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가맹점주가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자료=청와대 국민청원) 국내 화장품업계 터줏대감 아모레퍼시픽이 삼성과도 혼맥을 형성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가맹점 사업자들은 그렇지 못 한 모습이다. 내부에 숨겨뒀던 그들의 눈물이 점점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다. 화장품업계 내 잡음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대략 지난 2013년부터다. 이전에는 다른 업계에 비해 별다른 논란 없이 잠잠한 편이었으나, 그러는 동안 내부 사정은 곪을 대로 곪았다. 특히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들이 본사 횡포에 허리가 휜다며 고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들의 민낯이 처음 드러난 건 지난 2013년 아모레 본사 직원의 욕설 파일이 공개되면서부터다. 대화 상대는 다름 아닌 가맹점 점주였다. 본사 영업팀장이 가맹점주를 술자리에 불러내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며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50분 분량의 녹음파일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아모레퍼시픽 갑질의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사건은 현재 상황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모레의 갑질 능력은 몇 년 새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들의 과거 갑질은 폭언 정도로 끝났다면, 현재는 가맹점주의 영업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아리따움 매장이 폐업 정리를 이어가고 있다(사진=뷰어스DB) 현재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제품을 올리브영이나 쿠팡 등에 입점하며 오프라인 가맹점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전국 아리따움 매장을 대거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사에서 경영하는 직영점의 경우 따로 점주 피해는 없지만, 직영점이 아닌 일반 가맹점의 경우는 다르다. 일반 소상공인이라고 볼 수 있는 점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본사는 공식 쇼핑몰을 통해 제품들을 상시 할인해 내놓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물론 수익률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는 게 기업 경영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그 피해를 점주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자신을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라고 소개한 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전국의 이니스프리 매장을 없애주세요’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청원이다.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을 없애달라는 게 이해가 안 갈 수 있으나, 청원 글을 읽어 보면 쉽게 이해가 됐다. 본사에서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이니스프리 제품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면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특히 온라인 전용 상품이라는 것까지 제작해 아예 온라인으로만 고객을 유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같은 본사 정책에 따라 오프라인 이니스프리 매장들은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해당 청원인은 하루 매출이 10만원에 불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마저도 순수익은 아니다. 이들은 본사계약 기간과 임대 기간이 남아 있어 마음대로 폐업도 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청원인은 점주 변심이나 개인 사유가 아닌, 본사 정책 때문에 가맹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가맹비를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 1,200명 가량이 동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장녀의 약혼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 기사가 수없이 쏟아졌고,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 점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우려된다. 보광그룹 장남과 약혼을 한 아모레 서경배 회장 장녀는 보유 자산만 약 1,4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30세 이하 주식부자 1위로 꼽혔다.  하루 10만원 벌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모레 가맹점 점주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용기 낸 이니스프리 가맹점주의 청원글에 ‘동의’를 클릭하는 것뿐인 참담한 상황이다.

[이인애의 뒷담화]아모레퍼시픽 갑질의 역사, 가맹점 숨통 끊는 지경까지 ‘정점 찍어’

회장 맏딸 1,400억원 있다는데, 우린 하루 10만원도 벌기 힘들어…아모레 가맹점주 한숨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7.02 14:47 | 최종 수정 2020.07.02 14:52 의견 0

이니스프리 가맹점주가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자료=청와대 국민청원)


국내 화장품업계 터줏대감 아모레퍼시픽이 삼성과도 혼맥을 형성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가맹점 사업자들은 그렇지 못 한 모습이다. 내부에 숨겨뒀던 그들의 눈물이 점점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다.

화장품업계 내 잡음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대략 지난 2013년부터다. 이전에는 다른 업계에 비해 별다른 논란 없이 잠잠한 편이었으나, 그러는 동안 내부 사정은 곪을 대로 곪았다. 특히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들이 본사 횡포에 허리가 휜다며 고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들의 민낯이 처음 드러난 건 지난 2013년 아모레 본사 직원의 욕설 파일이 공개되면서부터다. 대화 상대는 다름 아닌 가맹점 점주였다. 본사 영업팀장이 가맹점주를 술자리에 불러내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며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50분 분량의 녹음파일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아모레퍼시픽 갑질의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사건은 현재 상황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모레의 갑질 능력은 몇 년 새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들의 과거 갑질은 폭언 정도로 끝났다면, 현재는 가맹점주의 영업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아리따움 매장이 폐업 정리를 이어가고 있다(사진=뷰어스DB)


현재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제품을 올리브영이나 쿠팡 등에 입점하며 오프라인 가맹점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전국 아리따움 매장을 대거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사에서 경영하는 직영점의 경우 따로 점주 피해는 없지만, 직영점이 아닌 일반 가맹점의 경우는 다르다. 일반 소상공인이라고 볼 수 있는 점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본사는 공식 쇼핑몰을 통해 제품들을 상시 할인해 내놓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물론 수익률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는 게 기업 경영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그 피해를 점주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자신을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라고 소개한 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전국의 이니스프리 매장을 없애주세요’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청원이다.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을 없애달라는 게 이해가 안 갈 수 있으나, 청원 글을 읽어 보면 쉽게 이해가 됐다. 본사에서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이니스프리 제품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면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특히 온라인 전용 상품이라는 것까지 제작해 아예 온라인으로만 고객을 유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같은 본사 정책에 따라 오프라인 이니스프리 매장들은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해당 청원인은 하루 매출이 10만원에 불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마저도 순수익은 아니다. 이들은 본사계약 기간과 임대 기간이 남아 있어 마음대로 폐업도 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청원인은 점주 변심이나 개인 사유가 아닌, 본사 정책 때문에 가맹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가맹비를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 1,200명 가량이 동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장녀의 약혼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 기사가 수없이 쏟아졌고,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 점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우려된다. 보광그룹 장남과 약혼을 한 아모레 서경배 회장 장녀는 보유 자산만 약 1,4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30세 이하 주식부자 1위로 꼽혔다. 

하루 10만원 벌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모레 가맹점 점주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용기 낸 이니스프리 가맹점주의 청원글에 ‘동의’를 클릭하는 것뿐인 참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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