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초격차 전략을 통한 연이은 역대 최대 매출 경신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5년차를 맞는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위탁개발(CDO)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미래 사업 기반을 마련에 주력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선임된 후 연이은 실적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2021년 연 매출 1조5860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 3조13억 원으로 제약바이오업계 최초 3조 클럽에 가입했다. 2023년에는 3조6946억 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73억 원, 9863억 원, 1조1137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실적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누적매출은 3조29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30.2% 늘어난 9944억 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원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있다.
■존림 대표 취임 이후 초고속 성장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존림 대표의 30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경력이 있다. 1961년생인 존림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 로슈, 제넨텍에서 생산, 영업, 개발 총괄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존림 대표는 CMO2센터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모더나 백신 생산위탁,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을 성사한 점을 인정받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존림 대표는 취임 이후 수주 확대에 성공하며 큰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18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빅파마 고객사는 3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매출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존림 대표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기반한 현장경영 전략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연간 수주 현황을 보면 2021년 1조1602억 원에서 2022년 1조7835억 원, 2023년 3조5009억 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11월까지 5조2922억 원으로 11개월만에 전년도 수주 금액에 1.5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을 입증했다.
■신공장건설과 함께 ADC·CDO 등 미래 먹거리 확보 주력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대형 수주를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 확대와 동시에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위탁개발(CDO) 등 유망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회사의 지속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ℓ만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5공장이 완공되면 1~4공장을 포함해 총 78만4000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오는 2032년까지 6~8공장을 추가로 지어 생산용량을 132만4000ℓ로 확장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ADC(항체약물접합체) 경쟁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시켜 암세포를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격, 사멸하는 기술로 글로벌 ADC 시장은 지난해 13조 원에서 2028년 39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인천 송도 제1·2바이오캠퍼스 인근에 500리터 규모의 ADC 전용 CDMO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지상 4층 규모의 이 ADC 생산시설은 세계 최대 CDMO시설인 송도 1·2캠퍼스 인근에 자리잡은 지리적 이점과 기존 항체·세포주 기술을 바탕으로 초기 개발단계부터 상업생산까지 ADC 개발·생산의 전 과정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한 위탁생산(CMO)사업에서 입증한 경쟁력을 위탁개발(CDO)로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DO는 고객사의 의약품을 단순 위탁생산하는 CMO와 달리 신약 후보물질 '발견' 이후 단계인 '세포주 개발'부터 '초기 임상'까지 수행해 주는 신약개발 서비스다. 자체 세포주나 공정개발 시설이 없는 제약사가 주로 CDO 서비스를 이용한다.
지난 2018년 '에스-초이스'를 출시하며 자체 기반기술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금까지 9개의 다양한 CDO 플랫폼을 내놨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효와 안전성, 편의성, 효율성 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공개한 고농도 제형 개발 CDO 플랫폼 에스-하이콘은 저농도 제형 의약품 대비 동일한 약효를 내는 데 필요한 약물 투여 용량이 적고, 보관 및 운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 "올해 대규모 수주계약이 계속적으로 발생하며 5공장 증설 또한 빠르게 진행 중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6공장 착공 시기 역시 앞당겨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단일항체, 이중항체, ADC 등 항체 의약품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항체 생산능력을 갖춘 동사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1조7000억원 대규모 수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CMO 비즈니스는 호황기"라며 "중장기적으로 생물보안법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