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GTX-C 노선에 대한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문제로 국토교통부는 물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은마아파트 내부에서도 재건축과 관련한 우려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진위는 GTX-C 노선 우회를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국토부에서 추진위에 대한 합동조사 의지를 밝히는 등 강경대응을 예고해서다. 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은마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행정조사에 나선다. 국토부는 강남구청·전문가(변호사·회계사)·한국부동산원으로 합동점검반을 꾸리고 추진위의 용역계약·회계처리·정보공개 등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진행했던 운영실태 전반에 대해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입주자대표회의가 장기수선충당금 집행 등 공동주택관리 업무 처리 전반에 대해 공동주택관리법령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이 GTX-C 노선 반대 집회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달 12일부터 GTX-C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을 상대로 노선 우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나섰다. 은마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매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수의 한남동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며 노선 우회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진위가 집회 참여자들을 대상으로는 참가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 지급을 약속하면서 공금 사용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추진위는 아파트 노후화로 GTX 공사에 따른 안전 위험이 심각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심도 고속전철에 발파없는 TBM 공법을 사용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울지하철 평균 심도는 30m 정도이지만 은마아파트를 지나는 지하 구간 깊이는 60m에 이른다. 철도 전문가들도 GTX 공사가 은마아파트에 끼칠 영향이 미비하다고 보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이번 GTX C 노선 원안 반대는 안전이 명분이긴 하지만 재건축 사업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토부가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있고 안전에 대한 우려는 할 수 있지만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풀린 측면이 있어 이번 집회는 명분에서도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 재건축에도 찾아온 위기감…은마아파트 내부 기류 묘해져 국토부와 현대건설 모두 강경 대응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은마아파트 내부에서도 재건축과 관련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진위에 대한 국토부의 압박은 곧 은마아파트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재건축 시계를 건드리는 것으로 추진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3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으나 서울시가 반려와 재심의를 반복하며 지지부진했다. 올해 10월 19일에 마침내 서울시가 은마아파트 재건축 심의안을 가결하면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였다. 재건축 심의안에 따르면 기존 28개동, 4424가구가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678가구)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35층 제한 전면 폐지에 나서면서 은마아파트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GTX 갈등에 따른 국토부의 행정조사에 따라 추진위의 재건축 계획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추진위가 안전을 이유로 GTX C 노선 원안을 반대했으나 재건축 사업 지연 우려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추진위는 국토부의 강경대응 예고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반대파의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은마소유자협회(은소협)'이 대표적이다. 은소협은 지난달 23일 국토부가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 참석하는 등 원만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추진위를 중심으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이어나가자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도 사실상 '손절'에 나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추진위 요청에 따라 우회안에 대한 검토는 있었지만 추진위와 잡음이 적지 않아 지금은 사실상 우회안 제출은 없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은마 재건축에 드리운 그늘…국토부 강경대응에 아파트 내 미묘한 기류 변화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2.05 16:26 의견 0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GTX-C 노선에 대한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문제로 국토교통부는 물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은마아파트 내부에서도 재건축과 관련한 우려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진위는 GTX-C 노선 우회를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국토부에서 추진위에 대한 합동조사 의지를 밝히는 등 강경대응을 예고해서다.

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은마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행정조사에 나선다.

국토부는 강남구청·전문가(변호사·회계사)·한국부동산원으로 합동점검반을 꾸리고 추진위의 용역계약·회계처리·정보공개 등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진행했던 운영실태 전반에 대해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입주자대표회의가 장기수선충당금 집행 등 공동주택관리 업무 처리 전반에 대해 공동주택관리법령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장기수선충당금이 GTX-C 노선 반대 집회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달 12일부터 GTX-C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을 상대로 노선 우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나섰다. 은마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매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수의 한남동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며 노선 우회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진위가 집회 참여자들을 대상으로는 참가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 지급을 약속하면서 공금 사용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추진위는 아파트 노후화로 GTX 공사에 따른 안전 위험이 심각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심도 고속전철에 발파없는 TBM 공법을 사용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울지하철 평균 심도는 30m 정도이지만 은마아파트를 지나는 지하 구간 깊이는 60m에 이른다. 철도 전문가들도 GTX 공사가 은마아파트에 끼칠 영향이 미비하다고 보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이번 GTX C 노선 원안 반대는 안전이 명분이긴 하지만 재건축 사업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토부가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있고 안전에 대한 우려는 할 수 있지만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풀린 측면이 있어 이번 집회는 명분에서도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 재건축에도 찾아온 위기감…은마아파트 내부 기류 묘해져

국토부와 현대건설 모두 강경 대응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은마아파트 내부에서도 재건축과 관련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진위에 대한 국토부의 압박은 곧 은마아파트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재건축 시계를 건드리는 것으로 추진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3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으나 서울시가 반려와 재심의를 반복하며 지지부진했다. 올해 10월 19일에 마침내 서울시가 은마아파트 재건축 심의안을 가결하면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였다.

재건축 심의안에 따르면 기존 28개동, 4424가구가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678가구)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35층 제한 전면 폐지에 나서면서 은마아파트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GTX 갈등에 따른 국토부의 행정조사에 따라 추진위의 재건축 계획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추진위가 안전을 이유로 GTX C 노선 원안을 반대했으나 재건축 사업 지연 우려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추진위는 국토부의 강경대응 예고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반대파의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은마소유자협회(은소협)'이 대표적이다. 은소협은 지난달 23일 국토부가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 참석하는 등 원만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추진위를 중심으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이어나가자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도 사실상 '손절'에 나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추진위 요청에 따라 우회안에 대한 검토는 있었지만 추진위와 잡음이 적지 않아 지금은 사실상 우회안 제출은 없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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