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바이티드 제공 삼각지역에서 불과 얼마 떨이지지 않은 곳에는 한적한 주택가가 조성돼 있다. 큰길에서 골목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다 보면 조용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주택 개조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붉은 벽돌 주택을 카페로 뒤바꿈 시킨, 조금은 독특한 카페 인바이티드는 골목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이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새롭다. 주택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인바이티드는 카페 곳곳에 방으로 쓰이던 독립된 공간들이 있다. 60년 된 가정집에서 카페를 시작한 이건희 대표는 건물이 오래돼 리모델링이 어려운 대신 공간의 특성을 살려 인바이티드만의 차별화를 만들었다. “동네에서 5년을 살았는데 아무것도 없는 거리로 남는 게 아까웠다. 그래서 카페를 시작했다. 다만 카페 건물이 오래된 집이라 고민을 했다. 이전에는 가정집으로 사용하다 보니 유지, 보수도 잘 안 하셨더라. 그래서 그냥 많이 비워두려고 했다. 초대한 손님들이 공간을 채워줬으면 했다” 각 공간마다 콘셉트가 확실하다. 우선 벽 곳곳에 걸린 그림들이 눈에 띈다. 1층의 방 안에서는 한쪽 벽에서 끊임없이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와 어우러졌다. 영상은 20대 초반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인바이티드는 카페의 빈 곳들을 손님들의 작품으로 채워 넣으며 전시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었다. 사진=인바이티드 제공 “가정집이다 보니까 방이 나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걷어내면 집이 무너질 수도 있어서 나뉜 방의 콘셉트를 살리려고 했다. 1층의 방은 ‘컬러 룸’이라고 부른다. 직접 페인트칠을 하며 때마다 색을 바꾼다. ‘색, 향 소리가 서로 상응 하네’라는 슬로건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계속 변주를 하면서 채워 나가고 있다. 오브제가 바뀌면 방의 색이나 음악도 바뀐다. 이번에는 영상을 틀어두고 있지만, 전에는 도자기나 타자기를 전시하기도 했다. 스토리를 늘 바꾸는 것이다. 이곳을 찾은 분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얻기를 바랐다” 찾아올 때마다 카페의 콘셉트가 바뀌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인바이티드는 직접 로스팅을 하지 않고, 다른 로스터리 원두를 받아서 사용한다. 주기적으로 원두를 바꿔한 커피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 정보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며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도 한다. “전시를 통한 재미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커피다. 5개의 원두를 함께 쓰고 있다. 호주의 것을 소개해준 적도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원두 위주로 설명을 많이 드린다. 단골손님들이 많으셔서 자칫 이 공간이 지루해질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다. 늘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한다” 늘 새로운 커피를 경험하고,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시를 체험하는, ‘즐길 거리’가 다양한 카페인 셈이다. 주방 공간을 오픈해 커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게 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 중이다. 다만 테이블이 낮고, 긴 소파가 의자를 대신하고 있어 작업을 하거나 단체 손님들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인바이티드가 마련한 것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된 이 대표의 의도였다. 사진=인바이티드 제공 “주방을 오픈할 때 고민을 하기는 했다. 모든 과정이 그대로 보이는 만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늘 바리스타들이 하는 행동을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만드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컴퓨터 작업을 하시려는 분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 테이블 자체를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었다. 라운지처럼 오픈된 공간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즐기다 가시라는 뜻에서 그렇게 했다”  다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난한 공간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차별화를 선택했다. 그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믿었다. 커피의 맛은 기본으로 하되, 공간을 의도대로 꾸미며 인바이티드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다섯 발자국만 걸으면 다른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커피 하나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커피의 맛은 이제 기본이 돼 버렸다. 커피만 가지고 더 잘하려고 하는 것은 효과적이지가 않다. 나머지는 공간과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특별함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공간의 맛] 인바이티드, 눈·귀가 함께 즐거운 카페…편견 버리고 얻는 즐거움

커피·전시·음악이 함께하는 공간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2.31 14:43 | 최종 수정 2020.01.02 13:51 의견 0
사진=인바이티드 제공


삼각지역에서 불과 얼마 떨이지지 않은 곳에는 한적한 주택가가 조성돼 있다. 큰길에서 골목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다 보면 조용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주택 개조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붉은 벽돌 주택을 카페로 뒤바꿈 시킨, 조금은 독특한 카페 인바이티드는 골목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이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새롭다. 주택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인바이티드는 카페 곳곳에 방으로 쓰이던 독립된 공간들이 있다. 60년 된 가정집에서 카페를 시작한 이건희 대표는 건물이 오래돼 리모델링이 어려운 대신 공간의 특성을 살려 인바이티드만의 차별화를 만들었다.

“동네에서 5년을 살았는데 아무것도 없는 거리로 남는 게 아까웠다. 그래서 카페를 시작했다. 다만 카페 건물이 오래된 집이라 고민을 했다. 이전에는 가정집으로 사용하다 보니 유지, 보수도 잘 안 하셨더라. 그래서 그냥 많이 비워두려고 했다. 초대한 손님들이 공간을 채워줬으면 했다”

각 공간마다 콘셉트가 확실하다. 우선 벽 곳곳에 걸린 그림들이 눈에 띈다. 1층의 방 안에서는 한쪽 벽에서 끊임없이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와 어우러졌다. 영상은 20대 초반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인바이티드는 카페의 빈 곳들을 손님들의 작품으로 채워 넣으며 전시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었다.

사진=인바이티드 제공


“가정집이다 보니까 방이 나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걷어내면 집이 무너질 수도 있어서 나뉜 방의 콘셉트를 살리려고 했다. 1층의 방은 ‘컬러 룸’이라고 부른다. 직접 페인트칠을 하며 때마다 색을 바꾼다. ‘색, 향 소리가 서로 상응 하네’라는 슬로건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계속 변주를 하면서 채워 나가고 있다. 오브제가 바뀌면 방의 색이나 음악도 바뀐다. 이번에는 영상을 틀어두고 있지만, 전에는 도자기나 타자기를 전시하기도 했다. 스토리를 늘 바꾸는 것이다. 이곳을 찾은 분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얻기를 바랐다”

찾아올 때마다 카페의 콘셉트가 바뀌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인바이티드는 직접 로스팅을 하지 않고, 다른 로스터리 원두를 받아서 사용한다. 주기적으로 원두를 바꿔한 커피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 정보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며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도 한다.

“전시를 통한 재미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커피다. 5개의 원두를 함께 쓰고 있다. 호주의 것을 소개해준 적도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원두 위주로 설명을 많이 드린다. 단골손님들이 많으셔서 자칫 이 공간이 지루해질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다. 늘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한다”

늘 새로운 커피를 경험하고,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시를 체험하는, ‘즐길 거리’가 다양한 카페인 셈이다. 주방 공간을 오픈해 커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게 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 중이다. 다만 테이블이 낮고, 긴 소파가 의자를 대신하고 있어 작업을 하거나 단체 손님들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인바이티드가 마련한 것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된 이 대표의 의도였다.

사진=인바이티드 제공


“주방을 오픈할 때 고민을 하기는 했다. 모든 과정이 그대로 보이는 만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늘 바리스타들이 하는 행동을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만드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컴퓨터 작업을 하시려는 분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 테이블 자체를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었다. 라운지처럼 오픈된 공간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즐기다 가시라는 뜻에서 그렇게 했다” 

다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난한 공간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차별화를 선택했다. 그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믿었다. 커피의 맛은 기본으로 하되, 공간을 의도대로 꾸미며 인바이티드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다섯 발자국만 걸으면 다른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커피 하나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커피의 맛은 이제 기본이 돼 버렸다. 커피만 가지고 더 잘하려고 하는 것은 효과적이지가 않다. 나머지는 공간과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특별함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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