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친 넥슨 '던전 앤 파이터' 대표 이미지. (자료=넥슨) 중국 게임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실적 부진에 돌파구를 찾던 국내 게임사가 드디어 찾았다. 중국 판호다. '골드러시'를 방불케하는 게임사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이 예전과 같은 '금맥'이 아니라는 경계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외국산 게임에게 발급하는 외자판호를 공개했다. 판호 발급 명단에는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H5',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등을 포함해 국내 게임 5종이 포함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이날 주식시장에서 넥슨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의 주가가 두자릿수로 치솟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셈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넷마블 '제2의 나라' 등이 판호를 발급 받았다. 국내 게임사의 중국 시장 진출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중국 게임시장은 마르지 않는 샘물? 성공의 추억과 실패의 기록 중국 게임 시장은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다. 주요 게임사의 매출 대부분을 책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이다. 이 게임의 중국 인기에 힘입어 엠게임은 지난해 매출 734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05년 중국 시장에 선보인 '열혈강호 온라인'은 서비스 18년차인 지난해 상반기 현지에서 1800만달러(230억 규모) 규모의 연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넥슨도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던전 앤 파이터'가 PC온라인 플랫폼 핵심 캐시 카우다. 넥슨은 지난 2008년 텐센트 손을 잡고 '던전 앤 파이터'를 중국에 선보였다. 2018년과 2019년에 중국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중국 매출의 대부분은 '던전 앤 파이터'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넥슨의 연간 매출은 3조3946억원이며 이 중 중국 매출은 8147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24%를 차지했다. '던전 앤 파이터'의 장기 흥행 파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도 회사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한해 거둔 매출은 2조1798억원. 이 중 중국 매출은 73.4%인 1조6000억원이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흥행으로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게임사의 최근 잇따른 중국 진출이 호재로 인식되는 것은 이런 성공 신화 떄문이다. 다만 중국이 국내 게임사를 대상으로 지난 2017년부터 빗장을 건 뒤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뒤처진 탓에 현지에서도 흥행을 만들지 못했으나 지속적이고 압도적인 인적 자본 투입으로 달라졌다. 이제 중국의 개발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이상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만하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게임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대박을 냈던 사례를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브컬쳐 게임인 블루아카이브는 MMORPG 게임에 비해 높은 중국 흥행 가능성을 보유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원신과 같은 대작 게임과 직접적인 경쟁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았던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첫날 중국 앱스토어 순위에서도 40위에 그친 뒤 순위권 밖으로까지 밀렸다. 지난 20일 외자 판호를 발급 받으며 중국 진출의 문을 연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자료=넥슨게임즈) ■ 중국 진출 기대감은 부담이지만 …"대박 아니더라도 손해볼 것 없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와 현지 트렌드 파악이 중요한 시점이다. 중국에서 최근 성공한 게임은 MMORPG가 아닌 FPS 혹은 서브컬처 계열의 게임이다. 해당 장르에서 뛰어난 개발력을 갖춘 넥슨게임즈와 스마일게이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중국 내 강세인 서브컬쳐, FPS 장르에 강점을 가진 넥슨게임즈의 개발력 더욱 부각 받을 전망"이라며 "넥슨, 넷마블의 지속적인 판호 획득 케이스 고려 시 동사의 추가적인 판호 획득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판단해 기존작 및 신작에 대한 추가 판호 기대감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부담이지만 진출만 한다면 적어도 손해는 안 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진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은 현지 퍼블리셔가 감당하는 만큼 기존 빌드와 다른 서버 빌드 적용 개발 비용 일부만 투입하기에 크게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규모를 봤을 때 적은 매출 비중만으로도 한국에서 내는 성과를 웃돌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게임 산업 매출액은 20조9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계 시장에서의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7.6%다. 중국의 점유율은 20.4%로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의 규모를 자랑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사의 연속된 중국 진출이 과거와 달리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골드러시와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골드러시도 결국에는 금이 아니더라도 뭔가가 나오긴 했다"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부담이지만 분명히 게임사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사업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 시장은 노다지?…“제2의 ‘던파’·‘배그’ 이제는 힘들다”

넥슨게임즈·데브시스터즈, 외자 판호 발급 받으며 중국 진출 박차
게임업계, 판호 발급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경계 목소리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3.26 07:00 의견 0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친 넥슨 '던전 앤 파이터' 대표 이미지. (자료=넥슨)

중국 게임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실적 부진에 돌파구를 찾던 국내 게임사가 드디어 찾았다. 중국 판호다. '골드러시'를 방불케하는 게임사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이 예전과 같은 '금맥'이 아니라는 경계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외국산 게임에게 발급하는 외자판호를 공개했다. 판호 발급 명단에는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H5',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등을 포함해 국내 게임 5종이 포함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이날 주식시장에서 넥슨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의 주가가 두자릿수로 치솟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셈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넷마블 '제2의 나라' 등이 판호를 발급 받았다. 국내 게임사의 중국 시장 진출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중국 게임시장은 마르지 않는 샘물? 성공의 추억과 실패의 기록

중국 게임 시장은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다. 주요 게임사의 매출 대부분을 책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이다. 이 게임의 중국 인기에 힘입어 엠게임은 지난해 매출 734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05년 중국 시장에 선보인 '열혈강호 온라인'은 서비스 18년차인 지난해 상반기 현지에서 1800만달러(230억 규모) 규모의 연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넥슨도 중국에서 서비스하는 '던전 앤 파이터'가 PC온라인 플랫폼 핵심 캐시 카우다.

넥슨은 지난 2008년 텐센트 손을 잡고 '던전 앤 파이터'를 중국에 선보였다. 2018년과 2019년에 중국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중국 매출의 대부분은 '던전 앤 파이터'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넥슨의 연간 매출은 3조3946억원이며 이 중 중국 매출은 8147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24%를 차지했다. '던전 앤 파이터'의 장기 흥행 파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도 회사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한해 거둔 매출은 2조1798억원. 이 중 중국 매출은 73.4%인 1조6000억원이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흥행으로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게임사의 최근 잇따른 중국 진출이 호재로 인식되는 것은 이런 성공 신화 떄문이다. 다만 중국이 국내 게임사를 대상으로 지난 2017년부터 빗장을 건 뒤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뒤처진 탓에 현지에서도 흥행을 만들지 못했으나 지속적이고 압도적인 인적 자본 투입으로 달라졌다. 이제 중국의 개발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이상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만하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게임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대박을 냈던 사례를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브컬쳐 게임인 블루아카이브는 MMORPG 게임에 비해 높은 중국 흥행 가능성을 보유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원신과 같은 대작 게임과 직접적인 경쟁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았던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첫날 중국 앱스토어 순위에서도 40위에 그친 뒤 순위권 밖으로까지 밀렸다.

지난 20일 외자 판호를 발급 받으며 중국 진출의 문을 연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자료=넥슨게임즈)

■ 중국 진출 기대감은 부담이지만 …"대박 아니더라도 손해볼 것 없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와 현지 트렌드 파악이 중요한 시점이다. 중국에서 최근 성공한 게임은 MMORPG가 아닌 FPS 혹은 서브컬처 계열의 게임이다.

해당 장르에서 뛰어난 개발력을 갖춘 넥슨게임즈와 스마일게이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중국 내 강세인 서브컬쳐, FPS 장르에 강점을 가진 넥슨게임즈의 개발력 더욱 부각 받을 전망"이라며 "넥슨, 넷마블의 지속적인 판호 획득 케이스 고려 시 동사의 추가적인 판호 획득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판단해 기존작 및 신작에 대한 추가 판호 기대감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부담이지만 진출만 한다면 적어도 손해는 안 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진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은 현지 퍼블리셔가 감당하는 만큼 기존 빌드와 다른 서버 빌드 적용 개발 비용 일부만 투입하기에 크게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규모를 봤을 때 적은 매출 비중만으로도 한국에서 내는 성과를 웃돌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게임 산업 매출액은 20조9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계 시장에서의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7.6%다. 중국의 점유율은 20.4%로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의 규모를 자랑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사의 연속된 중국 진출이 과거와 달리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골드러시와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골드러시도 결국에는 금이 아니더라도 뭔가가 나오긴 했다"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부담이지만 분명히 게임사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사업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