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 5개월 만에 석방됐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허 회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앞서 7월 허 회장의 보석 청구를 증거인멸 염려를 들어 기각했으나 두 번째 요청은 받아들였다. 사건 핵심 증인인 황재복 SPC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종료된 점, 내달이면 1심 구속 기한이 만료된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보석 지정 조건으로 주거 제한, 보석보증금 1억원 등을 내걸었다. 공판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사건 관계자들과 접촉 금지 등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출국하거나 3일 이상 여행하는 경우에도 미리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사건 관계자인 회사 직원 진술을 이유로 이들에 대해 유리하거나 불리한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됐다. 검찰은 허 회장이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에 대한 노조 탈퇴 종용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허 회장 측은 “파리바게뜨지회 불법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도한 대응이 있었던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10일 보석심문에서 “보석을 허가해준다면 악화된 건강을 추스리고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면서 여생을 사회와 기업 발전을 위해 쓰겠다”고 호소한 바 있다.
한편, 허 회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황 대표도 지난달 30일 보석 청구가 인용되면서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