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 전환 전략이 '신의 한수'가 됐다. 건설사의 전통적인 먹거리 주택사업보다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 사업 확대로 흔들림 없는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불과 1년도 안돼 역대급 부동산 호황기에서 침체기로 뒤바뀐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없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5일 SK에코플랜트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한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에코플랜트의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4조8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 성장은 환경 사업부문 매출액의 증가가 이끌었다. 환경 사업부문 3분기 누적 매출액이 5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했다. 올해 초 인수한 싱가포르 전자기기 폐기물 처리 업체 '테스'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업체 삼강엠엔티를 인수한 매출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 사업부문의 공격적인 투자 속에서 매출액 비중은 1분기 10.5%에서 3분기 17%로 늘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말까지 환경사업부문 매출 비중을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자잿값 상승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SK에코플랜트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올해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SK에코플랜트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볼트온 전략에 따라 다량 인수한 폐기물 업체가 안정적인 매출을 내줄 것으로 보이면서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테스 외에 수도와 하수 및 폐기물처리업체인 제이에이그린을 인수하고 말레이시아 폐기물 업체도인수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폐기물 처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 폐기물처리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인 삼정PMG는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가 1인 가구와 비대면 서비스 증가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에코플랜트는 또 다른 사업 축인 에너지 부문에서의 성장도 기대된다. 삼강엠앤티의 주요 매출 비중이 해외인 점을 고려했을 꾸준한 글로벌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 개선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감소는 인수한 폐기물 처리업체에 시설 교체와 고도화 작업에 따른 일회성 비용에 가깝다는게 SK에코플랜트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인해 늘어난 재무부담도 덜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이 263.5%로 지난해 연말 대비(572.9%) 절반 이상 낮아졌다. 지난 7월 6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으로 프리IPO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결과다.
또 최근 건설업계를 덮친 부동산 PF 우발채무 위기도 비껴갔다. 여전히 정비사업과 도급사업 및 자체개발사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환경 사업과 에너지 사업 확대에 집중하면서 무리한 주택사업 수익성 제고 전략을 채택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정비사업에 제공한 신용보강금액은 8050억원에 불과하다. 정비사업 신용보강은 타 사업 신용보강 대비 리스크도 낮은 것으로 본다. 시행사 및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제공하는 책임준공 규모가 3조2390억원 가량이지만 이는 우발채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책임준공은 기한 내에 공사를 완료할 의무로 시행사가 잘못되더라도 시공사는 완공만하면 된다. 즉 건설사의 비용 부담은 공사비 뿐으로 분양 책임에서는 자유롭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실제로도 환경 사업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수익성도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당장의 수익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환경사업에서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전체적인 환경사업 연구개발이나 컨설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시설개선운영을 효율화하고 영세한 업체가 많다보니 시스템 통합 등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스템 소각로에 AI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다른 환경사업소와 소프트웨어 통합에 힘쓰고 있다보니 일시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