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 방한 이후 국내 기업들이 빈 살만의 선물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제 2중동 붐'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 뷰어스는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기업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오일머니가 어떤 식으로 스며들 지 조명한다. -편집자 주- 서울시 디지털트윈 '에스맵'에서 구현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모습. (자료=서울시)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국가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 수립과 함께 첨단 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전략에 IT 산업 발전이 핵심을 차지한다. 그동안 글로벌 진출을 확대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빈 살만의 비전에 맞춰 본격적인 구애에 나섰다. 네이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활용 방안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네이버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신사옥 '1784'에서 테크포럼을 열고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대규모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공개했다. 네이버의 아크아이는 쇼핑몰, 공항, 지하철역, 고층빌딩 등 큰 규모의 공간을 고정밀 매핑 및 측위까지 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의 실내외 매핑 로봇과 백팩 등의 기기가 활용된다. 아크아이를 도입한 기업은 핵심 기술과 전문 장비, 클라우드 인프라 등 완전 관리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6일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소개했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설비, 공간을 가상에도 동일하게 구축한 것을 의미한다.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로 기존 시공간의 제약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 사례도 이미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서울시와 협업한 '에스맵'을 선보였다. '에스맵'은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모델링하고 ▲태양광 패널 설치 효율 ▲도시 계획 ▲일조권 ▲건물 정보 ▲생활 정보 등을 실사 기반 3D 이미지로 제공한다. 최첨단 도시로 조성될 '네옴시티'에도 충분히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로 꼽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중동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사우디 방문이 로봇, 클라우드, AI 등 스마트 건물 및 스마트 도시 구축과 관련해 네이버가 갖고 있는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력을 글로벌 기업 파트너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판교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카카오) ■ K콘텐츠에 반한 사우디…카카오엔터·시프트업 투자 기대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로부터 8000억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카카오엔터 측은 "투자 유치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그동안 웹소설과 웹툰 등 문화 사업 전반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PIF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면 카카오의 성장 전략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미국 무협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 ▲미국 첫 엡툰 플랫폼 타파스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계속된 인수와 달리 올해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으나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카카오엔터는 다시금 공격적인 사업 스탠스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스타 2022’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 (사진=레벨인피니트) 게임 업계에도 오일 머니의 손길이 닿을 예정이다. 게임광으로 알려진 빈 살만은 이미 올해 초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을 사들이는데 3조원을 투입했다. 이번 방한 당시에는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를 개발한 시프트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시프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협력과 투자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프트업은 게임업계로는 유일하게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사우디가 시프트업의 독자적인 IP 개발 능력에 주목해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봤다. 이미 '데스티니 차일드'와 '니케'라는 독자적인 IP를 통해 게임 시장에서 흥행력을 입증한 시프트업이다. 차기 개발작인 트리플A급 3D 액션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의 콘솔기인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 발매 예정으로 국내외 게임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우디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크래프톤도 사업 확대 가능성도 기대가 된다. 크래프톤은 이미 지난 8월 사우디 e스포츠 연맹이 주최하는 e스포츠 축제 ‘게이머스 에이트(Gamers8)’와 연계해 ‘202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월드 인비테이셔널(2022 PMWI)’을 개최했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출시 이후 사우디에서 인기게임 순위 1위에도 올랐다. 크래프톤의 e스포츠 영역 확대 움직임은 PIF의 눈에 띌 경우 충분한 투자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PIF는 지난해 게임 및 e스포츠 전투 자사 '사비 게이밍 그룹'을 설립하면서 게임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럽과 북미나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개척에 나섰던 국내 게임업계지만 사우디와 같은 '큰손'이 움직인다면 당연히 업계 전반적으로 사우디 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의 선물] 네이버 기술력, 카카오·시프트업 콘텐츠…오일머니도 반했다

'사우디 비전 2030' 전략 속 IT 투자 기대감
게임업계, 중동 시장 진출 확대 계기 되나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1.27 07:00 의견 0

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 방한 이후 국내 기업들이 빈 살만의 선물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제 2중동 붐'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 뷰어스는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기업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오일머니가 어떤 식으로 스며들 지 조명한다. -편집자 주-

서울시 디지털트윈 '에스맵'에서 구현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모습. (자료=서울시)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국가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 수립과 함께 첨단 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전략에 IT 산업 발전이 핵심을 차지한다. 그동안 글로벌 진출을 확대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빈 살만의 비전에 맞춰 본격적인 구애에 나섰다.

네이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활용 방안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네이버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신사옥 '1784'에서 테크포럼을 열고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대규모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공개했다.

네이버의 아크아이는 쇼핑몰, 공항, 지하철역, 고층빌딩 등 큰 규모의 공간을 고정밀 매핑 및 측위까지 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의 실내외 매핑 로봇과 백팩 등의 기기가 활용된다. 아크아이를 도입한 기업은 핵심 기술과 전문 장비, 클라우드 인프라 등 완전 관리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6일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소개했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설비, 공간을 가상에도 동일하게 구축한 것을 의미한다.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로 기존 시공간의 제약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 사례도 이미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서울시와 협업한 '에스맵'을 선보였다. '에스맵'은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모델링하고 ▲태양광 패널 설치 효율 ▲도시 계획 ▲일조권 ▲건물 정보 ▲생활 정보 등을 실사 기반 3D 이미지로 제공한다. 최첨단 도시로 조성될 '네옴시티'에도 충분히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로 꼽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중동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사우디 방문이 로봇, 클라우드, AI 등 스마트 건물 및 스마트 도시 구축과 관련해 네이버가 갖고 있는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력을 글로벌 기업 파트너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판교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카카오)

■ K콘텐츠에 반한 사우디…카카오엔터·시프트업 투자 기대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로부터 8000억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카카오엔터 측은 "투자 유치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그동안 웹소설과 웹툰 등 문화 사업 전반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PIF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면 카카오의 성장 전략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미국 무협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 ▲미국 첫 엡툰 플랫폼 타파스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계속된 인수와 달리 올해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으나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카카오엔터는 다시금 공격적인 사업 스탠스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스타 2022’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 (사진=레벨인피니트)

게임 업계에도 오일 머니의 손길이 닿을 예정이다. 게임광으로 알려진 빈 살만은 이미 올해 초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을 사들이는데 3조원을 투입했다.

이번 방한 당시에는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를 개발한 시프트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시프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협력과 투자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프트업은 게임업계로는 유일하게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사우디가 시프트업의 독자적인 IP 개발 능력에 주목해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봤다. 이미 '데스티니 차일드'와 '니케'라는 독자적인 IP를 통해 게임 시장에서 흥행력을 입증한 시프트업이다. 차기 개발작인 트리플A급 3D 액션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의 콘솔기인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 발매 예정으로 국내외 게임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우디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크래프톤도 사업 확대 가능성도 기대가 된다. 크래프톤은 이미 지난 8월 사우디 e스포츠 연맹이 주최하는 e스포츠 축제 ‘게이머스 에이트(Gamers8)’와 연계해 ‘202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월드 인비테이셔널(2022 PMWI)’을 개최했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출시 이후 사우디에서 인기게임 순위 1위에도 올랐다.

크래프톤의 e스포츠 영역 확대 움직임은 PIF의 눈에 띌 경우 충분한 투자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PIF는 지난해 게임 및 e스포츠 전투 자사 '사비 게이밍 그룹'을 설립하면서 게임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럽과 북미나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개척에 나섰던 국내 게임업계지만 사우디와 같은 '큰손'이 움직인다면 당연히 업계 전반적으로 사우디 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