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2007년 데뷔 3년차 가수 이승기가 KBS 2TV 예능 ‘1박 2일’에 투입됐을 당시 ‘이 발라드 가수가 야생 예능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1박 2일’ 촬영 현장에서 얼핏 본 이승기는 긴장 상태였고, 멤버들 모르게 자신의 차 뒤에서 대본을 보는 모습은 어딘지 모를 이질감마저 들었다.  14년이 지난 2020년, 이승기는 어느덧 예능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다.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유재석,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할 듯 보이는 것도 이미 그가 리더가 되어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탓이다.  그리고 그는 대한민국 예능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이제 막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시리즈물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나 싶던 차에 예능 프로그램으로 넷플릭스에 발을 들였으니, 신선할 다름이다.  (사진=넷플릭스) ■ 한국과 대만의 동갑내기 청춘스타 이승기-류이호, 만나다 ‘투게더’는 한국과 대만의 동갑내기 청춘스타 두 명이 함께 여행하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다. 조효진, 고민석 PD는 이승기와 SBS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승기는 PD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 생소한 예능 프로그램에 기꺼이 참여하고자 했다.  “우리가 팬들을 만나는 장소는 한정적이다. 콘서트, 팬사인회, 무대인사 등 우리가 주관하는 장소에 팬들을 모셔서 만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투게더’를 통해 팬들의 역사가 담겨있는 사적인 공간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팬을 만난다. 이런 만남은 조금 더 깊이 있게 팬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감동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그 길에 동행한, 말이 통하지 않은 낯선 친구…대만 스타 류이호와 이승기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다. 말이 통하지 않은 동갑내기의 동행은 적지 않은 불편함으로 다가왔을 터다.  “류이호는 에너지가 좋은 사람이다. 언어적인 부분에서 완벽하게 소통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감정적인 소통이 극대화되더라. 지금은 서로 문자메시지로 ‘투게더’에 대한 반응을 나누고 있다. ‘투게더’는 넷플릭스에 공개됐지만 한국 예능이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한국 사람이고 포맷도 한국식 예능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류이호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가 성품이 좋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였기에 내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감정적인 소통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곳이 여행지인 탓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방문한 여행지는 경이로웠고, 다채로웠으며, 행복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여행이 중단된 이들이 느끼는 대리만족은 어느 때보다 높았을 것이다.  “취향이 문제이긴 하겠지만 이번에 다닌 여행에서는 경이로운 자연경관을 많이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디 여행을 가면 도심에서 좋은 숙소에 머물며 맛있는 거 먹고, 쇼핑하는 게 루틴이었다. ‘투게더’ 촬영하면서 방문했던 욕자카르타 등은 나에게 정말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았다. 이런 여행이 주는 매력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기와 류이호의 여행지는 가깝지만 생소했던 장소가 다수였다. 그 새로운 장소가 주는 경이로움은 화면을 통해서도 십분 느껴질 만한 행복이다.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이 시국에 여행 프로그램이라니…’라며 혀를 찰 지언정,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다음 여행지 목록을 빼곡하게 채울법한 가이드가 아니었나.  (사진=넷플릭스) ■ 어느새 데뷔 17년 차 이승기 “묵직한 책임감 느껴” “어느새 데뷔 17년 차다. 시기적으로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때인 것 같아. ‘투게더’도 그런 일환에서 출연을 하게 된 것 같다. 그간 내가 예능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 배제하고 간 작품이었기 때문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즐거움도 준 작품이다” 2004년 ‘내 여자라니까’라는 발라드곡으로 무대에 올라 수줍게 노래만 했던 이승기는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데뷔 때만해도 17년 차가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이젠 그가 20년 차를 바라보는 프로가 돼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나를 찾아주는 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1박 2일’로 예능을 시작했을 때 내가 누군가를 리드해야 하는 위치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나의 가치를 조금 더 높게 잡아 주는 제작진이 있는 곳이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의도치 않게 예능을 오래하다보니 나름대로 철학이 생기고, 책임감도 생겼다” 요즘 이승기는 ‘앞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가고 싶은 건가?’를 고민한다고 했다. 훌륭한 선배들의 노하우와 경력에 비하면 아직 시작에 불과한 자신이 어떻게 게스트를 편안하게 이끌고,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무게감을 느낀다는 말이다.  “유재석 선배를 보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놀면 뭐하니?’를 혼자서 끌고 가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늘 이뤄내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번 해보자’ ‘나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주보기] 이승기 “어느새 17년 차, 리더 역할 빨리왔다”

넷플릭스 ‘투게더’ 촬영한 이승기, 데뷔 17년 차의 무게감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7.06 12:29 | 최종 수정 2020.07.06 15:24 의견 0
(사진=넷플릭스)


2007년 데뷔 3년차 가수 이승기가 KBS 2TV 예능 ‘1박 2일’에 투입됐을 당시 ‘이 발라드 가수가 야생 예능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1박 2일’ 촬영 현장에서 얼핏 본 이승기는 긴장 상태였고, 멤버들 모르게 자신의 차 뒤에서 대본을 보는 모습은 어딘지 모를 이질감마저 들었다. 

14년이 지난 2020년, 이승기는 어느덧 예능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다.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유재석,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할 듯 보이는 것도 이미 그가 리더가 되어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탓이다. 

그리고 그는 대한민국 예능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이제 막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시리즈물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나 싶던 차에 예능 프로그램으로 넷플릭스에 발을 들였으니, 신선할 다름이다. 

(사진=넷플릭스)


■ 한국과 대만의 동갑내기 청춘스타 이승기-류이호, 만나다

‘투게더’는 한국과 대만의 동갑내기 청춘스타 두 명이 함께 여행하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다. 조효진, 고민석 PD는 이승기와 SBS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승기는 PD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 생소한 예능 프로그램에 기꺼이 참여하고자 했다. 

“우리가 팬들을 만나는 장소는 한정적이다. 콘서트, 팬사인회, 무대인사 등 우리가 주관하는 장소에 팬들을 모셔서 만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투게더’를 통해 팬들의 역사가 담겨있는 사적인 공간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팬을 만난다. 이런 만남은 조금 더 깊이 있게 팬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감동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그 길에 동행한, 말이 통하지 않은 낯선 친구…대만 스타 류이호와 이승기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였다. 말이 통하지 않은 동갑내기의 동행은 적지 않은 불편함으로 다가왔을 터다. 

“류이호는 에너지가 좋은 사람이다. 언어적인 부분에서 완벽하게 소통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감정적인 소통이 극대화되더라. 지금은 서로 문자메시지로 ‘투게더’에 대한 반응을 나누고 있다. ‘투게더’는 넷플릭스에 공개됐지만 한국 예능이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한국 사람이고 포맷도 한국식 예능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류이호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가 성품이 좋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였기에 내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감정적인 소통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곳이 여행지인 탓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방문한 여행지는 경이로웠고, 다채로웠으며, 행복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여행이 중단된 이들이 느끼는 대리만족은 어느 때보다 높았을 것이다. 

“취향이 문제이긴 하겠지만 이번에 다닌 여행에서는 경이로운 자연경관을 많이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디 여행을 가면 도심에서 좋은 숙소에 머물며 맛있는 거 먹고, 쇼핑하는 게 루틴이었다. ‘투게더’ 촬영하면서 방문했던 욕자카르타 등은 나에게 정말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았다. 이런 여행이 주는 매력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기와 류이호의 여행지는 가깝지만 생소했던 장소가 다수였다. 그 새로운 장소가 주는 경이로움은 화면을 통해서도 십분 느껴질 만한 행복이다.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이 시국에 여행 프로그램이라니…’라며 혀를 찰 지언정,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다음 여행지 목록을 빼곡하게 채울법한 가이드가 아니었나. 

(사진=넷플릭스)


■ 어느새 데뷔 17년 차 이승기 “묵직한 책임감 느껴”

“어느새 데뷔 17년 차다. 시기적으로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때인 것 같아. ‘투게더’도 그런 일환에서 출연을 하게 된 것 같다. 그간 내가 예능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 배제하고 간 작품이었기 때문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즐거움도 준 작품이다”

2004년 ‘내 여자라니까’라는 발라드곡으로 무대에 올라 수줍게 노래만 했던 이승기는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데뷔 때만해도 17년 차가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이젠 그가 20년 차를 바라보는 프로가 돼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나를 찾아주는 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1박 2일’로 예능을 시작했을 때 내가 누군가를 리드해야 하는 위치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나의 가치를 조금 더 높게 잡아 주는 제작진이 있는 곳이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의도치 않게 예능을 오래하다보니 나름대로 철학이 생기고, 책임감도 생겼다”

요즘 이승기는 ‘앞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가고 싶은 건가?’를 고민한다고 했다. 훌륭한 선배들의 노하우와 경력에 비하면 아직 시작에 불과한 자신이 어떻게 게스트를 편안하게 이끌고,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무게감을 느낀다는 말이다. 

“유재석 선배를 보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놀면 뭐하니?’를 혼자서 끌고 가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늘 이뤄내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번 해보자’ ‘나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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