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면서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우발채무란, 말 그대로 실제는 채무가 아니지만 향후 채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5조4000억원 수준이다. 대형사 중 가장 높다. 우발채무가 실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그룹을 이끌고 있는 방창진 전무와 설광호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의 답변은 이랬다. (사진=한국투자증권) 부동산 경기 하락과 관련해 최근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우발채무가 큰 상황인데 이것이 실질적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우발채무 가운데 70% 이상은 이미 면탈 분양률, 그러니까 회수를 하기 위해 분양률이 달성된 채권들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위험은 거의 없다. 문제가 된다면 브릿지론 등 에쿼티 투자 중 일부겠지만 대형사들 기준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방창진 그룹장. 이하 방)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항상 우발채무 이슈가 있음에도 이로 인한 실질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부동산 투자 자체가 실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도 회사 부도시 손실율 70% 이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부동산 하락은 평균 10~20% 내외고 최악의 경우 반토막이 나더라도 50%는 남는다. 본 PF의 경우 후순위에 들어가더라도 땅과 건물이 존재하고 분양률이 50%만 되더라도 대부분 상환되기 때문에 나머지는 다시 담보 대출 등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의 PF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발채무가 실질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문 것이 이런 이유다." (설광호 컴플라이언스 본부장. 이하 설) 최근 브릿지론 진행 규모 등의 변화가 있나. "기본적으로 토지 계약을 한 이후 인허가까지 소요되는 1년~1년 반 사이에 브릿지론을 일으키고 이게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그런데 지금 PF로 전환이 어렵다보니 이 비율 자체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 예전에 10건이었다면 지금 전환되는 건수는 3~4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기회도 감소한 상황이다. 신규건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방) 한투증권 자체적 리스크 관리에 따른 감소인가, 업황에 의한 것인가. "당연히 저희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국면으로 들어가 매우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공사들 역시 수주를 할 때 보수적으로 판단하다보니 웬만한 사업성의 신규 건은 들어가지 않는 분위기다. 지금 들어가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것들이다. 예전에는 토지만 사면 다 되는 분위기였지만 작년 여름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상태다."(방) "사업지 자체의 투자 가치와 좋은 시공사, 지급보증액 확대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분위기가 많아졌다. 시공사들 역시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정말 좋은 사업지에 대해서는 자체 자금을 많이 태우면서 자금 유치에 신뢰를 확보하려고 하는 점 역시 이전과의 차이다."(설) 최근 시장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일단 신규 투자 자체에 대해 지양하고 있고 섹터별로 보면 예전에는 소형 사업장들도 되게 잘 됐지만 지금은 시공사 자체가 메이저급이어야 본PF로 연결 가능한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별하고 있다."(방) 지방도 규모가 많이 줄었나. "부·울·경과 제주 쪽은 다들 자제한다고 보면 된다. 강원 라인이랑 호남 라인은 여전히 유효해서 그쪽으로는 들어가고 있고 인천도 코어 지역 빼고는 잘 안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급이 많았던 데들은 그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판단돼 그쪽은 자제하고 있다."(방) "지방 쪽은 부동산 경기가 더 위축되다보니 사업성 좋은 건들은 그나마 수도권이다. 전반적으로 대형사들이 중소형사 대비 후순위로 들어가지 않는 측면이 있고 각사마다 마련된 내부 리스크 규제에 따라 안정적으로 딜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설)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까지 대략 어느 정도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정상화되는 데 약 1년이 소요됐다. 지난번 코로나 초반에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는 회복되는 데 약 4개월 정도걸렸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보니 건물을 짓는데 드는 공사비 원가도 높고 인건비도 비싸지고 금리도 뛰었다. 반면, 분양가는 안 오르다보니 사업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일단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는 이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저희가 보기에는 한 1년 정도는 이렇게 갈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는 좀 보수적으로 운용을 할 계획이다."(방)

우발채무 리스크요?...한국투자증권에 물었다

"리스크 관리국면 돌입...신규딜, 사업성 우수한 건에 제한적"
"인플레국면, 부동산 경기 회복까지 1년 이상 예상...보수적 접근중"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9.22 10:24 의견 0

부동산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면서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우발채무란, 말 그대로 실제는 채무가 아니지만 향후 채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5조4000억원 수준이다. 대형사 중 가장 높다. 우발채무가 실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그룹을 이끌고 있는 방창진 전무와 설광호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의 답변은 이랬다.

(사진=한국투자증권)


부동산 경기 하락과 관련해 최근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우발채무가 큰 상황인데 이것이 실질적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우발채무 가운데 70% 이상은 이미 면탈 분양률, 그러니까 회수를 하기 위해 분양률이 달성된 채권들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위험은 거의 없다. 문제가 된다면 브릿지론 등 에쿼티 투자 중 일부겠지만 대형사들 기준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방창진 그룹장. 이하 방)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항상 우발채무 이슈가 있음에도 이로 인한 실질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부동산 투자 자체가 실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도 회사 부도시 손실율 70% 이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부동산 하락은 평균 10~20% 내외고 최악의 경우 반토막이 나더라도 50%는 남는다. 본 PF의 경우 후순위에 들어가더라도 땅과 건물이 존재하고 분양률이 50%만 되더라도 대부분 상환되기 때문에 나머지는 다시 담보 대출 등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의 PF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발채무가 실질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문 것이 이런 이유다." (설광호 컴플라이언스 본부장. 이하 설)

최근 브릿지론 진행 규모 등의 변화가 있나.

"기본적으로 토지 계약을 한 이후 인허가까지 소요되는 1년~1년 반 사이에 브릿지론을 일으키고 이게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그런데 지금 PF로 전환이 어렵다보니 이 비율 자체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 예전에 10건이었다면 지금 전환되는 건수는 3~4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기회도 감소한 상황이다. 신규건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방)

한투증권 자체적 리스크 관리에 따른 감소인가, 업황에 의한 것인가.

"당연히 저희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국면으로 들어가 매우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공사들 역시 수주를 할 때 보수적으로 판단하다보니 웬만한 사업성의 신규 건은 들어가지 않는 분위기다. 지금 들어가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것들이다. 예전에는 토지만 사면 다 되는 분위기였지만 작년 여름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상태다."(방)

"사업지 자체의 투자 가치와 좋은 시공사, 지급보증액 확대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분위기가 많아졌다. 시공사들 역시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정말 좋은 사업지에 대해서는 자체 자금을 많이 태우면서 자금 유치에 신뢰를 확보하려고 하는 점 역시 이전과의 차이다."(설)

최근 시장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일단 신규 투자 자체에 대해 지양하고 있고 섹터별로 보면 예전에는 소형 사업장들도 되게 잘 됐지만 지금은 시공사 자체가 메이저급이어야 본PF로 연결 가능한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별하고 있다."(방)

지방도 규모가 많이 줄었나.

"부·울·경과 제주 쪽은 다들 자제한다고 보면 된다. 강원 라인이랑 호남 라인은 여전히 유효해서 그쪽으로는 들어가고 있고 인천도 코어 지역 빼고는 잘 안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급이 많았던 데들은 그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판단돼 그쪽은 자제하고 있다."(방)

"지방 쪽은 부동산 경기가 더 위축되다보니 사업성 좋은 건들은 그나마 수도권이다. 전반적으로 대형사들이 중소형사 대비 후순위로 들어가지 않는 측면이 있고 각사마다 마련된 내부 리스크 규제에 따라 안정적으로 딜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설)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까지 대략 어느 정도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정상화되는 데 약 1년이 소요됐다. 지난번 코로나 초반에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는 회복되는 데 약 4개월 정도걸렸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보니 건물을 짓는데 드는 공사비 원가도 높고 인건비도 비싸지고 금리도 뛰었다. 반면, 분양가는 안 오르다보니 사업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일단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는 이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저희가 보기에는 한 1년 정도는 이렇게 갈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는 좀 보수적으로 운용을 할 계획이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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