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환담을 나눈 뒤 대미 투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현금과 지분을 출자해 미국 내 신사업 분야 투자를 위한 법인을 신설한다. ■ 현대차·기아·모비스, 현금·지분 출자…‘미국 신설 법인’ 설립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공시를 통해 오는 8월 미국 델라웨어에 ‘HMG Global(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 법인이다. 이번 투자 법인 설립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한 105억 달러(13조6100억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등록된 현대자동차의 미국 내 투자법인 설립 관련 공시 내용 (사진=DART 갈무리) 각 회사별 공시에 따르면 이번 투자 법인 설립을 위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신설 법인에 7476억원(5억7800만 달러) 현금 출자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현대차가 2912억원, 기아가 4564억원을 출자한다. 또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도 현물 출자한다. 현물 출자 규모는 7467억원이다. 현대차가 4480억원, 현대모비스가 2987억원의 지분을 내놓는다. 신설 법인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모두 처분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지분을 받아 사실상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지배하게 된다. 신설되는 법인의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5%이다.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라이즈 2022, 서울'에서 시민에게 공개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사진=손기호) ■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약속 지켜…전기차·로보틱스·AI 투자 속도 현대차그룹은 이번 미국 투자 법인을 통해 전기차를 비롯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 발전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당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55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 공장은 1183만㎡ 부지 위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공장에서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다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전동화 추세에 대한 전략적 대응력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인접 부지에는 배터리 공장도 세운다. 전기차 생산·판매 확대를 위해 필요한 배터리의 안정적인 현지 조달이 가능하도록 배터리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아직은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신사업 분야 투자도 나선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뿐 아니라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을 비롯해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등에 50억 달러(6조5670여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현대차그룹은 미국내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연료전기차 인프라와 UAM,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무인항공기 등의 사업을 위해 미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1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들여 로비를 벌여왔다. 그만큼 밑작업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슈퍼널 플라인카 연구개발 센터를 세우고 30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오는 2028년에는 도심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을 출시하고, 2030년엔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한 로봇 연구개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신설 투자법인은 현대차와 기아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흡수해 사실상 직접적인 관리에 나선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라이즈 2022, 서울’에서 공개된 로봇개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한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와 창고 자동화에 투입될 수 있는 로봇 ‘스트레치’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스트레치는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투자 법인 설립과 관련해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때 밝힌 대미 투자 계획의 일환”이라며 “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에서 신속히 신기술 보유 기업들에 투자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미래 먹거리’ 발굴 본격화…계열사 출자해 미국에 투자법인 신설

7476억원 현금출자…HMG글로벌 신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 대미투자 계획 일환”
전기차·로봇·AI 등 연구개발·투자 가속도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7.01 13:04 | 최종 수정 2022.07.01 13:40 의견 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환담을 나눈 뒤 대미 투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현금과 지분을 출자해 미국 내 신사업 분야 투자를 위한 법인을 신설한다.

■ 현대차·기아·모비스, 현금·지분 출자…‘미국 신설 법인’ 설립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공시를 통해 오는 8월 미국 델라웨어에 ‘HMG Global(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 법인이다.

이번 투자 법인 설립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한 105억 달러(13조6100억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등록된 현대자동차의 미국 내 투자법인 설립 관련 공시 내용 (사진=DART 갈무리)


각 회사별 공시에 따르면 이번 투자 법인 설립을 위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신설 법인에 7476억원(5억7800만 달러) 현금 출자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현대차가 2912억원, 기아가 4564억원을 출자한다.

또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도 현물 출자한다. 현물 출자 규모는 7467억원이다. 현대차가 4480억원, 현대모비스가 2987억원의 지분을 내놓는다. 신설 법인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모두 처분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지분을 받아 사실상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지배하게 된다.

신설되는 법인의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5%이다.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라이즈 2022, 서울'에서 시민에게 공개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사진=손기호)


■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약속 지켜…전기차·로보틱스·AI 투자 속도

현대차그룹은 이번 미국 투자 법인을 통해 전기차를 비롯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 발전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당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55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 공장은 1183만㎡ 부지 위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공장에서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다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전동화 추세에 대한 전략적 대응력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인접 부지에는 배터리 공장도 세운다. 전기차 생산·판매 확대를 위해 필요한 배터리의 안정적인 현지 조달이 가능하도록 배터리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아직은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신사업 분야 투자도 나선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뿐 아니라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을 비롯해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등에 50억 달러(6조5670여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현대차그룹은 미국내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연료전기차 인프라와 UAM,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무인항공기 등의 사업을 위해 미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1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들여 로비를 벌여왔다. 그만큼 밑작업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슈퍼널 플라인카 연구개발 센터를 세우고 30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오는 2028년에는 도심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을 출시하고, 2030년엔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한 로봇 연구개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신설 투자법인은 현대차와 기아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흡수해 사실상 직접적인 관리에 나선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라이즈 2022, 서울’에서 공개된 로봇개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한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와 창고 자동화에 투입될 수 있는 로봇 ‘스트레치’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스트레치는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투자 법인 설립과 관련해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때 밝힌 대미 투자 계획의 일환”이라며 “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에서 신속히 신기술 보유 기업들에 투자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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