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제공 설채현, 강형욱 등 전문가의 진심 어린 조언부터 반려 동물과의 세계 여행까지, 동물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냐옹은 페이크다’는 비전문가보다 못한 시선으로 고양이를 다뤄내며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냐옹은 페이크다’가 지난 5일 첫 전파를 탔다. 집사도 모르는 고양이들의 속마음을 낱낱이 파헤치는 고양이 예능으로, 주인공 고양이 두 마리가 자신들의 시점에서 ‘고양이 살이’와 집사들에 대한 감상을 밝히며 진행된다. 내레이션을 통해 고양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성우로는 신동엽, 오정세가 캐스팅됐으며, 유선호와 펜타곤 우석은 고양이를 직접 키우며 성장하는 초보 집사로 나섰다. 독특한 콘셉트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관심의 시선을 받았다. 최근 다양한 동물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지만, 사연 소개나 정보 제공이 대다수다. ‘냐옹은 페이크다’는 상상력과 재미가 가미된, 예능에 방점이 찍힌 프로그램이라고 알려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종연 PD 또한 제작발표회 당시 집사들의 성장담을 통해 보여줄 드라마적 재미는 물론, 오정세와 신동엽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예고하며 색다른 재미를 자신했었다. 그러나 기대는 첫 회 만에 무너졌다. 재미에 대한 기대는 어디까지나 반려 동물에 대한 기본 상식이 보장됐을 때의 이야기다. 우선 고양이 봉달이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와 제작진 사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나비야 사랑해는 방송 직후, 공식 카페를 통해 제작진이 설명한 입양 조건과 제작발표회 이후 기사로 접한 방송의 방향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고양이가 입양자의 실제 집이 아닌, 프로그램을 위해 마련된 임시 거처에서 살게 된다는 것을 몰랐으며, 촬영 기간인 3개월이 끝나면 계약 작성자의 의지에 따라 입양과 파양이 결정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냐옹은 페이크다’ 제작진은 절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사과하며 “펜타곤의 우석이 연예인인 점을 고려해 만약 봉달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올 수 있는 심적 부담을 고려해 ‘제작진이 관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애정이 깊은 출연자들이 원할 경우 열려 있다’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고양이를 단순히 방송 아이템으로만 여겼기에 벌어진 일이라며 비난을 보냈다. 프로그램의 색깔을 채 보여주기도 전에 부정적 이미지부터 심게 됐다. 방송에 대한 진정성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첫회에서 보여준 시선으로는 갈 길이 멀다. 첫회에서 제작진은 고양이에 대한 무지한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그들은 품종묘인 껌이가 유기묘 봉달이를 ‘촌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며, 이에 유기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또한 길고양이에게 ‘냥아치’라는 단어를 붙이는 등 편견을 심화시키는 적절하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반려인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동물 프로그램도 진화하고 있다. 매주 사연을 전달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해주는 SBS 교양프로그램 ‘동물농장’만이 아닌, 전문가와 반려인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바람직한 자세를 고민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는 훌륭하다’ 등 다양한 동물 프로그램도 이어지고 있다. 반려 동물과 반려인들의 여행기를 담은 ‘개밥 주는 남자-개묘한 여행’이 방송되는 등 동물과 함께 하는 새로운 콘텐츠가 시청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반려인과 동물이 건강하게 공생하기 위한 성숙한 시각들을 다뤄낸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냐옹은 페이크다’는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한 셈이다. 첫 발부터 잘못 내디딘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첫 회에서 담은, 비전문가보다 못한 시각으로는 반등을 이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송 초점] 쏟아지는 동물 예능 속 ‘냐옹은 페이크다’의 후퇴한 시각

‘냐옹은 페이크다’, 입양 과정부터 첫회까지 총체적 난국

장수정 기자 승인 2020.01.07 14:48 | 최종 수정 2020.01.10 10:58 의견 0
사진=tvN 제공


설채현, 강형욱 등 전문가의 진심 어린 조언부터 반려 동물과의 세계 여행까지, 동물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냐옹은 페이크다’는 비전문가보다 못한 시선으로 고양이를 다뤄내며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냐옹은 페이크다’가 지난 5일 첫 전파를 탔다. 집사도 모르는 고양이들의 속마음을 낱낱이 파헤치는 고양이 예능으로, 주인공 고양이 두 마리가 자신들의 시점에서 ‘고양이 살이’와 집사들에 대한 감상을 밝히며 진행된다. 내레이션을 통해 고양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성우로는 신동엽, 오정세가 캐스팅됐으며, 유선호와 펜타곤 우석은 고양이를 직접 키우며 성장하는 초보 집사로 나섰다.

독특한 콘셉트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관심의 시선을 받았다. 최근 다양한 동물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지만, 사연 소개나 정보 제공이 대다수다. ‘냐옹은 페이크다’는 상상력과 재미가 가미된, 예능에 방점이 찍힌 프로그램이라고 알려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종연 PD 또한 제작발표회 당시 집사들의 성장담을 통해 보여줄 드라마적 재미는 물론, 오정세와 신동엽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예고하며 색다른 재미를 자신했었다.

그러나 기대는 첫 회 만에 무너졌다. 재미에 대한 기대는 어디까지나 반려 동물에 대한 기본 상식이 보장됐을 때의 이야기다. 우선 고양이 봉달이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와 제작진 사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나비야 사랑해는 방송 직후, 공식 카페를 통해 제작진이 설명한 입양 조건과 제작발표회 이후 기사로 접한 방송의 방향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고양이가 입양자의 실제 집이 아닌, 프로그램을 위해 마련된 임시 거처에서 살게 된다는 것을 몰랐으며, 촬영 기간인 3개월이 끝나면 계약 작성자의 의지에 따라 입양과 파양이 결정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냐옹은 페이크다’ 제작진은 절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사과하며 “펜타곤의 우석이 연예인인 점을 고려해 만약 봉달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올 수 있는 심적 부담을 고려해 ‘제작진이 관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애정이 깊은 출연자들이 원할 경우 열려 있다’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고양이를 단순히 방송 아이템으로만 여겼기에 벌어진 일이라며 비난을 보냈다. 프로그램의 색깔을 채 보여주기도 전에 부정적 이미지부터 심게 됐다.

방송에 대한 진정성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첫회에서 보여준 시선으로는 갈 길이 멀다. 첫회에서 제작진은 고양이에 대한 무지한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그들은 품종묘인 껌이가 유기묘 봉달이를 ‘촌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며, 이에 유기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또한 길고양이에게 ‘냥아치’라는 단어를 붙이는 등 편견을 심화시키는 적절하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반려인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동물 프로그램도 진화하고 있다. 매주 사연을 전달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해주는 SBS 교양프로그램 ‘동물농장’만이 아닌, 전문가와 반려인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바람직한 자세를 고민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는 훌륭하다’ 등 다양한 동물 프로그램도 이어지고 있다. 반려 동물과 반려인들의 여행기를 담은 ‘개밥 주는 남자-개묘한 여행’이 방송되는 등 동물과 함께 하는 새로운 콘텐츠가 시청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반려인과 동물이 건강하게 공생하기 위한 성숙한 시각들을 다뤄낸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냐옹은 페이크다’는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한 셈이다. 첫 발부터 잘못 내디딘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첫 회에서 담은, 비전문가보다 못한 시각으로는 반등을 이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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