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는 제약사들의 공공연한 비밀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병·의원 영업사원들이 도움을 주는 척 의사 컴퓨터에 접근해 처방 통계데이터를 불법으로 빼낸 혐의를 받는 대웅제약이 첫 번째 주인공이다. 두 번째는 발암물질 이슈로 판매 중지된 당뇨약과 동일한 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하나제약이다.  두 곳 모두 아직 불법 행위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도덕적 관점으로 볼 때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환자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제약사에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만 해도 신뢰성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지누스’가 개발한 삭감방지프로그램을 이용해 병·의원 의사 컴퓨터에 접근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 청구를 하기 전 미리 데이터베이스 심사를 할 수 있어 삭감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들은 프로그램에 익숙치 않은 의사들을 위해 직접 사용을 도와주겠다는 핑계로 의사 컴퓨터 앞에 앉는 데 성공했다. 그 후 환자 처방 데이터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누스’가 개발한 삭감방지프로그램을 이용해 병·의원 의사 컴퓨터에 접근했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그렇게 습득한 정보는 회사 내부에서 마케팅과 영업 등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모바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웅제약 직원의 폭로 글이 게시되면서 부터다. 그는 회사에서 이 같은 정보 유출을 회사에서 지시하고 있다며, 양심적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빼낸 통계자료에는 의약품 처방 기록뿐만 아니라 환자 개인정보 등도 포함됐을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치사한 방법을 썼다고 치부하고 말기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들이 아직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은 불법 수집한 데이터를 회사 내부에서만 돌려 봤기 때문이다. 해당 정보를 다른 곳에 유출한 정황이 없어 적극적인 처벌이 이뤄지기엔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의사들 사이에선 대웅제약 제품 불매 운동을 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제약 메트포르민 제제 뉴메트정 식약처 정보. 위탁제조업체가 진양제약으로 표기되어 있다.(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이처럼 대웅제약은 환자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줬다면, 하나제약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를 야기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들이 현재도 활발히 판매 중인 뉴메트정은 진양제약 그린페지정과 같은 원료로 만들어진 당뇨약이다. 특히 하나제약은 해당 약품 제조 공정까지 진양제약에 위탁해 사실상 두 약품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복제약 생산은 제약업계에서 흔하게 이뤄지는 일이지만 이번 경우엔 잡음이 일고 있다. 진양제약의 약품은 판매중지 처분을 당했지만 하나제약 제품엔 아무런 조치도 내려지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판매 중인 다수의 메트포르민 제제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DMA가 초과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관련 약물들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 처분을 내렸는데 그 중에 진양제약의 그린페지정이 포함됐다. 식약처는 하나제약 약품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NDMA가 검출되지 않아 판매 중지를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료도 같고 공정 과정까지 동일한 진양제약 제품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메트포르민 제제의 경우 이미 너무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식약처 조사 외에도 제약사 자체적인 조사가 동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 등의 조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제약은 관련 조사와 입장 발표 계획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에서 별다른 조치가 내려오지 않았어도 자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애쓰는 제약사인 만큼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유해물질 검사를 진행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인애의 뒷담화] 대웅제약·하나제약 영업 수완 뒤 민낯

처방 데이터 불법 수집 ‘대웅제약’
발암물질 검출 가능성 높은 약물, 검사 없이 그냥 판매 ‘하나제약’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6.25 14:25 의견 0

여전히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는 제약사들의 공공연한 비밀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병·의원 영업사원들이 도움을 주는 척 의사 컴퓨터에 접근해 처방 통계데이터를 불법으로 빼낸 혐의를 받는 대웅제약이 첫 번째 주인공이다. 두 번째는 발암물질 이슈로 판매 중지된 당뇨약과 동일한 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하나제약이다. 

두 곳 모두 아직 불법 행위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도덕적 관점으로 볼 때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환자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제약사에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만 해도 신뢰성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지누스’가 개발한 삭감방지프로그램을 이용해 병·의원 의사 컴퓨터에 접근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 청구를 하기 전 미리 데이터베이스 심사를 할 수 있어 삭감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들은 프로그램에 익숙치 않은 의사들을 위해 직접 사용을 도와주겠다는 핑계로 의사 컴퓨터 앞에 앉는 데 성공했다. 그 후 환자 처방 데이터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누스’가 개발한 삭감방지프로그램을 이용해 병·의원 의사 컴퓨터에 접근했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그렇게 습득한 정보는 회사 내부에서 마케팅과 영업 등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모바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웅제약 직원의 폭로 글이 게시되면서 부터다. 그는 회사에서 이 같은 정보 유출을 회사에서 지시하고 있다며, 양심적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빼낸 통계자료에는 의약품 처방 기록뿐만 아니라 환자 개인정보 등도 포함됐을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치사한 방법을 썼다고 치부하고 말기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들이 아직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은 불법 수집한 데이터를 회사 내부에서만 돌려 봤기 때문이다. 해당 정보를 다른 곳에 유출한 정황이 없어 적극적인 처벌이 이뤄지기엔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의사들 사이에선 대웅제약 제품 불매 운동을 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제약 메트포르민 제제 뉴메트정 식약처 정보. 위탁제조업체가 진양제약으로 표기되어 있다.(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이처럼 대웅제약은 환자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줬다면, 하나제약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를 야기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들이 현재도 활발히 판매 중인 뉴메트정은 진양제약 그린페지정과 같은 원료로 만들어진 당뇨약이다. 특히 하나제약은 해당 약품 제조 공정까지 진양제약에 위탁해 사실상 두 약품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복제약 생산은 제약업계에서 흔하게 이뤄지는 일이지만 이번 경우엔 잡음이 일고 있다. 진양제약의 약품은 판매중지 처분을 당했지만 하나제약 제품엔 아무런 조치도 내려지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판매 중인 다수의 메트포르민 제제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DMA가 초과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관련 약물들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 처분을 내렸는데 그 중에 진양제약의 그린페지정이 포함됐다.

식약처는 하나제약 약품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NDMA가 검출되지 않아 판매 중지를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료도 같고 공정 과정까지 동일한 진양제약 제품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메트포르민 제제의 경우 이미 너무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식약처 조사 외에도 제약사 자체적인 조사가 동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 등의 조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제약은 관련 조사와 입장 발표 계획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에서 별다른 조치가 내려오지 않았어도 자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애쓰는 제약사인 만큼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유해물질 검사를 진행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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