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들의 세상] ③미디어의 ‘인싸’ 활용법, 세대 소통 ‘지향점’ 되려면
[인싸들의 세상] ③미디어의 ‘인싸’ 활용법, 세대 소통 ‘지향점’ 되려면
  • 이소희 기자
  • 승인 2019.03.08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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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아웃사이더)’라는 말이 탄생했을 당시 그의 반대말인 ‘인싸’라는 말까지 나올 줄 누가 예상했을까. 취업포털 인크루트 서룬조사 결과 지난해 최고의 유행어 3위로 등극한 ‘인싸’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자주 쓰이는 신조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즐길 거리이자 ‘유행’을 대변하는 말로 의미가 확장된 ‘인싸’는 다양한 마케팅과 대중문화에 활용되는 중이다. 더불어 인관관계를 바라보는 요즘의 시선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과연 ‘인싸’들의 세상은 어떤 모습인 걸까.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신조어 혹은 새로운 문화가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활용된 적이 지금껏 있었나. 이런 의문에 비춰본다면 최근 자주 쓰이는 ‘인싸’라는 말은 독특하다. ‘인싸’는 수많은 미디어에서 활용되면서 다른 신조어들과 달리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학생복이 지난 달 청소년 1008명을 대상으로 ‘인싸’ 문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청소년이 생각하는 ‘인싸’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은 ‘10대가 윗세대와 공감 및 소통할 수 있다’(43%)였다. 

보통 신조어가 세대 차이를 키운다고 여겨지는 양상과 배치되는 결과다. 그 이유는 ‘인싸’가 단편적인 언어에 국한되는 데서 더 나아가 ‘문화’라는 상위 카테고리로 확장됐다는 데 있다.

이런 변화는 미디어가 ‘인싸’라는 말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좀 더 선명히 드러난다. 미디어가 젊은 세대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기성세대에게 적용하면서부터 ‘인싸’라는 말이 더 넓은 세대에 걸쳐 쓰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진=MBC 제공)
(사진=MBC 제공)

■ ‘인싸’ 되기에 도전하는 스타들

광희가 군 전역을 하자마자 내세웠던 ‘인싸 춤’은 예능에서 개인기로 선보이기 적합한 전략적 요소다. ‘춤’이라는 볼거리와 ‘도전’이라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실제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이 춤에 도전했다. 주로 젊은 세대가 아닌 이들이 이 춤을 서툴게 추며 웃음을 주는 모양새였다.

배우 이소연은 최근 MBC ‘공복자들’에 출연해 ‘오나나나 춤’을 췄다. 춤을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는 모습에 패널들은 폭소했다. 김원희 역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어색하게 ‘오나나나 춤’을 춰 웃음을 선사했다. 반면 김원희와 동갑내기인 출연진 송은이는 이 춤을 잘 알고 있어 김원희와 달리 ‘인싸’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젊은 세대가 다른 세대에 ‘인싸’ 문화를 알려주고 또 이를 접한 기성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인싸’ 문화를 선보이는 묘한 풍경도 연출됐다.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는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을 당시 아버지에게 퀴즈를 통해 ‘인싸’ 용어를 전파했다. 화사는 한 손으로 ‘ㄴ’을 만들어 보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세 손가락을 펴 거꾸로 뒤집으며 ‘무슨 뜻일 것 같냐’고 물었다. 답은 ‘네’였다. 이에 화사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이를 VCR로 본 패널들 역시 놀라워했다.

그런가 하면 배우 김용건은 올리브 ‘모두의 주방’에서 ‘인싸’가 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창 유행했던 귀가 움직이는 토끼 모자를 쓰고 새로 습득한 ‘인싸’ 용어를 선보였다. 반면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그룹 SF9의 찬희는 올해 스무 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재개그를 구사해 진풍경을 자아냈다.

(사진=MBN 화면 캡처)
(사진=MBN 화면 캡처)

■ 아예 예능 출격도? 기성세대의 ‘인싸’ 체험 열풍

최근에는 중장년층 연예인들이 젊은 세대의 문화를 따라잡는 도전 자체를 소재로 다룬 예능도 등장했다. 

MBN ‘오늘도 배우다’는 “요즘 문화를 모르는 다섯 명의 배우 군단이 젊은 세대의 인싸 문화에 도전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라는 소개를 내세웠다. 김용건이 ‘모두의 주방’에서 선보였던 모습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었다. 김용건을 비롯한 박정수, 이미숙, 정영주, 남상미 등은 젊은 세대의 언어와 춤, 놀이문화, 핫플레이스 등을 섭렵하며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자 한다. 특히 이 중 막내인 남상미마저 ‘인싸’ 문화에 낯선 모습을 보이는 게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다.

유재석이 MC를 맡아 화제가 된 JTBC ‘요즘애들’은 요즘 어른과 요즘 애들이 만나 특별한 호흡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서는 각종 게임뿐만 아니라 세대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등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가장 연장자인 유재석과 최연소인 한현민은 나이 차이가 서른 살 가까이 나기도 한다.

‘요즘애들’의 이창우 PD는 첫 방송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과 안정환은 ‘요즘애들’인 아이가 있는 아버지이긴 하지만 밖에서는 굉장히 어른, 선배님 대접을 받는 분들이다. 이들이 요즘 애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서 같이 무언가를 하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 유튜버 그 자체가 ‘인싸’가 되는 세상

한편 예능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직접 ‘인싸’가 되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70대를 바라보고 있는 이덕화는 KBS2 예능프로그램 ‘덕화TV’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이를 통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홍대 거리에 나가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에 가기)’와 VR 카페 방문 등 새로운 문화를 즐겼다. 

60대 방송인 이홍렬은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 ‘이홍렬’을 개설했다. 반려견과 추억을 만들고 자유롭게 자신의 재능을 내보이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이홍렬은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자신을 ‘인싸’라고 칭했다. 젊은 층의 문화를 따라잡기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향유하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인싸’의 행보라고 해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60대인 노사연은 JTBC ‘날 보러와요-사심방송제작기’를 통해 유튜버로 데뷔했다. 노사연이 운영하는 채널은 ‘식스티 앤 더 시티’로 뷰티, 패션, 라이프 스타일 등을 다룬다. 이에 대해 노사연은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세상과 소통하자는 의미로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 “예능의 ‘인싸’ 활용, 압박 줄이고 친절함 갖춰야”

다만 새로운 문화를 통한 세대 간 소통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싸’ 문화가 단순히 예능 소재로만 쓰여서는 안 된다. ‘인싸 되기’에 도전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흥행 조건으로만 내걸고 재미에만 치중한다면 오히려 세대 간의 간극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체험하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런데 점점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다보니 최신 유행을 따라잡고 싶어 하는 욕구가 중장년층에게도 생기는 것 같다”면서 “예능 또한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는 장르다. 중장년층 연예인들이 요즘 문화 체험하는 모습을 내보내면 중장년층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세대공감형 예능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통해 중장년층들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요즘 이런 것들이 떠오르는구나’ 알 수는 있다”면서 “대신 모두가 의무적으로 최신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혹은 그걸 모르면 뒤처지는 것처럼 풀어내는 방식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예능은 트렌드에 민감한 포맷이다. 그러니 ‘인싸’ 문화 등이 예능의 소재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면서도 “다만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방송은 젊은 세대만이 아닌 보편적인 시청자층을 노린다. 모두가 새로운 문화를 알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신조어 등을 자막에 활용한다고 치면 부연설명을 덧붙이는 등 세대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줄 연결고리, 즉 친절함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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