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입주물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움직임에 더해 금융권에서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취급 중단 등 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입주물량의 감소와 더불어 전세 수요자들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503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감소한 수준이다.
전국 단위의 입주 물량은 차이가 미미하다. 그러나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살펴보면 수도권의 입주 물량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전월 대비 53% 줄어든 8906가구다. 특히 경기도에서 1만 가구 이상의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세 번째로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2579가구)과 인천(3081가구)은 각각 40%, 133% 증가했으나 경기도에서의 물량 급감으로 수도권 전반의 입주 물량 감소세가 뚜렷했다.
전통적인 이사철로 꼽히는 가을에 입주물량 감소로 인해 임대차 가격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R114의 분석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이 1년 넘게 오름세인 상황에서 이달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임대차 가격의 상승세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부동산 R114가 최근 1년(2023년 8월~2024년 7월) 간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격을 조사한 결과, 1179만7000원에서 1260만7000원으로 6.87% 급등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대출 규제도 임대차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1단계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었고 이달부터 DSR 2단계로 넘어가면서 주택 구매 수요자들의 전세시장 유입을 가속화했다.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전세시장으로 향하고 있으나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에 이어 전세대출도 옥죄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 유주택자에 한해 수도권 전세 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하자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전반적으로 서둘러 규제가 나오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출이 나오지 않아 계약이 파기된다면 집주인 입장에서도 본인이 입주를 하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전세 매물이 더 귀해지고 임대차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왜곡돼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