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소 산업’을 세계 1등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수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이러한 다짐은 탄력을 받고 있다. 수소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를 환영하며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살펴봤다. - 편집자 주 현대차그룹이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과 지난 2021년 6월 10일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한 설명을 듣는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수소법은 2년 전에 처음 제정됐지만 실효성 논란으로 구체적인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다가 올해 새 정부 들어서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생산·판매 모든 과정이 까다롭고 채산성이 높지 않아 주저하다가 지난해 생산부터 활용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범기업적으로 협력에 나섰다. 한마디로 ‘수소 어벤저스’가 탄생했고, 이제 본격 활동에 나설 때다. ■ 본회의 앞둔 수소법…올해 초엔 에너지 공기업 협의체 발족 사실 수소법은 지난 2020년 2월에 처음 제정됐었다. 당시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구체적인 법안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 좀 더 구체화된 수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첫 걸음을 뗐다. 새 정부도 국정과제에서 수소산업 육성을 주장한 만큼 본회의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 수소 개념 정립과 활용 의무제 등이 포함된 수소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수소발전용 천연가스 별도 요금제 도입이라든지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제, 전기사업자의 수소발전량 구매 공급제, 수소발전 입찰 시장 도입 등이 담겼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에서 수소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원자력 기술 활용도 복원되면서 수소산업과 연결하는 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을 활용해 생산한 수소는 ‘핑크 수소’라 부른다. 이를 수소 생태계에 포함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올해 초에는 에너지 공기업의 ‘수소 어벤저스’가 탄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 에너지 공기업 14곳이 참여하는 ‘에너지 공공기관 수소경제협의회’를 올해 1월 27일에 발족했다. 이 협의회는 플랜트 등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범기업판 ‘수소 어벤저스’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코리아 H2 서밋’은 지난해 9월 SK, 현대차, 포스코 등 15개 기업이 참여해 출범했다. 이들은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협의회를 통해 공공 부문에서 수소 수요를 만들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면 민간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수소 밸류체인…수소산업 범기업 협의체 사업 본격화 에너지 공기업들이 인프라를 구축해 지원하고 수소산업 범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서밋’이 기업들의 특징을 살려 산업 전반에서 수소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기업들의 수소 활용 계획을 살펴본다. SK그룹은 ‘수소 사업 추진단’을 조직하고 약 18조원을 투입한다. 자회사 SK E&S를 통해서는 5조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보령 LNG터미털 인근에 세계 최대 블루수소 플랜트를 짓고 탄소포집저장(CCS) 장치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SK에너지를 통해서는 직영 주유소를 매각한 대금 7638억원을 갖고 수소충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까지 전 과정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제철 등에서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운반과 유통을 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을 맡는다. 현대차·기아는 최종적으로 수소차를 생산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달 4일 기아는 경기 오토랜드 광명에 수소충전기와 초고속 전기충전기를 갖춘 복합충전소를 열면서 수소충전소의 미래를 제시했다. 하이넷의 수소충전기 1기와 현대차그룹 초고속 전기충전 브랜드 ‘이피트’의 충전기 6기가 설치됐다. 하루에 최대 60대의 수소차가 충전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기아와 광명시, 하이넷이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총 72억원을 들여 개발제한구역 내 국내 첫 수소 충전소를 만든 것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전 상용차에 수소전기차를 적용하고 2040년엔 수소에너지의 대중화를 목표로 청사진을 그렸다. 포스코홀딩스도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풍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나섰다.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를 통해서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블루수소 생산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1조원을 투입해 전라남도에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또한 효성첨단소재 등을 통해 수소 연료 탱크 소재와 충전소 사업도 추진한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소법 개정안 통과 절차를 걸치면서 별도의 인증제도와 요금체계, 의무보급 목표를 설정했다”며 “연료전지를 비롯한 수소 개발 기술이 이전보다 안정적인 성장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수소산업 박차 ②] ‘수소 어벤져스’ 민관 협의체, 프로젝트 본격화

2년 넘은 수소법…새 정부서 개정안 본회의 통과 기대감
SK·현대차·포스코·현대重·효성 등 범기업 수소협의체 가동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5.13 10:03 의견 0

새 정부 들어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소 산업’을 세계 1등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수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이러한 다짐은 탄력을 받고 있다. 수소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를 환영하며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살펴봤다. - 편집자 주

현대차그룹이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과 지난 2021년 6월 10일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한 설명을 듣는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수소법은 2년 전에 처음 제정됐지만 실효성 논란으로 구체적인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다가 올해 새 정부 들어서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생산·판매 모든 과정이 까다롭고 채산성이 높지 않아 주저하다가 지난해 생산부터 활용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범기업적으로 협력에 나섰다. 한마디로 ‘수소 어벤저스’가 탄생했고, 이제 본격 활동에 나설 때다.

■ 본회의 앞둔 수소법…올해 초엔 에너지 공기업 협의체 발족

사실 수소법은 지난 2020년 2월에 처음 제정됐었다. 당시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구체적인 법안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 좀 더 구체화된 수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첫 걸음을 뗐다. 새 정부도 국정과제에서 수소산업 육성을 주장한 만큼 본회의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 수소 개념 정립과 활용 의무제 등이 포함된 수소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수소발전용 천연가스 별도 요금제 도입이라든지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제, 전기사업자의 수소발전량 구매 공급제, 수소발전 입찰 시장 도입 등이 담겼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에서 수소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원자력 기술 활용도 복원되면서 수소산업과 연결하는 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을 활용해 생산한 수소는 ‘핑크 수소’라 부른다. 이를 수소 생태계에 포함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올해 초에는 에너지 공기업의 ‘수소 어벤저스’가 탄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 에너지 공기업 14곳이 참여하는 ‘에너지 공공기관 수소경제협의회’를 올해 1월 27일에 발족했다.

이 협의회는 플랜트 등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범기업판 ‘수소 어벤저스’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코리아 H2 서밋’은 지난해 9월 SK, 현대차, 포스코 등 15개 기업이 참여해 출범했다. 이들은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협의회를 통해 공공 부문에서 수소 수요를 만들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면 민간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수소 밸류체인…수소산업 범기업 협의체 사업 본격화

에너지 공기업들이 인프라를 구축해 지원하고 수소산업 범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서밋’이 기업들의 특징을 살려 산업 전반에서 수소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기업들의 수소 활용 계획을 살펴본다. SK그룹은 ‘수소 사업 추진단’을 조직하고 약 18조원을 투입한다.

자회사 SK E&S를 통해서는 5조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보령 LNG터미털 인근에 세계 최대 블루수소 플랜트를 짓고 탄소포집저장(CCS) 장치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SK에너지를 통해서는 직영 주유소를 매각한 대금 7638억원을 갖고 수소충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까지 전 과정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제철 등에서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운반과 유통을 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을 맡는다.

현대차·기아는 최종적으로 수소차를 생산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달 4일 기아는 경기 오토랜드 광명에 수소충전기와 초고속 전기충전기를 갖춘 복합충전소를 열면서 수소충전소의 미래를 제시했다.

하이넷의 수소충전기 1기와 현대차그룹 초고속 전기충전 브랜드 ‘이피트’의 충전기 6기가 설치됐다. 하루에 최대 60대의 수소차가 충전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기아와 광명시, 하이넷이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총 72억원을 들여 개발제한구역 내 국내 첫 수소 충전소를 만든 것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전 상용차에 수소전기차를 적용하고 2040년엔 수소에너지의 대중화를 목표로 청사진을 그렸다.

포스코홀딩스도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풍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나섰다.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를 통해서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블루수소 생산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1조원을 투입해 전라남도에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또한 효성첨단소재 등을 통해 수소 연료 탱크 소재와 충전소 사업도 추진한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소법 개정안 통과 절차를 걸치면서 별도의 인증제도와 요금체계, 의무보급 목표를 설정했다”며 “연료전지를 비롯한 수소 개발 기술이 이전보다 안정적인 성장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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