소재·부품·장비까지 한 곳에서 육성하는 클러스트를 조성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인텔이나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선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1위는 몇 년 안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스템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보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균형 있게 키우는 부분은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낫다”고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만 한다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어떤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시황이나 상황을 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이 ‘10년 안에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목표를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삼성은 메모리도 하고 있어서 TSMC처럼 파운드리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며 “인력도 TSMC 파운드리의 3분의 1수준이다. 물리적 1위가 아닌 기술적 1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도 결국 관건은 고객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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