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흥미롭다. 하지만 다소 억지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는 기존 할리우드 스릴러처럼 누군가를 죽이거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계획이 틀어지면서 역습을 당하는 식의 반전을 취하지는 않는다. 흡사 “네가 영화를 보고 있는 그곳, 거기는 현실이라고 생각해?”라고 되묻는 듯한 시간 넘게 끌고 간 이야기를 과감하게 뒤엎어 버린다.  아쉽게도 관객이 납득할 만큼 합리적인 복선은 없다. 그저 반전을 위한 반전일 수도.  (사진='세레니티' 스틸컷) 베이커(매튜매커너히)에게 정의는 그저 대형 참치다. 이름까지 붙여주며 잡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정의는 늘 베이커를 비켜간다. 흡사 영화의 전개가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복선 하는 듯. 그 정의를 파괴라도 하듯 어느 날 문득, 작은 섬 마을과는 어울리게 화려한 카렌(앤헤서웨이)이 베이커를 찾아온다.  정의를 잡기 위해 손님도 마다하던 베이커는 이제 배의 연료조차 살 수 없는 신세다. 그토록 몰두하던 대형 참치 포획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꿈처럼 아슬아슬한 순간 찾아 온 첫 사랑이자, 가난한 자신을 떠난 전처다. 카렌의 등장과 함께 영화 속 ‘정의’는 산산이 부서지고, 베이커 앞에는 거액의 돈과 키우지 못한 아들에 대한 연민이 남는다.  큰돈이 유혹이 된다는 것을 동료는 알았을까? 듀크(디몬하운수)는 하루하루 아들의 학비 걱정을 하며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본능적으로 범죄를 눈치 챈다. 자신이 함께 있어야 베이커가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정의를 지키려하지만 돌아온 것은 모욕 뿐.    (사진='세레니티' 스틸컷) 재력가지만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프랭크(제이슨클락)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생각한 순간 베이커가 떠올랐을까. 카렌은 집요하게 베이커의 배에 찾아와 프랭크와 낚시 휴가를 권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소식통이 되는 작은 섬마을에서 대형 참치 정의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이커의 일상은 무료했다. 마을에 카렌에 대한 소식이 퍼진 것 또한 순식간이다. 베이커만큼이나 무료한 마을 사람들.  이 섬마을에서 베이커가 지긋지긋한 권태를 털어 놓을 사람은 간간이 섹스를 위해 만나는 콘스탄스(다이안레인) 뿐이다. 사랑 없는 섹스일지언정 베이커를 섬마을에서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인물이다.   짙고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섬. 그 위에 하얀 백조처럼 낚싯배 하나가 떠 있다. 아름답다. 매튜매커너히와 앤해서웨이의 재회로부터 관객의 기대를 모은 영화 ‘세레니티’다. 26일 개봉.

[영화 ◀◀되감기] 푸른 바다 눈요기, 반전은 글쎄 ‘세레니티’

평온한 섬에서의 일상과 전처의 위험한 제안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3.27 10:48 | 최종 수정 2020.03.27 10:56 의견 0

반전은 흥미롭다. 하지만 다소 억지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는 기존 할리우드 스릴러처럼 누군가를 죽이거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계획이 틀어지면서 역습을 당하는 식의 반전을 취하지는 않는다. 흡사 “네가 영화를 보고 있는 그곳, 거기는 현실이라고 생각해?”라고 되묻는 듯한 시간 넘게 끌고 간 이야기를 과감하게 뒤엎어 버린다. 

아쉽게도 관객이 납득할 만큼 합리적인 복선은 없다. 그저 반전을 위한 반전일 수도. 

(사진='세레니티' 스틸컷)

베이커(매튜매커너히)에게 정의는 그저 대형 참치다. 이름까지 붙여주며 잡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정의는 늘 베이커를 비켜간다. 흡사 영화의 전개가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복선 하는 듯. 그 정의를 파괴라도 하듯 어느 날 문득, 작은 섬 마을과는 어울리게 화려한 카렌(앤헤서웨이)이 베이커를 찾아온다. 

정의를 잡기 위해 손님도 마다하던 베이커는 이제 배의 연료조차 살 수 없는 신세다. 그토록 몰두하던 대형 참치 포획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꿈처럼 아슬아슬한 순간 찾아 온 첫 사랑이자, 가난한 자신을 떠난 전처다. 카렌의 등장과 함께 영화 속 ‘정의’는 산산이 부서지고, 베이커 앞에는 거액의 돈과 키우지 못한 아들에 대한 연민이 남는다. 

큰돈이 유혹이 된다는 것을 동료는 알았을까? 듀크(디몬하운수)는 하루하루 아들의 학비 걱정을 하며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본능적으로 범죄를 눈치 챈다. 자신이 함께 있어야 베이커가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정의를 지키려하지만 돌아온 것은 모욕 뿐.   

(사진='세레니티' 스틸컷)

재력가지만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프랭크(제이슨클락)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생각한 순간 베이커가 떠올랐을까. 카렌은 집요하게 베이커의 배에 찾아와 프랭크와 낚시 휴가를 권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소식통이 되는 작은 섬마을에서 대형 참치 정의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이커의 일상은 무료했다. 마을에 카렌에 대한 소식이 퍼진 것 또한 순식간이다. 베이커만큼이나 무료한 마을 사람들. 

이 섬마을에서 베이커가 지긋지긋한 권태를 털어 놓을 사람은 간간이 섹스를 위해 만나는 콘스탄스(다이안레인) 뿐이다. 사랑 없는 섹스일지언정 베이커를 섬마을에서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인물이다.  

짙고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섬. 그 위에 하얀 백조처럼 낚싯배 하나가 떠 있다. 아름답다. 매튜매커너히와 앤해서웨이의 재회로부터 관객의 기대를 모은 영화 ‘세레니티’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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