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NH투자증권) 최근 몇년 여의도가 달라졌습니다. 주말이면 회색도시같던 곳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평일에만 영업하던 식당과 카페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합니다. 여의도 한복판에 8년동안 버려져 흉물스럽기까지 했던 부지에 빨간색 철골을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한 초고층의 '파크원'이 서고 ‘더현대’와 ‘페어몬트호텔’이 채워지자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총 2조60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2조1000억원을 파이낸싱프로젝트(PF)를 통해 조달한 NH투자증권이 아니었다면 없었을 변화죠. 우리나라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부문 1세대로 꼽히는 한 증권사 임원은 기자에게 파크원 사례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건설사를 만나서 진입 장벽을 뚫고 금융자문 수수료라도 얻기 위해 발로 뛰던 시대를 뒤로하고 이제 수조원대 딜을 주도함으로써 그보다 더 큰 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현재를 보며 드는 이런 감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동안 벌어진 증권사 PF부문의 성장 속도는 상당합니다. 사업 규모, 시장에서의 위상 모두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배들이 먼저 뚫어놓은 길을 후배들이 달리며 길은 더 곧고 넓어졌습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첫 삽을 뜨던 당시 시장 상황과는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업권간, 혹은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이유로 미처 돌아보지 못한 부분도 있던 것이죠. 그 중 일부가 바로 성과급에 대한 문제의식 아닐까 합니다. 더구나 팀 단위 이동이 많은 업무 특성상 대형사에서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와야 하는 중소형사 입장에선 파격적인 조건을 걸 수밖에 없었던 것도 현실이니까요.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축된 생태계를 획일적으로 바꾸는 건 어불성설일 수 있지만 지금의 PF 비즈니스에 닥친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쉼없이 달려왔던 기간 증권사들이 놓쳤던 미흡함을 점검하는 차원입니다. 수익성 확대를 위해 과감하게 늘려왔던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을 조정하고 관리항목 보완 및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성과급 관련 논란은 자연스럽게 불식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요. 사태가 벌어진 뒤 수습은 늦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지만 소를 잃고난 뒤 어디가 부실한 지 알고 외양간을 보수한다는 측면을 본다면 이 역시 의미있단 생각도 듭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증권사들의 PF 사업이 더 단단한 외양간을 갖춰가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들리는 요즘입니다.

[PF성과급③] 여의도 ‘파크원’이 보여주는 증권사 PF의 오늘

[박민선의 view+] 소 잃고 고친 외양간은 튼튼하다

박민선 기자 승인 2022.11.20 09:00 의견 0
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NH투자증권)


최근 몇년 여의도가 달라졌습니다. 주말이면 회색도시같던 곳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평일에만 영업하던 식당과 카페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합니다.

여의도 한복판에 8년동안 버려져 흉물스럽기까지 했던 부지에 빨간색 철골을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한 초고층의 '파크원'이 서고 ‘더현대’와 ‘페어몬트호텔’이 채워지자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총 2조60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2조1000억원을 파이낸싱프로젝트(PF)를 통해 조달한 NH투자증권이 아니었다면 없었을 변화죠.

우리나라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부문 1세대로 꼽히는 한 증권사 임원은 기자에게 파크원 사례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건설사를 만나서 진입 장벽을 뚫고 금융자문 수수료라도 얻기 위해 발로 뛰던 시대를 뒤로하고 이제 수조원대 딜을 주도함으로써 그보다 더 큰 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현재를 보며 드는 이런 감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동안 벌어진 증권사 PF부문의 성장 속도는 상당합니다. 사업 규모, 시장에서의 위상 모두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배들이 먼저 뚫어놓은 길을 후배들이 달리며 길은 더 곧고 넓어졌습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첫 삽을 뜨던 당시 시장 상황과는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업권간, 혹은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이유로 미처 돌아보지 못한 부분도 있던 것이죠.

그 중 일부가 바로 성과급에 대한 문제의식 아닐까 합니다. 더구나 팀 단위 이동이 많은 업무 특성상 대형사에서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와야 하는 중소형사 입장에선 파격적인 조건을 걸 수밖에 없었던 것도 현실이니까요.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축된 생태계를 획일적으로 바꾸는 건 어불성설일 수 있지만 지금의 PF 비즈니스에 닥친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쉼없이 달려왔던 기간 증권사들이 놓쳤던 미흡함을 점검하는 차원입니다. 수익성 확대를 위해 과감하게 늘려왔던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을 조정하고 관리항목 보완 및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성과급 관련 논란은 자연스럽게 불식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요. 사태가 벌어진 뒤 수습은 늦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지만 소를 잃고난 뒤 어디가 부실한 지 알고 외양간을 보수한다는 측면을 본다면 이 역시 의미있단 생각도 듭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증권사들의 PF 사업이 더 단단한 외양간을 갖춰가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들리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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