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기다리는 거 싫지 않나. 좀 빨리 보여주고 싶고, 6화도 너무 짧은 느낌이 있어서 8화 이상 됐으면 좋겠다” 김은희 작가도 한국 사람이었다. ‘킹덤’ 시리즈 팬이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 ‘빨리 다음 시즌 보고 싶다’ ‘6화는 너무 짧은 거 아닌가?’라는 불만을 작가도 갖고 있었다.  ‘킹덤’ 시즌2가 지난 13일 공개된 후 20일 김은희 작가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인터뷰조차 화상으로 대체했지만 작가다운 말솜씨 덕에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김 작가의 머릿속에는 이미 시즌3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 듯, 다음 편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이거 말해도 되나?”라고 머리를 잡으면서도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한국판 ‘워킹데드’라는 찬사에 “가문의 영광”이라고 눙치는 김 작가는 “(인기가)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실감이 안 난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떨리고, 남의 얘기 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같은 찬사는 시즌3로 가는 길을 더 재촉한다.   (사진=넷플릭스) ■ “시즌3에서는 한(恨)에 대한 이야기 하고 싶다” 작가는 시즌1을 통해 배고픔을, 시즌2를 통해 피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서는 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단다.  “우리 좀비가 빠른 이유는 배고픔 때문이다. 배가 고픈 많은 이들이 있고 먹을 게 하나 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겠나? 최대한 빨리 달려가서 먹어야하기 때문에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좀비가 되어서까지 배고픈 이들, 그 당시에 가장 하층민들이 갖는 아픔이 무엇일까? 그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김 작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만큼 제작비를 감안해 매 시즌 6회 차 밖에 선보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한참 털어 놓는다. ‘킹덤’ 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우리 돈 30억 원이다. 국내 제작환경에 비추어볼 때 적지 않은 돈이지만 ‘킹덤’ 시리즈의 스케일과 막대한 양의 컴퓨터그래픽을 떠올려보면 제작진 입장에서는 또 빠듯한 금액이지 않겠는가.  “회 차가 짧아서 많이 버린 이야기들이 있다. 예를 들면 시즌1에서 정체를 숨겨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영신(김성규) 역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이다. 시즌2에서 영신과 관련한 비하인드를 많이 풀어보려고 했는데 많이 잘라냈다. 시즌3에서는 창과 영신을 중심으로 민초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겠다. 기존 인물들에 대한 비하인드와 새로운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시즌2 마지막 장면을 미루어보아 시즌3이 제작된다면 배경은 북쪽이 될 공산이 크다. 시즌2에서 생사초를 퍼트리고 있는 사람이 북쪽 사람이었으며, 그가 단 한 장면으로 시청자를 압도한 전지현이었다. 다음 시즌에서 전지현의 활약을 예고하는 바이기도 했다.  “전지현은 액션을 무용하는 것처럼 예쁘게 하는 배우다.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현대적인 이미지의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을 황량한 흙바닥 혹은 산 같은 곳에 데려다 놨을 때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다. 다행히 전지현 배우도 ‘킹덤’을 재미있게 봤다고 의견을 전달해줘서 시즌3이 성사되면 함께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좀비를 통해 바라본 세상, 김은희는 무엇을 원하나? “우리는 모두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킹덤’의 배경이 되는 조선시대의 계급은 견고하다.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평등이 재난 앞에서는 가능해진다. 시즌2에서 왕의 옥좌가 무너지게 그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현대 사회는 조선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팽배해 있다. 기득권이 특권의식을 좀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킹덤’ 시리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애초 좀비가 창궐하는 지역이 한양에서 가장 먼 동래(부산)라는 점에 의문부호가 찍힐 것이다. 이것 또한 김은희 작가의 은유다.  “잘못된 정치가 민초들을 얼마나 괴롭히는 지 알려주고 싶었다. 당시 동래는 한양에서 가장 먼 곳이다. 궁궐 안에서 잘못된 정치를 함으로써 가장 밑바닥, 가장 먼 곳의 백성들로부터 배고픔과 한이 생겨난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조학주(류승용)와 중전(김혜준)은 많이 다른 캐릭터다. 조학주가 권력을 잡기 위해서 상대가 세자라도 전진을 불사하는 인물이라고 하면 중전은 맹목적인 악역이다. 이 또한 결국 권력을 잡고, 썩은 권력으로 인해 백성들을 괴롭히는 인물들의 한계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중전은 어리다. 아버지와 오빠가 없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숨길 수 있는 힘 자체가 아버지와 오빠였다. 두 사람이 죽고 나서 그저 들끓기만 한 야망을 영리하게 쟁취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이 아닌 것이다. 한계가 있는 계략, 맹목적인 야망을 가진 권력가를 그리고자 했다. 그래서 중전은 어려야 했다” 결국 김 작가는 세자 이창(주지훈)의 성장과 평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창 주변 사람들조차도 세자 이창을 따른 것이 아닌, 옳은 길을 가는 이창을 따른 것일 터. 누구나, 언제든 목적이 다르면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단다.  그렇다면 김 작가는 왜 이 좋은 작품을 국내 자본이 아닌 해외 자본에 의지해 세상에 내놨을까.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시리즈를 본 사람을 알 수 있다시피 목이 잘리고, 피가 낭자한 장면이 많다. 과연 이런 것을 우리 방송사 어디에서 소화할 수 있을까 오래 고민하다가 넷플릭스에 제안하게 됐다. 다행히 넷플릭스 측에서 흔쾌히 해보자고 해서 세상에 내놓게 된 작품이다”

[마주보기] ‘킹덤2’ 김은희 작가 “시즌3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시즌2 반응 좋아야 시즌3 제작 논의, 회차 늘리고 싶어”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3.27 14:45 의견 0

“너무 오래 기다리는 거 싫지 않나. 좀 빨리 보여주고 싶고, 6화도 너무 짧은 느낌이 있어서 8화 이상 됐으면 좋겠다”

김은희 작가도 한국 사람이었다. ‘킹덤’ 시리즈 팬이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 ‘빨리 다음 시즌 보고 싶다’ ‘6화는 너무 짧은 거 아닌가?’라는 불만을 작가도 갖고 있었다. 

‘킹덤’ 시즌2가 지난 13일 공개된 후 20일 김은희 작가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인터뷰조차 화상으로 대체했지만 작가다운 말솜씨 덕에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김 작가의 머릿속에는 이미 시즌3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 듯, 다음 편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이거 말해도 되나?”라고 머리를 잡으면서도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한국판 ‘워킹데드’라는 찬사에 “가문의 영광”이라고 눙치는 김 작가는 “(인기가)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실감이 안 난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떨리고, 남의 얘기 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같은 찬사는 시즌3로 가는 길을 더 재촉한다.

 

(사진=넷플릭스)

■ “시즌3에서는 한(恨)에 대한 이야기 하고 싶다”

작가는 시즌1을 통해 배고픔을, 시즌2를 통해 피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서는 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단다. 

“우리 좀비가 빠른 이유는 배고픔 때문이다. 배가 고픈 많은 이들이 있고 먹을 게 하나 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겠나? 최대한 빨리 달려가서 먹어야하기 때문에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좀비가 되어서까지 배고픈 이들, 그 당시에 가장 하층민들이 갖는 아픔이 무엇일까? 그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김 작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만큼 제작비를 감안해 매 시즌 6회 차 밖에 선보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한참 털어 놓는다. ‘킹덤’ 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우리 돈 30억 원이다. 국내 제작환경에 비추어볼 때 적지 않은 돈이지만 ‘킹덤’ 시리즈의 스케일과 막대한 양의 컴퓨터그래픽을 떠올려보면 제작진 입장에서는 또 빠듯한 금액이지 않겠는가. 

“회 차가 짧아서 많이 버린 이야기들이 있다. 예를 들면 시즌1에서 정체를 숨겨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영신(김성규) 역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이다. 시즌2에서 영신과 관련한 비하인드를 많이 풀어보려고 했는데 많이 잘라냈다. 시즌3에서는 창과 영신을 중심으로 민초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겠다. 기존 인물들에 대한 비하인드와 새로운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시즌2 마지막 장면을 미루어보아 시즌3이 제작된다면 배경은 북쪽이 될 공산이 크다. 시즌2에서 생사초를 퍼트리고 있는 사람이 북쪽 사람이었으며, 그가 단 한 장면으로 시청자를 압도한 전지현이었다. 다음 시즌에서 전지현의 활약을 예고하는 바이기도 했다. 

“전지현은 액션을 무용하는 것처럼 예쁘게 하는 배우다.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현대적인 이미지의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을 황량한 흙바닥 혹은 산 같은 곳에 데려다 놨을 때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다. 다행히 전지현 배우도 ‘킹덤’을 재미있게 봤다고 의견을 전달해줘서 시즌3이 성사되면 함께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좀비를 통해 바라본 세상, 김은희는 무엇을 원하나?

“우리는 모두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킹덤’의 배경이 되는 조선시대의 계급은 견고하다.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평등이 재난 앞에서는 가능해진다. 시즌2에서 왕의 옥좌가 무너지게 그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현대 사회는 조선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팽배해 있다. 기득권이 특권의식을 좀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킹덤’ 시리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애초 좀비가 창궐하는 지역이 한양에서 가장 먼 동래(부산)라는 점에 의문부호가 찍힐 것이다. 이것 또한 김은희 작가의 은유다. 

“잘못된 정치가 민초들을 얼마나 괴롭히는 지 알려주고 싶었다. 당시 동래는 한양에서 가장 먼 곳이다. 궁궐 안에서 잘못된 정치를 함으로써 가장 밑바닥, 가장 먼 곳의 백성들로부터 배고픔과 한이 생겨난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조학주(류승용)와 중전(김혜준)은 많이 다른 캐릭터다. 조학주가 권력을 잡기 위해서 상대가 세자라도 전진을 불사하는 인물이라고 하면 중전은 맹목적인 악역이다. 이 또한 결국 권력을 잡고, 썩은 권력으로 인해 백성들을 괴롭히는 인물들의 한계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중전은 어리다. 아버지와 오빠가 없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숨길 수 있는 힘 자체가 아버지와 오빠였다. 두 사람이 죽고 나서 그저 들끓기만 한 야망을 영리하게 쟁취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이 아닌 것이다. 한계가 있는 계략, 맹목적인 야망을 가진 권력가를 그리고자 했다. 그래서 중전은 어려야 했다”

결국 김 작가는 세자 이창(주지훈)의 성장과 평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창 주변 사람들조차도 세자 이창을 따른 것이 아닌, 옳은 길을 가는 이창을 따른 것일 터. 누구나, 언제든 목적이 다르면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단다. 

그렇다면 김 작가는 왜 이 좋은 작품을 국내 자본이 아닌 해외 자본에 의지해 세상에 내놨을까.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시리즈를 본 사람을 알 수 있다시피 목이 잘리고, 피가 낭자한 장면이 많다. 과연 이런 것을 우리 방송사 어디에서 소화할 수 있을까 오래 고민하다가 넷플릭스에 제안하게 됐다. 다행히 넷플릭스 측에서 흔쾌히 해보자고 해서 세상에 내놓게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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