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일 작가 개인전 '홍티'가 오는 5월 부산교육대학교에서 열린다. (사진=박정일 작가) 시간 속으로 사라져가는 바닷가 작은 마을을 기록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표현한 작가 박정일 개인전이 열린다. 박정일 작가는 오는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부산교육대학교 한새뮤지엄 제3전시실 한새갤러리에서 홍티마을을 기록한 개인전 ‘홍티’를 연다. 작가는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을 통해서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홍티 마을을 기록하고,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 놓인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마을주민의 대부분이 떠나버린 프레임속의 기호와 상징들은 시각적인 무의식을 지시하고, 이를 통해서 감상자는 장막으로서의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했다고. 부산에 위치한 홍티 마을은 무지개 언덕과 함께 낙동강이 유입되는 하구와 연결된 포구 마을이다. 지금은 마을의 서쪽 해안에 무지개 공단이 조성되었고, 해안은 좁은 수로의 형태로만 남아 소형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다. 공단의 조성으로 산기슭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포구의 기능도 거의 상실되었다. 더군다나 하구 둑 건설 이후 약해진 조류 탓으로 어자원은 크게 줄어들었고, 대신 공단의 기계소리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터로 바뀌어버린 지도상의 어디에도 없는 마을이 되었다. 작가는 전시를 소개하는 글을 통해 “도시는 개발과 현대화라는 속성을 가지며 그 속에 잠재하는 욕망의 에너지는 하늘의 한쪽 끝을 삼킬 만큼 강하다. 급속하게 변해가는 개발 속에서 초라하게 방치된 포구와 몇 푼 안 되는 보상금으로 고향을 잃고 도시 빈민으로 내몰린 주민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이미 오래전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잊혀졌다”면서 “도시의 과도한 개발과 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이라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역 주민과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의 모색도 우리의 과제이다. 더군다나 항구와 물의 도시 부산을 무조건 도시의 속성으로만 몰아가며 파괴와 해체의 역사로만 기록하고 보아야 할 것인가는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박정일 작가는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집물질물리학이론으로 박사를 하고, 시간과 공간 속에서 끓임 없이 순환하는 자연과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기록하고 있다. 2019년에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현장을 직접 기록한 ‘Hong Kong 2019’와 ‘Conical Pendulum’, ‘Ensemble of Time’, ‘홍티’의 개인전을 각각 전시하고, 다수의 단체전과 국제전에 참여해오고 있다.

[슬로우컬처]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마을, 삶과 죽음의 순환…박정일 개인전 ‘홍티’

5월 12일~18일까지 7일 간 부산교육대학교 한새뮤지엄 한새갤러리 전시

이진아 기자 승인 2021.04.07 16:29 | 최종 수정 2021.04.08 14:42 의견 0
박정일 작가 개인전 '홍티'가 오는 5월 부산교육대학교에서 열린다. (사진=박정일 작가)


시간 속으로 사라져가는 바닷가 작은 마을을 기록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표현한 작가 박정일 개인전이 열린다.

박정일 작가는 오는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부산교육대학교 한새뮤지엄 제3전시실 한새갤러리에서 홍티마을을 기록한 개인전 ‘홍티’를 연다.

작가는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을 통해서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홍티 마을을 기록하고,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 놓인 삶과 죽음의 순환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마을주민의 대부분이 떠나버린 프레임속의 기호와 상징들은 시각적인 무의식을 지시하고, 이를 통해서 감상자는 장막으로서의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했다고.

부산에 위치한 홍티 마을은 무지개 언덕과 함께 낙동강이 유입되는 하구와 연결된 포구 마을이다. 지금은 마을의 서쪽 해안에 무지개 공단이 조성되었고, 해안은 좁은 수로의 형태로만 남아 소형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다. 공단의 조성으로 산기슭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포구의 기능도 거의 상실되었다. 더군다나 하구 둑 건설 이후 약해진 조류 탓으로 어자원은 크게 줄어들었고, 대신 공단의 기계소리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터로 바뀌어버린 지도상의 어디에도 없는 마을이 되었다.

작가는 전시를 소개하는 글을 통해 “도시는 개발과 현대화라는 속성을 가지며 그 속에 잠재하는 욕망의 에너지는 하늘의 한쪽 끝을 삼킬 만큼 강하다. 급속하게 변해가는 개발 속에서 초라하게 방치된 포구와 몇 푼 안 되는 보상금으로 고향을 잃고 도시 빈민으로 내몰린 주민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이미 오래전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잊혀졌다”면서 “도시의 과도한 개발과 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이라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역 주민과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의 모색도 우리의 과제이다. 더군다나 항구와 물의 도시 부산을 무조건 도시의 속성으로만 몰아가며 파괴와 해체의 역사로만 기록하고 보아야 할 것인가는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박정일 작가는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집물질물리학이론으로 박사를 하고, 시간과 공간 속에서 끓임 없이 순환하는 자연과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기록하고 있다. 2019년에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현장을 직접 기록한 ‘Hong Kong 2019’와 ‘Conical Pendulum’, ‘Ensemble of Time’, ‘홍티’의 개인전을 각각 전시하고, 다수의 단체전과 국제전에 참여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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