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국내에서 많이 다루는 16부작 미니시리즈드라마에서 4회 차를 넘긴 다는 것은 인물에 대한 설명과 캐릭터 구축, 인물 관계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것을 의미한다. 서론을 마치고 본론을 향해가는 4회까지를 보면 향후 드라마가 흘러갈 방향과 제작진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시청률 수치 또한 4회 차 시청률을 보면 16회 차까지의 대략 시청률도 짐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작품의 성공 여부도 어느 정도 점쳐지는 4회를 본 후 드라마를 논한다. -편집자주- tvN 수목드라마 ‘오마이베이비’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를 그저 한심한 칠푼이 정도로 다루고 있다. 39세 장하리(장나라)는 결혼을 못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했다. 호시탐탐 결혼할 남자를 물색하다가 한이상(고준)에게 작업을 걸었다. 기어코 “심심하면 개나 키우라”는 말을 듣고서야 물러나는 여자다. 주위 남자들이라면 모태친구 윤재영(박병은)부터 까마득히 어린 후배 최강으뜸(정건주)까지 그저 임신을 위한 수컷으로서 가능성을 샅샅이 관찰한다. 불편하다. 39세 미혼 여성을 결혼에 환장한 암컷쯤으로 그린 이 드라마는 첫 회부터 불편했다. 대놓고 생식능력을 논하는 이 드라마가 그저 극 초반 장하리 캐릭터를 과장되게 소개했기를 바라면서 지켜본 2, 3 4회는 급기야 한숨을 유발한다.   극중 장하리는 경력 꽉 채운 잡지사 기자다. 커리어우먼으로 충분히 당당할 수 있고, 실력을 펼칠 만한 장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출산에 목메느라 일도 망친다. 불법 정자 기증을 받으려고 하다가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고, 이를 알게 된 맘카페 회원들이 무더기로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더 불편한 것은 이런 장하리가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저 결혼과 출산을 위해 분투할 때마다 사고로 이어지지만 일이 알려지고,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 때면 그저 쭈뼛거리기만 할 뿐이다.  좌충우돌하는 장하리가 한이상은 귀엽다. 혹은 안타깝다. 그래서 보호본능이 자극된 모양이다. 4회 차에 접어들면서 장하리와 한이상의 관계가 야릇해졌다.  극중 장나라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어떤 남자가 더 좋을 지 세 사람을 두고 홀로 저울질 하고 있다. (사진=tvN) 한이상이야 장하리가 귀엽고 안타까울지 몰라도 시청자는 내심 불편하다. 주위를 둘러봐도 40세 넘은 미혼 여성은 흔하다. 일이 좋아서 혹은 여성에게 불평등한 결혼이 싫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보다 홀로의 삶을 욜로하고 있는 이들이 흔하디흔한 이 시대에 ‘오마이베이비’는 엇박자를 맞췄다.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오마이베이비’ 제작진은 이 만한 혹평을 예상하고도 장나라를 ‘명랑소녀 성공기’로 회기 시키려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그야말로 장나라 원맨쇼인 ‘오마이베이비’는 2002년, 장나라 20대 초반 당시, 오롯이 캐릭터 하나로 히트 친 ‘명랑소녀 성공기’에 기댄 듯 보인다.  여성을 대단한 커리어우먼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난 뿔이 아니다. 여성을 오롯이 생식 능력의 나이로 바라본 ‘오마이베이비’가 아쉬울 뿐이다. 비혼 혹은 만혼 세태를 좀 더 현실감 있고, 공감가게 다루면서도 장나라를 그럴 듯한 캐릭터로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저 장나라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만을 소비하며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오마이베이비’가 그리고 장하리가 부디 회를 좀 더 거듭하면서는 현실감각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4회를 보고] ‘오마이베이비’의 미혼여성폄훼, 장나라는 더 이상 명랑소녀가 아니다

‘오마이베이비’가 여성을 다루는 방식

김현중 기자 승인 2020.05.27 08:20 의견 2

통상 국내에서 많이 다루는 16부작 미니시리즈드라마에서 4회 차를 넘긴 다는 것은 인물에 대한 설명과 캐릭터 구축, 인물 관계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것을 의미한다. 서론을 마치고 본론을 향해가는 4회까지를 보면 향후 드라마가 흘러갈 방향과 제작진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시청률 수치 또한 4회 차 시청률을 보면 16회 차까지의 대략 시청률도 짐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작품의 성공 여부도 어느 정도 점쳐지는 4회를 본 후 드라마를 논한다. -편집자주-

tvN 수목드라마 ‘오마이베이비’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를 그저 한심한 칠푼이 정도로 다루고 있다. 39세 장하리(장나라)는 결혼을 못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했다. 호시탐탐 결혼할 남자를 물색하다가 한이상(고준)에게 작업을 걸었다. 기어코 “심심하면 개나 키우라”는 말을 듣고서야 물러나는 여자다. 주위 남자들이라면 모태친구 윤재영(박병은)부터 까마득히 어린 후배 최강으뜸(정건주)까지 그저 임신을 위한 수컷으로서 가능성을 샅샅이 관찰한다.

불편하다. 39세 미혼 여성을 결혼에 환장한 암컷쯤으로 그린 이 드라마는 첫 회부터 불편했다. 대놓고 생식능력을 논하는 이 드라마가 그저 극 초반 장하리 캐릭터를 과장되게 소개했기를 바라면서 지켜본 2, 3 4회는 급기야 한숨을 유발한다.  

극중 장하리는 경력 꽉 채운 잡지사 기자다. 커리어우먼으로 충분히 당당할 수 있고, 실력을 펼칠 만한 장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출산에 목메느라 일도 망친다. 불법 정자 기증을 받으려고 하다가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고, 이를 알게 된 맘카페 회원들이 무더기로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더 불편한 것은 이런 장하리가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저 결혼과 출산을 위해 분투할 때마다 사고로 이어지지만 일이 알려지고,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 때면 그저 쭈뼛거리기만 할 뿐이다. 

좌충우돌하는 장하리가 한이상은 귀엽다. 혹은 안타깝다. 그래서 보호본능이 자극된 모양이다. 4회 차에 접어들면서 장하리와 한이상의 관계가 야릇해졌다. 

극중 장나라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어떤 남자가 더 좋을 지 세 사람을 두고 홀로 저울질 하고 있다. (사진=tvN)


한이상이야 장하리가 귀엽고 안타까울지 몰라도 시청자는 내심 불편하다. 주위를 둘러봐도 40세 넘은 미혼 여성은 흔하다. 일이 좋아서 혹은 여성에게 불평등한 결혼이 싫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보다 홀로의 삶을 욜로하고 있는 이들이 흔하디흔한 이 시대에 ‘오마이베이비’는 엇박자를 맞췄다.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오마이베이비’ 제작진은 이 만한 혹평을 예상하고도 장나라를 ‘명랑소녀 성공기’로 회기 시키려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그야말로 장나라 원맨쇼인 ‘오마이베이비’는 2002년, 장나라 20대 초반 당시, 오롯이 캐릭터 하나로 히트 친 ‘명랑소녀 성공기’에 기댄 듯 보인다. 

여성을 대단한 커리어우먼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난 뿔이 아니다. 여성을 오롯이 생식 능력의 나이로 바라본 ‘오마이베이비’가 아쉬울 뿐이다. 비혼 혹은 만혼 세태를 좀 더 현실감 있고, 공감가게 다루면서도 장나라를 그럴 듯한 캐릭터로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저 장나라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만을 소비하며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오마이베이비’가 그리고 장하리가 부디 회를 좀 더 거듭하면서는 현실감각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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