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믿보믿변’이다. 믿고 보는 믿는 변요한이라는 뜻이다. 그에게는 늘 이유가 있다. 어떤 작품에 출연하든, 그 연기에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캐스팅 리스트에 변요한이라는 이름 석 자만 보여도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상향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았을 때 흥행과는 무관할 때가 많다. 왜 일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극장가가 텅텅 비었던 올해, 변요한은 두 편의 개봉작에 이름을 올렸다. 3월 개봉한 ‘자산어보’와 오는 15일 관객을 만날 ‘보이스’다. 아쉽게도 ‘자산어보’는 34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연 ‘보이스’에 대한 기대치도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왜, 변요한은 하필 이 시기에 하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작품에 출연했을까. “‘자산어보’와 ‘보이스’ 두 작품 모두 촬영 당시 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가 죽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잘 된 영화도 있기에 그런 작품에는 박수를 치고 응원하고 싶다. 힘든 시기에 개봉하게 됐지만 작품에 대한 부끄러움은 없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도 다 남을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보이스’ 후속편이 제작된다고 해도 출연 의사는 없다고 잘라 말하는 그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번 작품 ‘보이스’에 출연했던 이유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에는 다시 출연할 생각이 없다. 이번 작품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 깨우기 위한 게 나의 목표였다. 작품을 통해 내가 할 일을 다 했고, 목표를 당성했기 때문에 또 다시 같은 소재 작품에 출연할 이유는 없다. 다만 주제가 명확하고, 나와 인연이 닿는 작품이 있다면 그때 또 출연의 이유를 찾아 볼 수 있겠지만…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해볼 수 있을 만한 주제가 아닌 이상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영화는 또 찍지 않을 것 같다” (사진=CJ ENM) 영화 ‘보이스’는 부산의 한 건설현장에서 시작된다.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마주한다.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를 찍은 거 맞다. ‘보이스’는 상업영화다. 재미와 오락성과 다른 여러 가지 있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흥행 여부를 떠나서 결국에는 누군가 이런 행위의 위험성을 알려야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나? 작품 촬영하면서 엄마, 아빠에게도 핸드폰 링크 아무거나 누르지 말라고 매일 전화를 했다. 그 만큼 보이스피싱이 무서운 것이더라” 영화 촬영을 위해 변요한은 중국으로 건너갔다. 현지에서의 액션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저 처절하게 쓰러지고, 맞고, 터져가면서도 잃어버린 돈을 찾아야만 하는 서민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액션은 더 힘들었다. “처음에 나도 보이스피싱 소재에 액션 영화라고 했을 때 굉장히 멋있는 액션 영화를 생각했다. 하지만 대본을 볼수록 그런 액션보다 서준이라는 인물 통해서 처절하게 나가는 액션이 맞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완성된 영화 보고 나서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화려하고 멋있는 액션보다 더욱더 체력을 요하는 액션이었다. 몸으로 다 하는 진흙탕 액션은 체력이 훨씬 더 많이 소진되는 것 같다. 촬영할 때는 힘들지 않았는데 끝나고 나니까 눕게 되더라” (사진=CJ ENM) 변요한은 욕심이 많은 배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그는 2011년 단편 ‘토요근무’를 시작으로 1년 동안 30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를 체득했다. 드야말로 ‘체득’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다작을 해온 그이기에 변요한의 연기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캐릭터 그대로를 흡수하면서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를 잘 이루는 연기를 해냄으로써 단연 빛나는 그다. “서준이라는 인물에게는 굉장히 극단적인 상황이 많았다. 슬픔과 분노 느끼는 장면도 많았었다.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다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생각이나 느낌을 피해자들의 마음에 담아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한 씬에서 울고, 그 다음 씬에서 화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일시적인 연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심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슬픔을 참고 분노를 참고, 가해자를 만나기까지 끝까지 달려가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 속 슬픔과 분노는 이미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한 순간이 아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런 마음을 느껴야 맞는 것 같았다. 한 번의 표현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랄까” 그야말로 연기에 ‘진심’인 배우 변요한은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움 없이 칭찬을 한다. “요한아, 지금까지 열심히 잘 해오고 있다”

[마주보기] ‘보이스’ 변요한 “보이스피싱 경각심 울린 것으로 충분”

박진희 기자 승인 2021.09.15 07:00 | 최종 수정 2021.09.15 09:56 의견 0
(사진=CJ ENM)


‘믿보믿변’이다. 믿고 보는 믿는 변요한이라는 뜻이다. 그에게는 늘 이유가 있다. 어떤 작품에 출연하든, 그 연기에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캐스팅 리스트에 변요한이라는 이름 석 자만 보여도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상향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았을 때 흥행과는 무관할 때가 많다. 왜 일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극장가가 텅텅 비었던 올해, 변요한은 두 편의 개봉작에 이름을 올렸다. 3월 개봉한 ‘자산어보’와 오는 15일 관객을 만날 ‘보이스’다.

아쉽게도 ‘자산어보’는 34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연 ‘보이스’에 대한 기대치도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왜, 변요한은 하필 이 시기에 하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작품에 출연했을까.

“‘자산어보’와 ‘보이스’ 두 작품 모두 촬영 당시 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가 죽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잘 된 영화도 있기에 그런 작품에는 박수를 치고 응원하고 싶다. 힘든 시기에 개봉하게 됐지만 작품에 대한 부끄러움은 없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도 다 남을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보이스’ 후속편이 제작된다고 해도 출연 의사는 없다고 잘라 말하는 그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번 작품 ‘보이스’에 출연했던 이유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에는 다시 출연할 생각이 없다. 이번 작품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 깨우기 위한 게 나의 목표였다. 작품을 통해 내가 할 일을 다 했고, 목표를 당성했기 때문에 또 다시 같은 소재 작품에 출연할 이유는 없다. 다만 주제가 명확하고, 나와 인연이 닿는 작품이 있다면 그때 또 출연의 이유를 찾아 볼 수 있겠지만…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해볼 수 있을 만한 주제가 아닌 이상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영화는 또 찍지 않을 것 같다”

(사진=CJ ENM)

영화 ‘보이스’는 부산의 한 건설현장에서 시작된다.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마주한다.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를 찍은 거 맞다. ‘보이스’는 상업영화다. 재미와 오락성과 다른 여러 가지 있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흥행 여부를 떠나서 결국에는 누군가 이런 행위의 위험성을 알려야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나? 작품 촬영하면서 엄마, 아빠에게도 핸드폰 링크 아무거나 누르지 말라고 매일 전화를 했다. 그 만큼 보이스피싱이 무서운 것이더라”

영화 촬영을 위해 변요한은 중국으로 건너갔다. 현지에서의 액션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저 처절하게 쓰러지고, 맞고, 터져가면서도 잃어버린 돈을 찾아야만 하는 서민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액션은 더 힘들었다.

“처음에 나도 보이스피싱 소재에 액션 영화라고 했을 때 굉장히 멋있는 액션 영화를 생각했다. 하지만 대본을 볼수록 그런 액션보다 서준이라는 인물 통해서 처절하게 나가는 액션이 맞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완성된 영화 보고 나서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화려하고 멋있는 액션보다 더욱더 체력을 요하는 액션이었다. 몸으로 다 하는 진흙탕 액션은 체력이 훨씬 더 많이 소진되는 것 같다. 촬영할 때는 힘들지 않았는데 끝나고 나니까 눕게 되더라”

(사진=CJ ENM)

변요한은 욕심이 많은 배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그는 2011년 단편 ‘토요근무’를 시작으로 1년 동안 30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를 체득했다. 드야말로 ‘체득’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다작을 해온 그이기에 변요한의 연기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캐릭터 그대로를 흡수하면서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를 잘 이루는 연기를 해냄으로써 단연 빛나는 그다.

“서준이라는 인물에게는 굉장히 극단적인 상황이 많았다. 슬픔과 분노 느끼는 장면도 많았었다.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다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생각이나 느낌을 피해자들의 마음에 담아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한 씬에서 울고, 그 다음 씬에서 화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일시적인 연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심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슬픔을 참고 분노를 참고, 가해자를 만나기까지 끝까지 달려가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 속 슬픔과 분노는 이미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한 순간이 아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런 마음을 느껴야 맞는 것 같았다. 한 번의 표현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랄까”

그야말로 연기에 ‘진심’인 배우 변요한은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움 없이 칭찬을 한다.

“요한아, 지금까지 열심히 잘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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