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좌), 원/달러 환율 분기 평균(자료=한국투자증권) 달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경기침체 위협이 지속되면서 ‘킹달러 시대’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환율이 우리 생활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을 살펴봄으로써 위기 대응 전략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을 기세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잠시 주춤하긴 하나 언제든 위로 치고 올라갈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주식시장 역시 원화 약세,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된다면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도 고환율 국면에선 대체로 주식을 팔았다. 대안은 없을까. 증권가에선 전통적으로 전통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자동차, 음식료, 통신 등을 꼽는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분이 분기에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이 현실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수입 없이 수출만 한다면 모를까 원재료와 유가 영향, 현지 공장이 많아진 현실을 감안할때 환율 효과만 계산해 전통적인 환율 수혜주에 투자하기엔 효과가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방어주로서 의미는 다소 있을 수 있어도 중장기 효과적인 전략은 아니라는 얘기다. ■ 자동차+음식료 등 환율 수혜주가 대안 달러 독주 트렌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여타 국가대비 미국의 경제 성장이 양호한 상태가 이어지는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는 21일 예정된 FOMC회의에서도 연준은 최소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 더욱이 연말까지 1% 안팎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증권가에선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업종, 이를 토대로 EPS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9일 '달러 독주 시대의 생존법'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선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여파를 피해야 한다"며 "일례로 외인이 계속 파는 소프트웨어는 타이밍이 맞지 않다. 2차전지, 자동차를 보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이익 모멘텀이 겸비됐다면 금상첨화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기준 EPS가 상향되고 있는 대표 업종이 자동차.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물론 과거와 달리 현지 공장이 많아 환율 효과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처럼 분기 평균 60원씩 오르는 과정에선 환율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음식료, 2차전지도 관심을 두는 업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급등하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방어주를 선택할 수 있는데 수급과 실적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음식료가 눈에 들어온다"면서 "업종별로 외인 순매수나 실적 변화가 있을 순 있지만 당장 1순위 자동차를 비롯해 2차전지, 음식료 등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 전통적 환율 수혜주 좋기만 할까 반면 고환율 자체가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기도 어렵고 특히 이에 따라 주가가 우상향으로 따라가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차도 마찬가지란 주장이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고환율 상황에선 수출호황이 이뤄지는 기업, 해외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기업, 원가가 연료비에 크게 연동되지 않는 기업이 적절하다"면서 "다만 이 세 가지가 겹쳐야 하는데 그런 기업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예컨대 자동차의 경우 종전 수요가 워낙 좋았던터라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음식료 역시 내수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재료 부담이 커 방어주인 점은 맞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그는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지는 트렌드에 맞춰 태양광, 풍력 등의 밸류체인에 있는 신재생 수출기업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강대권 대표는 "수입을 최소화하면서 수출 중심의 기업, 즉 전방수요가 줄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으로 신재생과 방산이 있다"고 했다. 다만 방산의 경우 러-우 전쟁에 대한 휴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 되면 갑작스런 폭락 등 변동성 확대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환 리스크에 노출된 지금 주식투자를 자제하라는 보수적인 목소리도 물론 있다. 시황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장은 "환율이 계속 올라가는 요즘 수출주, 특히 자동차와 통신주 정도를 좋게 본다"면서도 "다만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 시장 흐름은 안좋을 수밖에 없어 투자 자체를 자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1400원시대] 고환율 수혜주 ‘자동차’를 사라고?②

“자동차 음식료가 고환율 대안” vs “환율효과 미미...신재생 경쟁력↑”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9.19 16:05 | 최종 수정 2022.09.20 13:48 의견 0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좌), 원/달러 환율 분기 평균(자료=한국투자증권)

달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경기침체 위협이 지속되면서 ‘킹달러 시대’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환율이 우리 생활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을 살펴봄으로써 위기 대응 전략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을 기세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잠시 주춤하긴 하나 언제든 위로 치고 올라갈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주식시장 역시 원화 약세,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된다면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도 고환율 국면에선 대체로 주식을 팔았다.

대안은 없을까. 증권가에선 전통적으로 전통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자동차, 음식료, 통신 등을 꼽는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분이 분기에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이 현실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수입 없이 수출만 한다면 모를까 원재료와 유가 영향, 현지 공장이 많아진 현실을 감안할때 환율 효과만 계산해 전통적인 환율 수혜주에 투자하기엔 효과가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방어주로서 의미는 다소 있을 수 있어도 중장기 효과적인 전략은 아니라는 얘기다.

■ 자동차+음식료 등 환율 수혜주가 대안

달러 독주 트렌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여타 국가대비 미국의 경제 성장이 양호한 상태가 이어지는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는 21일 예정된 FOMC회의에서도 연준은 최소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 더욱이 연말까지 1% 안팎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증권가에선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업종, 이를 토대로 EPS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9일 '달러 독주 시대의 생존법'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선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여파를 피해야 한다"며 "일례로 외인이 계속 파는 소프트웨어는 타이밍이 맞지 않다. 2차전지, 자동차를 보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이익 모멘텀이 겸비됐다면 금상첨화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기준 EPS가 상향되고 있는 대표 업종이 자동차.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물론 과거와 달리 현지 공장이 많아 환율 효과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처럼 분기 평균 60원씩 오르는 과정에선 환율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음식료, 2차전지도 관심을 두는 업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급등하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방어주를 선택할 수 있는데 수급과 실적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음식료가 눈에 들어온다"면서 "업종별로 외인 순매수나 실적 변화가 있을 순 있지만 당장 1순위 자동차를 비롯해 2차전지, 음식료 등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 전통적 환율 수혜주 좋기만 할까

반면 고환율 자체가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기도 어렵고 특히 이에 따라 주가가 우상향으로 따라가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차도 마찬가지란 주장이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고환율 상황에선 수출호황이 이뤄지는 기업, 해외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기업, 원가가 연료비에 크게 연동되지 않는 기업이 적절하다"면서 "다만 이 세 가지가 겹쳐야 하는데 그런 기업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예컨대 자동차의 경우 종전 수요가 워낙 좋았던터라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음식료 역시 내수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재료 부담이 커 방어주인 점은 맞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그는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지는 트렌드에 맞춰 태양광, 풍력 등의 밸류체인에 있는 신재생 수출기업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강대권 대표는 "수입을 최소화하면서 수출 중심의 기업, 즉 전방수요가 줄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으로 신재생과 방산이 있다"고 했다. 다만 방산의 경우 러-우 전쟁에 대한 휴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 되면 갑작스런 폭락 등 변동성 확대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환 리스크에 노출된 지금 주식투자를 자제하라는 보수적인 목소리도 물론 있다. 시황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장은 "환율이 계속 올라가는 요즘 수출주, 특히 자동차와 통신주 정도를 좋게 본다"면서도 "다만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 시장 흐름은 안좋을 수밖에 없어 투자 자체를 자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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