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두가 아는 위인이지만, 업적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었다. 최민식은 장영실의 내면을 짐작하기 위해 로봇 박사의 다큐까지 섭렵했다. 그 결과 최민식은 그 어떤 개성 강한 인물보다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장영실을 스크린 위에 구현해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종과 장영실이라는 소재는 익숙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만나고, 또 의기투합하다 멀어지게 됐는지, 그 관계에 집중하며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최민식 또한 ‘천문’만의 차별화에 마음이 끌렸다. “대본을 읽어 보니 누구나 다 아는 업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그러한 어마무시한 일을 이뤄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더라. 사실 두 사람의 관계가 실록에 디테일하게 묘사된 건 없다. 그래서 더 해 볼만 하겠다고 여겼다. 다큐를 찍는 건 아니니까 재해석 또는 합리적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이 재밌었다” 장영실에 대한 기록들은 많지 않았다. 특히 성격에 대한 흔적은 전무했다. 그러나 최민식은 발명으로 백성의 삶을 바꾸겠다는, 다소 허황되지만 올곧은 꿈을 꾸는 장영실이라면 분명 아이 같은 천진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헌에는 장영실이 재주가 좋아 세종에게 발탁됐다는 기록 정도만 있다. 하지만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니까 의외의 도전도 하고, 하늘의 별을 즐겨본 것 아니겠나.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합의를 보고 시작했다” 인물의 속내를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다큐멘터리까지 참고했다. 강연을 하면서도 아이처럼 천진하게 로봇에 몰입하는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모습을 장영실에 녹여내며 생동감 넘치는 장영실을 탄생시켰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공지능, AI와 같은, 일반인은 잘 모르는 어려운 분야를 설명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그걸 너무 천진난만하고,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더라. 어디 한 곳에 미쳐 있는 사람은 그럴 것 같았다. 내 눈에는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그게 아닌 거다”  세종과의 관계를 그려나갈 때도 디테일한 감정들에 신경을 썼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서로를 인정하지만, 질투도 하는 평범한 듯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특히 애를 썼다. 그 덕에 두 사람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을 따라 관객들도 흥미진진하게 ‘천문’의 장영실을 지켜보게 된다. “세종 입장에서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뛰어난 걸 구사해오면 질투도 나고,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 상상을 해보자면 그런 것이다. 또 세종은 왕이니 천문 사업만 하는 건 아니다. 한글을 만든 분이시지 않나. 다른 쪽에 꽂히면 장영실을 멀리 할 수도 있다. 장영실은 거기에 서운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하는 만큼,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 최민식은 허진호 감독과 상대 배우 한석규 등 동료들과 상상력을 공유하며 함께 만드는 과정에 즐겁게 동참했다. “역사적 재해석을 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다만 이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준을 잡는 것부터가 중요하다. 많은 토론이 선행돼야 했다. 그런 과정이 재밌다. 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게 얼마나 재밌나” ②편으로 이어짐

[마주보기①] 최민식, 풍부한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장영실

최민식, 장영실의 '순수함' 강조한 이유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2.31 09:55 | 최종 수정 2019.12.31 09:58 의견 0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두가 아는 위인이지만, 업적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었다. 최민식은 장영실의 내면을 짐작하기 위해 로봇 박사의 다큐까지 섭렵했다. 그 결과 최민식은 그 어떤 개성 강한 인물보다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장영실을 스크린 위에 구현해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종과 장영실이라는 소재는 익숙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만나고, 또 의기투합하다 멀어지게 됐는지, 그 관계에 집중하며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최민식 또한 ‘천문’만의 차별화에 마음이 끌렸다.

“대본을 읽어 보니 누구나 다 아는 업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그러한 어마무시한 일을 이뤄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더라. 사실 두 사람의 관계가 실록에 디테일하게 묘사된 건 없다. 그래서 더 해 볼만 하겠다고 여겼다. 다큐를 찍는 건 아니니까 재해석 또는 합리적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이 재밌었다”

장영실에 대한 기록들은 많지 않았다. 특히 성격에 대한 흔적은 전무했다. 그러나 최민식은 발명으로 백성의 삶을 바꾸겠다는, 다소 허황되지만 올곧은 꿈을 꾸는 장영실이라면 분명 아이 같은 천진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헌에는 장영실이 재주가 좋아 세종에게 발탁됐다는 기록 정도만 있다. 하지만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니까 의외의 도전도 하고, 하늘의 별을 즐겨본 것 아니겠나.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합의를 보고 시작했다”

인물의 속내를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다큐멘터리까지 참고했다. 강연을 하면서도 아이처럼 천진하게 로봇에 몰입하는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모습을 장영실에 녹여내며 생동감 넘치는 장영실을 탄생시켰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공지능, AI와 같은, 일반인은 잘 모르는 어려운 분야를 설명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그걸 너무 천진난만하고,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더라. 어디 한 곳에 미쳐 있는 사람은 그럴 것 같았다. 내 눈에는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그게 아닌 거다” 

세종과의 관계를 그려나갈 때도 디테일한 감정들에 신경을 썼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서로를 인정하지만, 질투도 하는 평범한 듯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특히 애를 썼다. 그 덕에 두 사람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을 따라 관객들도 흥미진진하게 ‘천문’의 장영실을 지켜보게 된다.

“세종 입장에서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뛰어난 걸 구사해오면 질투도 나고,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 상상을 해보자면 그런 것이다. 또 세종은 왕이니 천문 사업만 하는 건 아니다. 한글을 만든 분이시지 않나. 다른 쪽에 꽂히면 장영실을 멀리 할 수도 있다. 장영실은 거기에 서운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하는 만큼,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 최민식은 허진호 감독과 상대 배우 한석규 등 동료들과 상상력을 공유하며 함께 만드는 과정에 즐겁게 동참했다.

“역사적 재해석을 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다만 이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준을 잡는 것부터가 중요하다. 많은 토론이 선행돼야 했다. 그런 과정이 재밌다. 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게 얼마나 재밌나”

②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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