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관리를 강화하라. 자본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하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상견례 자리에서 내놓은 키워드는 '관리'였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산업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한 것이다.
(사진=이복현 금융감독원장)
30일 이 원장은 보험교육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최근 시장의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확대가 자본 적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대체 투자 등에 따른 위험 관리 중요성을 차례로 언급하며 "위기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지급여력(RBC)비율 제도 개선은 자본적정성 관리에 일부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 이 원장은 "보험회사에서는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역시 다양한 금리가정을 토대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보험회사의 자본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그 결과에 따른 조치도 원칙대로 수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209.4%로 전분기말 대비 36.8%포인트 낮아진 상태.
이 원장은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고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시 뒷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도 있다"며 ▲부동산 PF대출 관련 여신 감리 강화 ▲대체 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 적정성에 대한 자체적인 점검 강화를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 보호 및 권리 확대를 위한 노력도 촉구했다. 일례로 실손의료보험 관련 소비자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원장은 "금리상승기인 만큼 취약차주를 보호해달라"면서 "채무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고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보험업계 한 임원은 "최근 복지부가 백내장 수술과 관련해 실손보험 사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긴급 현지 조사에 나선 상태"라며 "일단 출발선 상에선 이복현 금감원장이 포인트를 잘 잡고 부처간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강조사항을 봐도 보험사에 요구할 건 요구하면서 소비자 입장도 충분히 고려하는 스탠스"라며 "현 정부내에서의 채널간 소통 등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