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 투자 환경이 후기 임상 또는 차별성 있는 초기 자산 위주로 변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다올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전략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최혜국 약가(MFN) 등 규제 불확실성과 임상 실패 리스크를 고려해 선택적·보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지수 애널리스트는 "빅파마의 기술이전 및 인수합병(M&A)이 임상 2상 이상 후기단계 자산 또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완전히 새로운 초기 모달리티를 선점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카브아웃(Carve-out)과 스핀아웃(Spin-out)을 통해 초기 연구개발(R&D) 리스크를 외부로 전가하고, 임상 성공 시 재인수 옵션(option-to-acquire)으로 다시 사오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파이프라인 기준 전체 가치의 60%가 신규 모달리티에서 창출될 전망"이라며 "차세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전 차별성이 명확한 혁신(first-in-class) 모달리티가 조기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빅파마의 투자 환경이 바뀌는 가운데 중국 기업 입지가 커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환자 풀이 방대해 임상 등록이 빠르고 임상·개발 비용이 미국 대비 30~40% 수준으로 낮으며, 의약품 표준화 기구(ICH) 가입 이후 규제 호환성도 갖춰 기술이전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빅파마는 특허 만료로 인한 포트폴리오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자산 확보를 가속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자산을 도입할 경우 중국 단독 임상 데이터가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제한적인 혁신 신약 비중이나 기술이전 과정에서의 지적재산권(IP) 보호 이슈와 향후 미·중 갈등 심화 시 정책 변동성 등 리스크에 대해선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들은 뇌혈관장벽(BBB) 셔틀, 비만·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줄기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임상 2·3상 데이터 발표가 2026년 전후로 집중돼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 전했다.
이어 "중국 및 글로벌 초기 바이오 기업 대비 데이터 확실성에서 강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에 유효성이 검증된 자산을 선호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은 톱픽주로 한미약품과 리가켐바이오를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비만, MASH 중심의 다수 후기 임상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봤다. 이에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가를 51만원에서 55만원으로 상향했다.
리가켐바이오의 경우 ADC 플랫폼을 기반으로 내성 한계를 극복해 글로벌 기술이전 기대감이 높다고 봤다. 이에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가를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