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시작됐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선지 5년여 만이다.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안팎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김기수 대표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호에 대해 관련 행위들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이사와 감사의 선임, 해임 또는 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 양도, 자산 처분 등이 포함된다. ■ 다올투자증권 둘러싼 지분율 경쟁 재연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다. ‘차액결제거래’(CFD)발 주가 조작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김 대표는 특수관계인 등을 통해 다올투자증권의 주식 총 873만6629주를 사들이며 지분율 14.34%까지 확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김 대표의 주식 매수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다. 그는 좋은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것을 기회로 삼은 단순 주식 투자일 뿐 경영권 인수 시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만에 김 대표가 ‘경영권 영향’을 선언하며 일각에서 제기됐던 적대적 M&A 가능성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김 대표의 등장은 다올투자증권으로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특히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다올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을 권성문 회장과 1년 여간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최대주주로 등극한지 불과 5년여 만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이 처음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인수했던 것은 지난 2016년 3월. 당시 KTB금융그룹은 당시 권 회장 중심의 경영체계였으나 이 회장은 5.81%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며 그 다음해 8월 지분 격차를 8% 안팎까지 좁혔다. 최대주주로서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았던 권 회장은 2017년 12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율을 28.33%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그 이후 공교롭게도 운전기사 폭행사건과 검찰의 횡령혐의 수사 등으로 권 회장의 입지가 흔들리는 등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권 회장은 이 회장에서 지분 전량을 넘기며 결국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 회장은 그룹의 이름을 자신의 과거 부동산신탁회사명이었던 ‘다올’로 바꾸고 금융지주로서의 입지 확대에 주력했다. 지난 2020년 당시 5000억원대였던 자본금을 불과 2년 만에 두배로 불리는 등 ‘파죽지세’ 성장도 이끌었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다올신용정보와 다올인베스트먼트 등 자회사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다올투자증권과 다올저축은행 등 ‘알짜’ 자회사들을 주축으로 성장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 지분 격차 10%p 안팎..."모든 가능성 열렸다" 현재 이 회장 측 지분율은 25.20%로 김 대표의 지분 격차는 10.92%p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향후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과 관련해 “회사 경영 상황 개선과 주주가치 증대 등에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주식 보유 목적이 불과 수개월 전과 달라진 점을 비춰봤을 때 변화의 가능성을 닫아둘 순 없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전문 경영인이 아닌 자산가임을 감안했을 때 적대적 M&A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긴 어렵다”면서도 “주주 행동주의 및 경영 참여 등 김 대표가 꺼낼 수 있는 카드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고 제3자가 지분매입에 나설 경우 또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이 회장이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나리오를 계산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올투자증권 경영권 분쟁, ‘모든 가능성 열렸다’

슈퍼개미 2대 주주 "경영권 영향"으로 주식 보유 목적 변경
이병철 회장, 다양한 시나리오 가능성 열어두고 대응 관측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9.21 11:00 | 최종 수정 2023.09.21 15:20 의견 0
(사진=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시작됐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선지 5년여 만이다.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안팎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김기수 대표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호에 대해 관련 행위들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이사와 감사의 선임, 해임 또는 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 양도, 자산 처분 등이 포함된다.

■ 다올투자증권 둘러싼 지분율 경쟁 재연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다. ‘차액결제거래’(CFD)발 주가 조작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김 대표는 특수관계인 등을 통해 다올투자증권의 주식 총 873만6629주를 사들이며 지분율 14.34%까지 확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김 대표의 주식 매수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다. 그는 좋은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것을 기회로 삼은 단순 주식 투자일 뿐 경영권 인수 시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만에 김 대표가 ‘경영권 영향’을 선언하며 일각에서 제기됐던 적대적 M&A 가능성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김 대표의 등장은 다올투자증권으로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특히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다올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을 권성문 회장과 1년 여간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최대주주로 등극한지 불과 5년여 만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이 처음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인수했던 것은 지난 2016년 3월. 당시 KTB금융그룹은 당시 권 회장 중심의 경영체계였으나 이 회장은 5.81%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며 그 다음해 8월 지분 격차를 8% 안팎까지 좁혔다.

최대주주로서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았던 권 회장은 2017년 12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율을 28.33%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그 이후 공교롭게도 운전기사 폭행사건과 검찰의 횡령혐의 수사 등으로 권 회장의 입지가 흔들리는 등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권 회장은 이 회장에서 지분 전량을 넘기며 결국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 회장은 그룹의 이름을 자신의 과거 부동산신탁회사명이었던 ‘다올’로 바꾸고 금융지주로서의 입지 확대에 주력했다. 지난 2020년 당시 5000억원대였던 자본금을 불과 2년 만에 두배로 불리는 등 ‘파죽지세’ 성장도 이끌었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다올신용정보와 다올인베스트먼트 등 자회사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다올투자증권과 다올저축은행 등 ‘알짜’ 자회사들을 주축으로 성장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 지분 격차 10%p 안팎..."모든 가능성 열렸다"

현재 이 회장 측 지분율은 25.20%로 김 대표의 지분 격차는 10.92%p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향후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과 관련해 “회사 경영 상황 개선과 주주가치 증대 등에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주식 보유 목적이 불과 수개월 전과 달라진 점을 비춰봤을 때 변화의 가능성을 닫아둘 순 없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전문 경영인이 아닌 자산가임을 감안했을 때 적대적 M&A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긴 어렵다”면서도 “주주 행동주의 및 경영 참여 등 김 대표가 꺼낼 수 있는 카드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고 제3자가 지분매입에 나설 경우 또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이 회장이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나리오를 계산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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