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왜그래 풍상씨’ 가족극=막장? 우리의 삶, 그 자체
[현장에서] ‘왜그래 풍상씨’ 가족극=막장? 우리의 삶, 그 자체
  • 손예지 기자
  • 승인 2019.01.09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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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사진=이현지 기자)

 

[뷰어스=손예지 기자] ‘왜그래 풍상씨’가 가족극은 막장드라마라는 편견을 깬다. 단순히 개연성없는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네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각오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 제작발표회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진형욱 PD와 주연배우 유준상·이시영·오지호·전혜빈·이창엽이 참석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와 그의 철부지 동생들이 겪는 일상,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담는다. 이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문영님 작가님과 첫 미팅을 가졌을 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즘 가족끼리 여러 사건사고가 많다고, 작가님은 ‘가족이 힘일까, 짐일까’라는 질문을 하다가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해요. 나 역시 이 드라마를 통해 질문의 답을 찾아나갈 예정입니다. 드라마 속 풍상 씨 가족을 보면 짐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의 전개에서 풍상 씨가 어떻게 시련을 헤치고 등골브레이커 동생들을 힘으로 바꿀 수 있을지 지켜봐 주십시오(진형욱 PD)”

‘왜그래 풍상씨’의 주인공은 오남매다. 먼저 맏이 이풍상 역에는 유준상이 출연한다. “대본을 받자마자 정말 출연하고 싶었다”던 그는 “실제로 촬영을 거듭하면서 가족과 사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중”이라며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그동안 사람들은 서로를 외면하게 됐다. 그 속에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간 것, 잊고 사는 것에 대해 다시 느끼게 됐다. 하이라이트 영상에 나오는 동생들의 모습을 보고 울컥할 정도”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남매의 둘째 진상은 오지호가 연기한다. “진상 짓만 골라하는 등골브레이커 동생 역할”이라고 소개한 그는 “사실은 나와 하나도 안 닮았다. 그런데 캐릭터에 몰입하느라 진상 짓을 진짜 많이 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이시영과 전혜빈은 오남매 중 쌍둥이 자매로 분한다. 먼저 언니 화상 역의 이시영은 “이름같은 캐릭터”라면서 “다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면 외에 깊은 이야기가 있다. 내면 연기가 필요없을 정도로 속에 있는 말들을 다 표현하는 막무가내이지만, 이런 화상이가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도 감동적”이라고 귀띔했다.

“오남매 중 유일한 브레인 정상 역”을 맡은 전혜빈은 “나 또한 다른 방법으로 풍상오빠의 등골 브레이커 역할을 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어 “쌍둥이 화상 언니와 아웅다웅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케미스트리와 오남매가 똘똘 뭉쳐 가족애를 보이는 모습들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막내 외상은 “어려서부터 부성애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라 폭력적이고 까칠”한 캐릭터로,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 변화할 예정이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첫 주연에 나선 신예 이창엽이 캐스팅됐다. 그는 “캐스팅돼 놀랐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항상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열심히 잘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KBS)
(사진=KBS)

 

진 PD는 베테랑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은 비결로 대본의 힘을 꼽았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기적적으로 캐스팅이 잘 됐다”면서 “배우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본이 재밌어서 모였다’고 했다”고 전한 것. 또 “현장에서는 배우들이 스스로 캐릭터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실제로 내가 배우들의 본명을 잊어버릴 정도”라고 극찬했다. 진 PD에 따르면 ‘왜그래 풍상씨’의 오남매가 모이는 장면에서는 분량이 많아도 NG가 나지 않는다. 실제 오래 같이 산 남매처럼 호흡이 좋아서 촬영이 원활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왜그래 풍상씨’는 ‘장밋빛 인생’(2005) ‘소문난 칠공주’(2006) ‘왕가네 식구들’(2013~2014) 등의 히트작을 쓰며 가족극의 대가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신작으로 주목고 있다. 다만 문영남 작가의 전작들에 비춰 볼 때 ‘막장 요소’에 대한 우려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진 PD는 “원래 막장이 탄광 용어라고 한다. 희망이 없는 그런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 살고 있는 많은 서민들의 상황, 풍상 씨네 상황을 보면 막장이 맞다. ‘왜그래 풍상씨’는 과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이 어떻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 가족들을 껴안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라면서도 “장르적인 의미에서 막장인지를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우리는 드라마의 캐릭터가 주위 사람들과 다른 데서 이질감을 느끼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왜그래 풍상씨’의 등장인물은 피부에 와 닿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이 울고 웃을 때의 질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니 그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진 PD)”

이를 위해 배우들도 열심히 노력 중이다. 유준상은 “캐릭터에 딱 맞는 옷을 입기 위해 서로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며 “문영남 작가님이 글을 촘촘하게 정말 잘 쓰셔서 그걸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신선했던 대목은 촬영 중에도 대본 리딩을 거듭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다들 경력이 적잖은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대본 리딩 때 작가님에게 방과 후 수업, 보충 수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간이 소중했고요. 덕분에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대본 리딩을 일어선 채로 했어요. 오지호 씨도 리딩 중에 처음 울어봤다고 하더라고다. 장면들을 살리기 위해 연습부터 치열하게 임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제작발표회와 촬영이 끝나면 저녁에 작가님과 온 배우가 모여 대본 리딩을 합니다. 촬영하기 바쁜 미니시리즈 현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만큼 PD님이 잘 이끌어주고 스태프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준 덕분에 가능한 것이지요(유준상)”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요즘, 유준상의 자신감에 찬 목소리가 더욱 도드라지게 들렸다. 진 PD는 “나 역시 (스태프들과) 같은 노동자로서 촬영하고 있다”며 “명확히 말하자면 밥 시간과 잠 잘 시간을 정확히 즐긴다. 덕분에 서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보탰다. 유준상 역시 “새벽 촬영은 아예 없다고 볼 수 있다. 무조건 밤 12시 전에 끝나고 거기에 맞춰 정확한 휴식시간을 보장한다. 촬영 중에는 틈틈이 식사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제공한다. 그렇다 보니 스태프들이 밝다. 촬영하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해 울고 웃는 현장이 만들어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수목극에서는 SBS의 막장드라마 ‘황후의 품격’과 tvN의 멜로 드라마 ‘남자친구’와 MBC의 장르물 ‘붉은 달 푸른 해’가 각각 시청률과 화제성, 마니아 층을 단단히 잡고 있다. 그간 주말극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문영남 작가의 이야기가 치열한 수목극 대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진 PD는 “지금 경쟁작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인데 우리는 우리의 길을 쭉 걷겠다”며 “주말극과 미니시리즈를 나눠 부담감을 갖지 말고 작가님 대본의 큰 장점을 최대한 살리자고 생각했다. 작가님의 글은 시청자들이 인물에 몰입하게 만들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나의 몫은 캐릭터를 최대한 실제 인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그래 풍상씨’의 대본을 본 순간 많이 놀랐습니다. 이야기가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구나 싶어서요. 가족극을 일일, 아침, 주말극에서만 보라는 법은 없잖아요? 물론 20부작 미니시리즈로 만들면서 압축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화두를 던집니다. 현재 대본이 9~10회까지 나왔는데 앞으로가 정말 기다려져요. 가족극이라 뻔하다기 보다 우리와 밀착된 이야기라 사회에 반향을 일으킬 작품이 되리라 믿습니다(유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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